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토러스', 비만 오면 물 '줄줄'…"설계 상…" 핑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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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토러스', 비만 오면 물 '줄줄'…"설계 상…" 핑계만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08.28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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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러스 '누수 결함', 외부 주차 시에만 확인 가능…'선루프 결함' 인정 발언, 리콜로 번지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피해자 손 모씨의 토러스 차량에는 선루프에서 물이 샌 흔적들이 얼룩으로 남아있다. ⓒ 제보자 제공

포드 코리아가 판매한 일부 토러스 차종에서 빗물이 선루프를 통해 내부로 유입되는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설계 상 어쩔 수 없다"는 핑계만 대고 있어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서비스센터 측에서 '선루프 결함'을 인정하는 답변이 나와 리콜로까지 번질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선루프 배수라인, 물이 샐 수 밖에 없는 구조" 안내하는 서비스센터

28일 포드·동호회에 따르면 일부 토러스 고객들은 비가 오는 날 외부 주차시 차량 내부에 물이 새는 피해을 겪었다. 충남 아산에 사는 포드 토러스 차주 손 모씨 역시 지난 6월 말 조수석 상단 천장 부분에 물이 젖은 것을 발견, 포드 천안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요청했다.

손 씨는 센터장과 배수 라인 쪽에 물을 부어 조수석 배수라인이 막힌 것을 확인, 공기를 주입해 봤지만 동일하게 물이 역류하는 증상은 이어졌다. 센터장은 "배수라인을 들어내는 클리닝 작업이 필요하다"며 "해당 내역은 자연적으로 막히는 현상으로, 본사 지침상 무상 수리가 불가하다"고 해명했다.

센터장은 손 씨에게 "앞쪽 배수구가 뒷쪽보다 좁아 조금만 막혀도 물이 샐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고객들이 썬루프 앞 쪽을 닦아주고 이물질로 인해 막히지 않게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씨는 차량 설명서에 썬루프 관리 지침을 찾아볼 수 없었고, 물이 샐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함을 인정하면서도 무상 수리가 불가하다는 센터 측의 입장을 받아들 일 수 없었다.

손 씨는 항의를 지속해 겨우 무상 수리를 받았다. 하지만 클리닝 후에도 빗물은 여전히 샜고, 센터 측은 "앞서 설명했듯이 배수 라인이 좁고 물막이 턱이 낮아서 폭우가 내릴 때 넘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서비스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입장을 견지했다.

손 씨는 "문제가 된 썬루프는 2015년식 2.0 리미티드 모델에 기본 옵션으로 달려 있는 장치인데 누수가 발생하자 고객에게 비용 부담을 시키려 하는 포드 코리아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무상 수리가 진행됐음에도 결함은 나아지지 않았고 선루프 밑에 수건을 박아두고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됐다"고 호소했다.

선루프 누수 수리  '엉터리', 천안전시장 앞 1인 시위 벌이자 '선루프 통째 교환' 약속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배 모씨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배 씨는 지난해 12월 토러스 차량을 출고 받았을 때부터 선루프 몰딩 불량으로 서비스를 받는데 5개월이 걸리는 등 불편을 겪어오다 지난 7월 중순 장마철에 접어들어서는 선루프 누수 문제까지 겹쳤다.

배 씨는 "지난 7월 15일 차량 실내등에서 물이 줄줄 흘러 천안 서비스센터를 통해 수리를 받게 됐다"며 "센터에서 선루프 안 배수 라인이 꼬여 다시 폈다고 하길래 그런가 보다 했지만 일주일 후 비가 더 많이 새는 것을 확인하고는 어이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배 씨가 다시 센터를 찾아 "수리 받았는데 또 물이 새면 차를 어떻게 타라는 것이냐"고 불만을 제기하자 센터에서는 "수리 다 해드렸는데 왜 그러냐"고 답할 뿐이었다. 화가 난 배 씨는 "비가 새는 게 수리한 거냐"며 따졌지만 아무런 조치를 받을 수 없었다. 오히려 그 이후부터는 차량을 판매했던 영업사원마저 연락을 피하는 등의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배 씨는 지난 8월 3일부터 천안 서비스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자신의 차량에 누수 결함을 알리는 현수막을 붙여 같은달 19일까지 보름 가량 전시장을 오고 가는 고객들이 해당 문제를 접할 수 있도록 한 것.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것인지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배 씨에게 선루프 누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주겠다며 시위를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포드 본사에서 내려왔다는 서비스팀은 차량의 누수를 직접 확인, 선루프 자체를 교환해주기로 배 씨에게 약속했다.

▲ 포드 천안전시장 앞에는 선루프 누수 피해를 입은 고객의 토러스 차량이 보름 가량 주차됐었다. 차량 외부에는 누수 문제에 대해 나몰라라 하는 회사 측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 제보자 제공

서비스센터도 인정한 선루프 구조 결함, "잠재적 피해자 더 늘 수도"…리콜 필요성 대두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배 씨 역시 서비스 과정에서 선루프 결함을 인정하는 관계자의 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선루프 안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턱받이가 높아야 하는데 낮게 설계돼 물이 샐 수 밖에 없다는 구조라는 말을 들은 것이다.

배 씨는 "선루프 누수는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는 고객들의 경우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며 "차량 주행 시에는 바람에 의해 빗물이 다 쓸려져 누수를 확인하기 어렵고, 비가 내릴 때 10분 가량 차를 정차해놔야지만 확인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차량이 선루프 교체 작업을 위해 입고돼 있지만 비가 또 샐지 여부는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이번 시위를 벌이면서 누수 문제를 겪은 고객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누수 가능성이 있지만 인지하지 못한 잠재적 피해자들이 많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필수 교수는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차에 물이 샌다는 것은 집에 물이 새는 스트레스와 같을 정도로 고통이 크다"며 "특히 차량에 물이 새면 내부 얼룩은 물론 곰팡이 등으로 인한 실내 공기 질마저 떨어뜨릴 수 있고, 실내등으로 물이 스며들 경우 누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루프는 그 사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없으니만 못한 옵션으로도 볼 수 있는데, 수입 시 차량에 장착돼 나올 경우 이러한 피해는 물론 차량 구입 비용에 부담만 가중시키게 된다"며 "포드 코리아는 이번 사안에 대해 항의 고객들에 대한 무상 수리 뿐만 아니라 리콜 개념으로 모든 고객들이 수리받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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