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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오늘]文 '말 바꾼' 사드 배치…정계·산업계 '카오스'
국회 전면 파행 가능성↑…업계는 침울 '묘수가 없다'
2017년 09월 08일 (금)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배치를 완료했다. 미국의 요구를 사실상 전면 수용한 것이다. 정기국회 파행, 중국의 경제 보복 등으로 국내 정치권과 산업계에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시민사회, "입장 바꾼 文 정부를 규탄한다"
"폭력 진압·이라크 파병 결정한 참여정부와 똑같아"

   
▲ 지난 7일 사드 배치 과정에서 사드 배치 반대 시위대와 공권력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주민과 경찰 등 2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시민단체들은 "문재인 정부의 수치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 소성리 종합 상황실 제공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7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주한미군과 함께 경북 성주에 사드 잔여 발사대 4기와 군사장비 등을 반입해 임시배치의 준비를 갖췄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로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19대 대선 전 사드 배치 반대·재검토를 앞세웠던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을 180도 바꾼 셈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안보의 측면에서 사드 배치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 게다가 우리 경제에 설상가상이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까지 있다"며 "본말전도·일방결정·졸속처리다. 사드 배치 문제를 재검토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국회동의절차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드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에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찢어질 것 같다"는 식의 개사된 노래를 부르며 이른바 '사드 괴담'을 양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야권은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정부를 지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8일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 '국민적 합의가 없다'며 사드 배치를 반대했던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이제 와서 불가피한 조치라고 책임을 어물쩍 넘기고 있다"며 "어불성설이고 너무 뻔뻔스러운 일이다. 문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우군 역할을 했던 정의당도 강력 반발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 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 대한 전격 조사, 환경영향평가 등 의구심을 풀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은 하나도 지키지 않은 채 아무 설명 없이 전격적으로 사드를 배치했다"며 꼬집었다.

시민사회는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 과정에서 공권력을 동원해 폭력적인 진압을 벌인 것을 두고 공분하는 분위기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8000명의 공권력이 동원된 심야의 폭력적인 진압은 박근혜 정부의 모습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며 "문 대통령이 강조한 민주적·절차적 정당이 이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역시 "정부가 사드 배치 합의 과정을 진상조사하고 국회 동의를 받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며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이 참여정부의 잘못된 면들만 되밟고 있다는 날 선 발언도 나온다.

이날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노무현 정권의 폭력적인 공권력, 이라크 파병 등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며 "참여정부를 계승한다는 의미가 이것이냐"고 토로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미루고 침묵을 지키는 모양새다. 9월 정기국회, 2017년 국정감사 등의 파행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8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일 안 하는 국회라는 비판에서는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는 건 사실이다. 야당의 보이콧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文 정권 임기 내 장사는 끝났다"
中 보복 조치…추가 피해 우려 증폭

   
▲ 사드 추가 배치 완료에 따른 중국의 강력한 추가 경제보복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에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중국어 문구 ⓒ 뉴시스

산업계도 뒤숭숭한 모양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가 더욱 강도 높아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중국의 명확한 입장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한미가 사드 배치 작업 중단과 장비를 철수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며 "중국은 이미 한국에 엄중한 협상을 제기한 바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8일 1면에 논평을 게재하고 "미국이 한반도 정세 긴장을 이용해 자신들의 전략적 목적을 실현하고 있다"며 "중국은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지역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역외 국가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금한령'에서 더 나아간 추가 보복을 암시한 셈이다. 특히 러시아와의 공동 대응을 시사한 것은 국내 업계의 추가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식품, 유통, 뷰티 등 중국 진출 주요 업계와 관광, 면세점, 호텔·리조트, 항공 등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업계는 그야말로 풍전등화 신세다. 대(對) 중국 영업활동을 포기해야 겠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최소한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에는 장사 다 했다고 봐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좀 풀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당장 구조조정 논의가 이뤄질 판"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중국 정부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의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식과 평판 자체가 나빠질 것이라는 부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실제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에서는 최근 "현대자동차가 베이징현대차를 독단 경영해 자기 계열사 챙기기에 바쁘다. 합자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묘수가 없다. 아무리 발품을 팔아도 중국 쪽에서 비토를 놓으면 장사는 끝"이라며 "적폐 운운하더니,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와 다른 게 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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