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연대론 꺼내든 한국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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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3당 연대론 꺼내든 한국당, 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8.29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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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지지율 원인…바른정당·국민의당 갈라치기 시각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야3당 연대론’을 꺼내들었지만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정치적 이념 자체가 판이하다는 점에서, 이번 연대론은 양당제 회귀를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야3당 연대론’을 꺼내들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까지 포함하는 ‘빅텐트’ 구상이다. 그러나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정치적 이념 자체가 판이하다는 점에서, 이번 연대론은 양당제 회귀를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로는 필패…위기의식에서 출발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각 당이 지방선거 후보를 내서는 승산이 없다. 야3당만이라도 단일후보를 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꽤 많다”며 “수도권만이라도 선거연대를 해보자는 개인적인 제안”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이 유지될 경우 지방선거는 ‘해보나마나’인 만큼, 야3당 선거연대를 통해 여당과 1대1 구도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리얼미터〉가 2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51.8%로 한국당(14.9%)과 바른정당(6.8%), 국민의당(6.7%)을 모두 합친 것(28.4%)보다 23.4%포인트나 앞섰다. 지역별로도 TK(대구·경북)와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은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TK와 제주에서조차 지지율 순위는 민주당이 1위였다. 여론조사 결과가 지방선거 득표율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는 계산이다.

이러다 보니 정 원내대표가 ‘현실적 이유’에서 ‘야3당 연대’를 주장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같은 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대통합 없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그야말로 참패를 당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며 “정치생명을 걸고 보수대통합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했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연대가 단순히 정 원내대표 개인의 생각만은 아닌 셈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목적은 양당제 회귀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 원내대표의 발언이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데다, 경제·안보 등 여러 면에서 한국당과는 색깔이 완전히 다른 정당이기 때문이다. 한국당과 손을 잡는 순간, 국민의당은 지역 기반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3당 연대론을 고도의 ‘정치적 전략’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여기서 출발한다. 지지율 15%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당이 재기할 수 있는 방법은 ‘양당제 회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강론’과 ‘선명야당’ 노선을 추구할 경우, 다당제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한국당이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거론하며 안 대표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즉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은 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만으로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으므로 민주당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고, 민주당·국민의당과 한국당·바른정당의 양당제 형태가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그리고 선거가 임박하면 결국 민주당과 국민의당,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연대해 사실상의 1대1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양당제 회귀를 노린다는) 그런 식의 해석은 좀 과하다고 본다”며 “정우택 원내대표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으니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고 제안을 던지는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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