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관은 딸바보?…서희건설, 수상한 일감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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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관은 딸바보?…서희건설, 수상한 일감몰아주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8.25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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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배당 실시·오너가 CB 인수…경영권 승계 본격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경영권 승계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장녀 이은희 부사장과 차녀 이성희 전무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이용해 서희건설 지배구조의 핵심 유성티엔에스 지분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장녀 이은희 부사장, 차녀 이성희 상무. '문재인 수혜주'로 평가 받는 서희그룹의 움직임이 최근 들어 심상치 않다. 경영권 승계작업이 본격화 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 서희건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최근 들어 ㈜애플디아이, (유)이엔비하우징 등 관계기업에 들어가는 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

㈜애플디아이는 2014년 37억9475만 원, 2015년 44억9709만 원, 2016년 69억8176만 원의 매출을 서희건설과의 재료매입 등 거래를 통해 올렸다. (유)이엔비하우징도 2014년 2억2429만 원, 2015년 2억1621만 원, 2016년 16억7510만 원의 매출을 서희건설의 일감으로 거뒀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서희건설의 2017년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서희건설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한 35억1194만 원을 올해 상반기 ㈜애플디아이와의 거래에 지출했다. (유)이엔비하우징의 경우, 서희건설과의 직접적인 거래는 전년보다 큰 폭으로 줄었지만 배당금 등 기타거래를 통해 매출 1억2790만 원을 올렸다.

㈜애플디아이는 이봉관 회장의 장녀 이은희 부사장과 차녀 이성희 전무가 각각 지분 90%, 10%를 출자해 대주주로 참여한 회사이며, (유)이엔비하우징 역시 이 회장과 두 딸이 지분 100%를 갖고 있던 회사다. 현재는 두 회사 모두 서희건설의 지배기업 유성티엔에스의 종속회사로 편입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서희건설이 오너일가가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들에 대한 지출을 최근 늘리고 있는 배경에 이은희 부사장, 이성희 전무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서희그룹의 지배구조는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한 구조다. 지난 6월 기준 서희건설의 지분율은 최대주주 유성티엔에스 17.23%, 이봉관 회장 등 오너일가 지분 7.35% 등 순이다. 오너일가는 유성티엔에스의 지분 26.37%를 확보해 서희건설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아울러, 서희건설도 유성티엔에스 지분 7.41%를 보유하고 있다.

거미줄 같이 이어진 지분을 통해 오너일가가 유성티엔에스와 서희건설을 동시에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월한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모하기에 다소 부족한 지분임은 분명해 보인다 장녀 이은희 부사장과 이성희 전무가 갖고 있는 서희건설 지분은 각각 0.62%, 0.48%에 불과하다. 또한 유성티엔에스 지분도 각각 5.20%, 4.22%에 그친다.

이봉관 회장과 두 딸 입장에서는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인 셈이다.

㈜애플디아이, (유)이엔비하우징이 거론되는 이유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두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인위적으로 높임으로써, 경영권 승계작업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2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애플디아이, (유)이엔비하우징 등이 아직까지는 실적 정체 현상을 빚고 있긴 하지만, 두 회사의 가치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계열사 간 흡수합병 등을 꾀해 그룹 전반에 두 딸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사업구조 개편, 사업 다각화, 경쟁력 제고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오너일가가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에 합병작업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 재벌대기업에서 주로 쓰이는 경영권 승계작업"이라며 "서희그룹도 비슷한 전략을 택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서희건설과 오너일가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총 15억7000만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5.82%로 그리 높지 않지만, 2011년 이후 5년 만에 배당을 단행한 만큼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어 서희건설은 올해 초 이은희 부사장과 이성희 상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이봉관 회장, 이은희 부사장, 이성희 전무 등 서희그룹 오너일가는 지난 5월 유성티엔에스로부터 각각 1.83%, 1.64%, 1.34% 상당의 전환사채권(CB)을 인수했다. 2003년 이재용 삼성전자의 부회장 등을 둘러싼 삼성그룹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논란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은희 부사장과 이성희 전무의 유성티엔에스 지분율 차이가 불과 1% 가량인 만큼, 향후 서희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딸들의 전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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