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미 전술’ 취한 국민의당… 몸값, 천정부지(天井不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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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미 전술’ 취한 국민의당… 몸값, 천정부지(天井不知)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7.09.21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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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협력적 동반자”… 콕 집어 협조 호소
바른정당 국민통합포럼 출범… 정책적 연대 시작
한국당 “‘강한 야당’ 보조 기대”… 야3당 공조 강조
국민의당 모든 가능성 열어둬… 극중주의 이루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을 두고 여야3당이 모두 ‘러브콜’을 보내는 등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터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이에 국민의당 역시 정책·사안 별로 연대 노선을 달리해 이슈화하는 ‘살라미 전술’을 취하며 몸값 올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 국민의당은 정책·사안 별로 연대 노선을 달리하는 ‘살라미 전술’을 취하며 모든 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몸값 올리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시사오늘 그래픽 김승종

민주당, “협력적 동반자 관계”… ‘뿌리’ 강조하며 협조 호소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가결을 위해 민주당은 국민의당 설득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뗑깡·적폐’ 발언에 대한 사과를 표명한 것을 기점으로, 청와대와 여당 의원들은 국민의당을 향해 협력 읍소를 이어나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직전 안철수 대표·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후보자 처리에 협조해달라” 부탁했다고 전해진다.

우 원내대표도 21일 정책조정회의에 녹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나 “여야를 떠나 사법개혁을 바라는 동지 입장에서 국민의당 소속 의원에게 호소한다”며 “협력적 동반자 관계인 국민의당의 협조를 마음을 다해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는 협치를 위해 손을 내밀만한 곳이 국민의당 외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민주당과 정의당의 의석을 모두 합쳐도 과반수가 되지 않아 주요 법안 통과가 불가능하다. 최소 국민의당의 21석, 즉 절반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다른 야당보다는 뿌리가 같은 국민의당과의 연대·통합이 더 낫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 원내대표도 대표직 당선 직후 국민의당을 향해 “정책과 대선공약 중 우리 당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넓다”며 “공통공약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을 두고 야3당이 모두 ‘러브콜’을 보내는 등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터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사진은 표결을 앞두고 박지원 전 대표를 설득하는 민주당 김부겸, 도종환 의원.ⓒ뉴시스

바른정당, 국민통합포럼 출범… 反패권주의·중도 연대 강조

바른정당 역시 정책 연대 모임을 출범시키며, ‘반패권주의’와 ‘중도’를 중심으로 두 당의 연대 가속화 페달을 밟는 모습이다.

국민의당·바른정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지난 20일 ‘국민통합포럼’을 출범시켰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 모임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한 연대·통합의 지렛대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은 이날 “자유한국당에서도 패권세력 청산이 안 됐지만, 문재인 정부도 패권세력 정치로 가는 것 같다”며 “김무성 의원은 한국당과 연대하면서 길을 찾고, 나는 국민의당과 중간 지대에서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친박 청산’이라는 패권 청산 명분 없이는 한국당과 통합하긴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바른정당 내 존재하며, 패권정치 근절과 중도라는 방향성을 공유한 국민의당과 일정 부분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 역시 21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일단은 정책공조 중심으로 논의를 하고 의원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것을 통해 양당의 지역적 기반인 영남과 호남의 동서화합을 이루자는 것”이라며 “물론 정치라는 게 가능성의 예술이기 때문에 이것이 발전하다보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지금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 의원은 “실제적으로 민주당하고 노선이 맞지 않아서 나온 분들이 많다”며 “민주당은 왼쪽, 특히 노동 쪽에 많이 치우쳐 있는 편이고 우리는 중도개혁노선이라 정책적인 내용을 보면 오히려 바른정당하고 유사한 부분이 훨씬 더 많다”고 바른정당과의 관계성을 강조했다. 

한국당, ‘선명 야당’ 강조… 정부 저지 위한 공조 기대

자유한국당도 ‘야3당’ 공조를 통해 정부를 저지하기 위해서 국민의당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좌편향 문제 때문에 부적격하다”고 못 박으며 “많은 우파 국민으로부터 저희 당 의원들이 문자 메시지를 많이 받고 있다. 국민의당 의원들에게도 그런 메시지가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그런 국민의 힘에 의한 야 3당 공조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국민의당에 직접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13일 cpbc 라디오 <열린세상,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독주와 독선에 대해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을 강조했다”며 “문 정부가 잘못 가는 것에는 보조를 맞춰 줄 것”이라고 야당간의 공조를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야3당이 언제든 뜻을 같이 할 수 있다”며 “(저는)야3당이 정책공조, 입법공조 더 나아가 정치적 연대까지 나갈 것을 바라는 사람 중 한명”이라고 밝히는 등 공조를 넘어선 연대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 국민의당은 ‘반패권주의·중도정책’에선 바른정당과, 안보 분야에선 보수 양당과, 복지에선 여당과 협력하는 등 다양한 이슈별로 하나하나 연대를 다르게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 ‘살라미 전술’, 6월 지방선거에서 결실 맺을까

이처럼 국민의당은 ‘반패권주의·중도정책’에선 바른정당과, 안보 분야에선 보수 양당과, 복지에선 여당과 협력하는 등 다양한 이슈별로 하나하나 연대를 다르게 해 몸값을 올리는 모양새다. 이는 한 번에 목표를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부분별로 세분화·이슈화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기술인 ‘살라미 전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는 안철수 전 대표의 ‘극중주의(極中主義)’와 맞닿아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중도’를 극도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에 옮기겠다고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당 대표 당선 직후 “국민의 민생과 국익을 위해 정부와 여당에 필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잘못된 것은 강력하게 반대하는 야당으로서 거듭나겠다”며 이를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이뤄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명길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cpbc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인터뷰에서 “(당론을 정하지 않으면)사실 표 계산이 잘 안 되니까 아무래도 다른 분들의 관심과 궁금증을 받게 된다”며 “언론도 그 부분을 기사로 많이 쓰고 결과적으로는 그 당의 결정이 굉장히 중요한 걸로 비춰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해 국민의당의 전략이 일부 성공적인 면이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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