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이언주 미스터리…경기도지사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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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이언주 미스터리…경기도지사 출마?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7.08.24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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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출마·의외의 선전…내년 지방선거 노리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 국민의당 당권경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다. 이언주 의원이 왜 당 대표에 도전 했느냐는 것이다.ⓒ뉴시스

국민의당 당권경쟁 레이스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다. 이언주 의원이 왜 당 대표에 도전했느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밥 하는 아줌마 막말 파동' 등 비교적 단기간에 여러 파동을 겪은 만큼, 당분간 칩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측과 달리 이 의원은 당권에 도전하며 빠르게 몸을 풀었다. 자신이 ‘안철수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며 전대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 李, 깜짝 출마 이어 “안철수 보다 내가 더 나은 대안"…대립각

그동안 국민의당 당 대표 하마평에는 수많은 중진 의원들이 올랐다. 그 중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의 이름은 가장 많이 언급됐다. 정치력과 대외지명도를 고려할 때, 이들은 위기에 빠진 당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는 정동영·천정배 의원의 출마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당의 창업주로서 정계 복귀 타이밍을 재고 있던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도전 역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언주 의원의 출마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당시 스스로 “안 전 대표를 돕겠다”고 말했던 만큼,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았다.

정가의 예상을 뒤집은 이 의원의 등판에 국민의당은 물론 정치권도 술렁였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전격적인 출마 선언 후 “안 전 대표가 거물이고, 노선도 저와 유사한 면이 있지만, 고민 끝에 제가 더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히면서 독자적인 입지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7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여러번 실패한 정동영·천정배 두 호남 출신으로는 미래 가치를 만들 수 없다”며 두 후보 견제에 나섰다. 안 전 대표를 겨냥해선 “(안 전 대표가) 지나치게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계신게 아닌가”라며 “나만이 이 위기의 당을 구할 수 있다. 내가 이 당의 창업주다. 이런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 이는 당을 살리는 게 아니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자신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한 당위성을 역설했다.

▲ 국민의당 당권경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다. 이언주 의원이 왜 당 대표에 도전 했느냐는 것이다.ⓒ뉴시스

◇ 여전히 남는 의문점, 차기 경기도 지사를 위한 로드맵?

이처럼 이 의원의 확고한 ‘출마의 변’에도 불구하고, 그의 출마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승리 가능성이 희박한 선거에 나가는 이 의원의 행보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이 의원을 최약체로 평가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인지도와 지지도 면에서 타 후보를 앞서고, 호남 출신으로 지역사정에 밝은데다 정치 경력이 오래된 정동영·천정배 의원 역시 지지세가 높은 편이다.

이러한 의문을 품은 채 취재를 진행하다 보니, 이 의원 출마에 대한 이유는 크게 2가지.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과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단독행동 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이는 또 한가지 새로운 목표로 연결된다. 바로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한 포석이다.

우선 결선투표가 벌어질 가능성을 가정한, 보험식 '안철수 밀어주기'라는 가설이다. 27일 전당대회에서 과반 승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승부는 31일로 미뤄진다. 호남계라는 접점이 있는 정동영-천정배 후보 중 한 사람이 나간다면 단일화를 통해 안 전 대표를 견제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 전당대회를 치르며 세를 규합해둔 이 의원은 보다 확실하게 안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언주 의원은 결국 막판에 가면 안 전 대표의 손을 들지 않겠나. 그게 아마도 결선투표 때일 가능성이 크다." 취재 중 24일 만난 국민의당 한 고위 당직자의 발언에서 그 의미가 묻어난다.

다음으론 정치적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그는 지난 대선 직후 ‘밥하는 아줌마’, ‘임금 체불 신고 안 하는 게 공동체 의식’ 등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이 의원은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했지만, 국민의 뇌리엔 좋지 않은 이미지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당대회를 통해 정견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무너진 자신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긍정적 존재감을 확립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정황을 배경으로 최근 정치권에선 이 의원의 출마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도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현재 국민의당에는 내년 6월 지방선거의 핵심 지역인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등에 딱히 내세울 만한 후보가 없다. 즉 경기 광명을의 재선 의원이고, 타(他) 후보군에 비해 어린 나이와 여성이라는 점 등 차별화되는 경쟁력이 있는 이 의원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시사오늘>과 만난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 의원의 당 대표 선언이 그렇게 깜짝 발표는 아니었다. 사실상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었다”며 “그러나 하마평에 올랐다고 해서 모두 다 도전하지 않는 것처럼, 이 의원의 경우도 승산이 없는 상황에서 출마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다소 의아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의 경기도지사 출마에 대해선 “아예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의원이 만약 안 전 대표와 결선투표에 오른다면, 충분히 경기도지사로서 경쟁력도 있다”며 “막말 파동으로 비판 여론이 높긴 하지만, 경기 광명 재선 의원이고, 하마평 오른 다른 정치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수도권 표 확보 가능성도 높은 만큼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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