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추가배치]대형유통사는 건재하지만…中 상대 식당가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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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추가배치]대형유통사는 건재하지만…中 상대 식당가 '날벼락'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09.0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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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배치가 사실상 완료되며 중국의 보복이 악화될 우려에 처했다. ⓒ 뉴시스

“지금 사드 배치로 중국 단체 관광객이 끊긴 상황에서, 국내 굴지의 유통사들이 망하냐고요? 사태가 길어져 매출 회복이 장기화 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정기를 찾게 돼 있어요. 정말 큰 문제는 관광객 상대로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이에요. 그 사람들 생계 누가 책임져요. 유통 기업 힘든 기사 쏟아져 나오지만, 진짜 걱정해야 할 분들, 관광 명소 길거리에서 핫도그 파시는 분들이에요. 큰일 이에요 정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만만찮은 매출 피해를 입고 있는 유통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숨 쉬며 이같이 말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배치가 사실상 완료되며 중국의 보복이 악화될 우려에 처했다. 이미 롯데그룹 내 주요 유통 계열사는 중국 현지에서 정상 운영이 힘든가 하면, 방한 요우커의 발길이 끊기면서 좀처럼 매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현지 롯데마트 112개 점포 중 사드 보복으로 인해 74점은 영업정지 상태며 13점은 임시 휴업중이다. 영업을 하고 있는 나머지 12개 점포의 매출은 75% 급감했다. 영업정지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 피해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지난 3월말 증자와 차입으로 36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마련한데 이어 최근에 3400억원을 또 수혈했다.

이마트 역시 중국 현지 점포 6개 중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등 총 5개를 태국 CP그룹에 매각하고 중국 사업 철수에 나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이 부회장이 지난 5월 이마트를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시키겠다고 밝힌 뒤 본격적으로 철수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처럼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중국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유통 대기업의 타격이 아닌 단체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중소업체와 식당 운영자들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자영업자연대는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사드 보복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중국의 전방위적 사드보복 조치로 자영업자의 대표적인 골목상권인 생산·유통·외식부문 등 대부분 업종이 사지를 헤매고 생존의 고통과 함께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요우커들의 관광 코스로 유명했던 젊음의 거리 홍대입구 역 인근 상권은 이미 단체 관광버스가 줄은 지 오래다. 홍대 주요 거리에서 약 1km 떨어진 동네 곳곳에는 관광객들이 호텔보다는 저렴하게 묶을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가 포진해있다. 또한 아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일반 식당가도 수 개 존재했지만 방한 단체 관광객이 점차 줄어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들로 이어졌다.

수 년 간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식당을 운영해온 관계자는 “아침이면 도로를 막고 있을 정도로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지금은 꿈도 못꾼다”며 “정책적으로 한국 방문을 자제하라는 분위기인데 우리같은 자영업자가 나설 방법이 뭐가 있겠나. 폭탄을 맞은 심정이다. 언제쯤 나아질지 모르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들의 자금난도 심각했다. 경기에 민감한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대출 통계에도 드러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7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은행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72조 6000억 원으로 한 달 사이 2조 5000억 원 늘었다.

사업 자금을 빌려 자영업에 뛰어 들었다가 경기 침체로 빚만 늘어나는 사례가 양산되고 있는 탓이다. 한국은행 측은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자 대출은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정작 관광분야 영세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정책적 방안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이런 지적에 대해 ‘한국형 체크 바캉스 부활’과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숙박비 50% 할인 보조’ 등 국내 관광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준비했지만, 재정 당국의 반대로 인해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소상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중국 관광객 감소로 침체된 관광 분야 내수를 활성화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은 일고 있으니 영세업자들을 직접적으로 돕는 정책은 아니다”며 “국가적 특수 상황이라 사드 사태를 바로 해결할 수 도 없는 노릇이고 답답할 뿐이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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