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 달래기 ‘박차’…노측 요구사항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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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노조 달래기 ‘박차’…노측 요구사항 수용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7.08.24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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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임기를 3개월여 남기고 노조 달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간 연임이 확실시 됐던 윤 회장이지만, 최근 몇몇 임원이 노조 선거에 부당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불협화음이 야기됐다는 이유에서다.

▲ 지난달 24일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KB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시사오늘 임영빈 기자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 부당개입 사건’ 뒤처리에 매진하고 있다. 앞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사측의 선거개입 부당노동행위와 그와 관련한 증거를 공개한 바 있다.

노조 측의 주장은 이렇다. 지난해 12월 2일 투표에서 박홍배 노조 위원장이 49.15%의 지지율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선거관리위원 5인의 사후징계로 당선이 무효화됐다는 것. 또 3월 진행된 재선거에서는 후보자 등록 자체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법원이 ‘후보자 지위보전 가처분 인용’을 결정하면서 박 위원장은 후보자 지위를 되찾았고, 이후 진행된 재선거에서 과반수(58%) 이상 득표하며 위원장직에 최종 당선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두 번의 선거, 두 번의 당선이라는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이는 사측이 전국 지점장 화상 회의를 통해 노동조합 대의원 선출에 개입하고, 비조합원인 지점장들을 동원하여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직원들에게 강요하는 등 노동조합 선거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였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선 무효를 결정한 선거관리위원 선출부터 당선 무효까지의 과정, 그리고 선관위측 소송대리인인 대형로펌 법무법인 광장의 선임 등에도 사측이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당시 이오성 KB데이터시스템 대표(전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와 김철 KB국민은행 부산지역영업그룹 대표(전 국민은행 HR본부장) 등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증거인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라고 언급한 정황은 물론 HR부서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내용, 무(無)노조를 지향하는 듯한 윤 회장과의 일화 등이 담겨있다. 현재 노조는 기자회견 이틀 후인 7월 26일, 이와 관련해 서울남부고용노동청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윤 회장은 곧바로 사태 수습에 나선다. 우선 지난 21일 윤 회장은 직접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선거에 개입한 두 임원의 사표 수리 사실을 전했다. 또 노조가 요구한 △초과근무수당 지급제한 폐지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의 임금삭감 규정 폐지 △고용노동부 양대 지침(일반해고·취업규칙) 폐기시 저성과자 관리 프로그램 동시 폐지 등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KB국민은행 전직원에게 사과 메일을 발송했다. 해당 메일에는 “제 5대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파행의 책임은 조직의 수장으로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나에게 있다. 앞으로 은행은 노동조합과 함께 직원들이 존중 받을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보다 더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최근 행보를 놓고 연임을 위한 초석 다지기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내며 연임 가능성을 확실 시 했던 윤 회장이지만, 시점이 시점인 만큼 노조 달래기에 착수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11월 끝난다는 점에서 미루어 볼 때, 리스크(Risk)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라며 “꼼꼼한 일처리로 ‘똑부’란 별명을 지닌 윤 회장이기에, 혹여 작은 위험이라도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 관계자는 이날 “이오성 전 KB데이터시스템 대표과 김철 전 KB국민은행 부산지역영업그룹 대표가 지난 월요일(21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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