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선단장 없어 두렵고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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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선단장 없어 두렵고 참담하다"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09.01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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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빠른 의사결정 어려워 M&A도 무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사장 ⓒ뉴시스

"IT업계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선단(삼성전자)을 이끌 선단장(이재용 부회장)이 없는 상황이다. 참담하고 두렵다."

윤부근 삼성전자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공백에 대한 심경을 거침없이 토로했다.

지난 25일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한 이후, 삼성의 주요 임원이 공식적으로 부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를 여러척의 어선들이 공동작업을 하는 '선단'에 비유했다. 이 부회장은 선단을 이끄는 '선단장'이며 자신은 한 배의 선장을 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각 사업을 담당하는 부문장들이 그룹의 구조 개편이나 인수합병(M&A) 등을 하기란 어렵다"며 "총수공백 상황을 외부에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위기를 넘을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 사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삼성전자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다.

윤 사장은 "경영이라는 것이 단순히 보고서만 보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이 부회장이)직접 현장을 보고 느끼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리더를 만나야 하는데 그것을 하나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삼성을 만든 것은 오너십"이라며 "가전 사업은 제가 주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부회장의 생각에 견주면 천분의 일도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M&A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업에 대한 M&A를 추진하던 중 마지막 단계에서 무산됐다고 밝힌 윤 사장은 "사업은 기회가 있을때 진행해야 했는데, 내부적으로 제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윤 사장은 최근 옥중에 있는 이 부회장을 면회한 사실도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말하긴 곤란하지만, 이 부회장이 '1등'에 관한 얘기를 하긴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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