'반도체 슈퍼호황' 삼성·SK하이닉스, 마냥 웃음 'NO'…곳곳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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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호황' 삼성·SK하이닉스, 마냥 웃음 'NO'…곳곳 '지뢰밭'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08.21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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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자본력' 업고 급성장…국내 인력 유출에도 '비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부터 평택 반도체 단지에서 최첨단 3차원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뉴시스

세계 반도체 시장의 호황 속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굳히기 위한 선제적인 기술개발과 신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대·내외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도체 슈퍼 호황’이 사그라들 것이란 우려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추격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는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 18일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2분기 D램 매출은 76억3300만달러(8조7131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와 비교해 20.7%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고 매출이다.

D램 영업이익률도 59%로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1분기 44.8%였지만, 2분기에는 46.2%로 1.4%포인트 늘었다.

특히 24년간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기업으로 군림했던 인텔의 아성을 꺾은 삼성전자는 이 기세를 몰아 반도체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경기도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한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2015년 5월 착공해 2년만에 완공한 이 공장은 부지 면적만 축구장 400개 크기인 289만㎡(약 87만5000평)으로 단일 생산라인 기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평택 공장에선 삼성전자의 4세대 64단 낸드 플래시가 생산된다. 4세대 V낸드는 '초고집적 셀 구조·공정'와 '초고속 동작 회로 설계', '초고신뢰성 CTF(Charge Trap Flash) 박막 형성' 등 3가지 혁신 기술이 적용됐다. 3세대(48단) 제품 대비 속도와 생산성, 전력 효율 등이 30% 이상 향상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4세대 V낸드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고, 올해 안으로 월간 생산 비중을 50%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오는 2021년까지 총 30조원을 반도체 라인 증설에 투자에 나설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63조원, 고용유발효과는 4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시안 공장 반도체 라인 추가 건설과 함께, 미국 오스틴 공장에도 2020년까지 15억달러(약 1조7천억원) 규모 설비 보완투자도 이뤄질 예정이다. 

▲ SK하이닉스의 72단 3D 낸드 칩과 이를 적용해 개발 중인 1TB(테라바이트) SSD ⓒSK하이닉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설투자 확대에 '박차'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슈퍼 호황’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9조 6000억원을 시설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시설투자액(6조2900억원)과 비교해 무려 52.6% 확대된 수치다.

SK하이닉스가 시설투자금액을 늘린 것은 D램을 생산하고 있는 중국 우시 공장을 증설하고, 청주 신규 생산설비 M15의 완공 시기를 2019년 상반기에서 내년 4분기로 앞당기는 등 시설 투자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규 클린룸 건설과 인프라 및 연구개발 투자, D램 수요 대응 및 3D 낸드 생산능력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SK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에 힘입어 반도체 소재 분야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독일 등 일부 기업만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용 웨이퍼의 경우, 공급부족 현상으로 인해 올초부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SK㈜는 지난 1월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최근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완료해 최종적으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의 국내 유일 전문기업으로, 300mm 웨이퍼 분야에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세계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SK실트론에서 SK머티리얼즈, SKC,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면서 SK그룹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종합 반도체소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앞에 게양된 태극기와 삼성의 사기(社旗)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반도체 굴기' 내세운 중국, 자본력 앞세워 한국 업체 자리 '호시탐탐'

업계에선 올해까지 반도체 호황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경기 흐름에 민감한 반도체 시장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에 나선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의 난립이 현실화된다면, 과거 반도체 업계의 과열 경쟁으로 인한 '치킨게임'이 다시 한번 현실화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시장에서 10% 안팎인 국내 업체의 점유율을 10년 안에 70%로 높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력은 중국보다 5년여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근 중국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격차 좁히기에 나서고 있어 국내 업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푸젠진화집적회로공사·칭화유니그룹·허페이창신 등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내년 1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장비 등이 투자에 연간 총 20조 원을 쏟아 부을 것으로 전해졌다.

푸젠진화는 내년 9월 양산을 목표로 반도체 라인 건설에 나섰고, 허페이창신도 올해 73억달러를 투자해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을 설립해 D램 반도체 생산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칭화유니그룹은 난징에 300억달러(약 34조원)을 들여 대규모 반도체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매월 10만장의 3D 낸드·D램 반도체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와 함께, 중국은 한국과 대만 등에서 반도체 기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헤드헌팅’에도 나서고 있어,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에 활발히 나서야 할 시기이지만, ‘총수 부재’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에 선뜻 나서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기소로 구조조정 작업을 비롯, 활발히 진행되던 M&A까지 사실상 모두 ‘올스톱’ 된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실적 중 반도체 사업 비중이 압도적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이를 대체할 차세대 먹거리 사업 확보가 시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담당업무 : 재계, 반도체, 경제단체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원칙이 곧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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