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엑소더스]롯데·신세계, 한발씩 빼기…동남아 진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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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엑소더스]롯데·신세계, 한발씩 빼기…동남아 진출 '속도'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09.18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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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롯데마트 전경 ⓒ뉴시스

유통업계가 동남아와 중동 등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멈출줄 모르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유통업계는 일제히 백기를 들고 나선 가운데,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모두 오래 전부터 중국 시장에 발을 들였던 사업을 하나 둘씩 정리하는 모양새다.

먼저 이마트는 중국 사업에서 전면 철수를 선언하고 현재 철수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에 진출해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 한때 점포가 30개에 육박했지만 현지화 실패로 적자가 누적됐고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현재 이마트는 동남아 등지로의 수출과 직접 진출 등을 병행하고 있다. 호찌민시 고밥지역에 2015년 12월 베트남 1호점을 열었으며, 호찌민시 2호점 개장을 준비 중이다.

중국 사업 실패를 거울삼아 고밥점은 점장을 비롯해 직원 95% 이상을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썼다. 고밥점 작년 매출은 419억원으로 목표 대비 120% 수준을 달성했고, 지난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이마트는 베트남을 라오스,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으로 진출할 교두보로 삼을 예정이다. 또 다음달에는 이마트 몽골 2호점 오픈이 예정됐다. 지난해 7월에는 이마트 몽골 1호점을 오픈했으며, 향후 2∼3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몽골점은 현지 기업에 이마트 브랜드를 포함해 경영 방법, 상품 등을 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된다.

몽골 뿐 아니라 이마트는 최근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브랜드 진출 이외에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의 수출 규모는 2013년 3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2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올해는 530억원, 내년에는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필리핀, 일본, 영국, 대만 등으로 수출국을 확대해 현재 총 14개국으로 증가했으며, 하반기에는 20개국까지 늘린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최근 스타필드 고양을 방문해“(연내 철수가 결정된)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다수 국가들을 접촉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쯤 이마트 해외진출과 관련해 새로운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드보복으로 국내외 통틀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롯데마트 역시 동남아 진출과 수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현지 매장 대부분이 영업정지 상태인 롯데마트는 2분기 중국 매출이 무려 94.9% 급감했다. 결국 롯데그룹은 지난 14일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일각에선 롯데의 이같은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롯데의 향후 해외 성장동력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될 것”이라면서 "이들 국가는 올해도 고속성장을 하고 있어 성장을 추구할 시장으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그동안 롯데는 중국과 동남아 투트랙 전략을 써왔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에 더 치중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사업철수를 계기로 롯데마트는 베트남 혹은 동남아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한류 등의 영향으로 롯데와 같은 유통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여건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이 한국 기업에 대해 우호적인데다 최근 이들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높아 소비 잠재력도 크다.

인구수도 각각 1억명과 2억6000만명에 달해 중국 시장에서의 노하우로 충분히 중국 만큼 키울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이미 이곳에서 지난해 올린 매출은 1조 4000억 원에 달했다. 올해 역시 롯데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의 매출이 각각 1조원과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중국사업을 정리함으로써 동남아시장 중요성이 커졌다”며 “향후 동남아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한다면 베트남,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전역으로 롯데의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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