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략공천 확대 방침…목적은 인재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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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전략공천 확대 방침…목적은 인재영입?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8.28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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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지지율로 인재영입에 고전…공천권 보장으로 돌파 노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전략공천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13 총선 과정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도입했던 상향식 공천 제도를 폐기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한국당 내에서는 전략공천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적지 않다. 당 혁신을 위한 인적 ‘물갈이’를 위해서는 인재영입이 필요하고, 인재영입을 위해서는 전략공천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차 혁신안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상향식 공천이 특정 지역사회에서 이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분들의 기득권 재생산에 유리하다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모든 경우에 (상향식 공천을) 적용하는 방식은 지양·배제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무성 전 대표가 추진한 상향식 공천이 실패했다는 데 혁신위가 공감을 이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씀드려도 틀림이 없다”며 “실제 상향식 공천을 해서 실패했다”는 발언도 곁들였다. 상향식 공천을 지난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하고, 사실상 전략공천 확대를 선언한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아직 한국당이 정신을 못 차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이 4·13 총선에서 참패한 것은 친박(親朴)의 전횡 때문이지, 상향식 공천 탓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강석호 의원은 최고위원·3선의원 회의에서 “상향식 공천을 해서 졌느냐 아니면 일부 정치세력이 친박 마케팅을 하고 보복 공천을 해서 졌느냐”라고 반문하며 “어느 권력자도 공천을 갖고 장난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류 위원장의 전략공천 방침에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전략공천이 한국당을 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당은 지난달 13일 정종섭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젊고 참신한’ 인재영입에 나섰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명망 높은 인사들이 한국당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라는 전언(傳言)이다.

실제로 28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이름값 높은 인사들에게 접근하고 있지만, 생각처럼 (인재영입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의 1/3도 안 되는데, 한국당에 몸담을 생각을 쉽게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대대적 인적 쇄신을 위해서는 전략공천 카드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상향식 공천 제도가 유지되면 영입된 인재도 경선을 거쳐야 한다.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현역과 경선을, 당 지지율이 50%에 달하는 여당 후보와 본선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중량급 인사 입장에서 그리 끌리는 조건이 아니다.

때문에 젊고 참신한 인재를 영입하려면 경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나설 수 있게 하는 ‘당근’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본선직행권’ 카드를 제시할 수 있어야 인재영입이 가능하고, 인재를 영입해야 당 쇄신과 지방선거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략공천에 대한 긍정적 반응의 주된 이유다.

이에 대해 한국당 측 관계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언론에서는 홍준표 대표가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서 전략공천 비중을 늘리려고 한다는데,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자기 정치 생명이 걸린 선거에서 사천(私薦)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50%가 넘는데, 지금 있는 사람들이 그대로 (지방선거에) 나가면 필패(必敗)”라며 “지난 총선 때는 전략공천이 말 그대로 악용(惡用)됐지만, 이번에는 당 쇄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국민이 원하는 한국당의 재탄생을 위해서는 전략공천이 필요악(必要惡)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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