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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오늘]파리바게뜨 '불법파견' 판정…베이커리업계 불똥 우려 '술렁'
2017년 09월 22일 (금) 안지예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고용노동부가 지난 21일 파리바게뜨 본사에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 등을 직접고용할 것을 지시한 가운데, 제빵기사들이 본사뿐 아니라 가맹점주의 지시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실질 사용사업주를 누구로 봐야 할지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국내 제빵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를 사실상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했다는 정부의 결론이 나오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뿐만 아니라 국내 제빵업체 대부분이 파리바게뜨와 비슷한 형태의 고용 구조를 지니고 있어 근로감독 실시 등 여파가 미칠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1일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본사·가맹점·협력업체 등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 4362명과 카페기사 1016명을 불법파견 형태로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독 결과 고용부는 제빵기사는 가맹점주와 협력업체가 도급 계약 당사자지만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들의 업무 전반을 지시·감독하는 등 사실상 사용 사업주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파리바게뜨 소속 품질관리사(QSV)를 통해 출근 시간 관리, 전반적인 업무 지시·감독을 함으로써 가맹사업법의 허용범위를 벗어나 사용사업주로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현행법상 도급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에게는 가맹 본사나 가맹점주는 업무 관련 지시를 할 수 없고, 반드시 협력업체를 통해야 한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이를 어겼기 때문에 불법 파견으로 간주한 것이다. 

앞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 6월 “파리바게뜨가 가맹점포의 도급계약으로 인력공급업체에서 4500여명의 인력을 받으면서 본사 소속의 관리자가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제빵기사의 근태와 생산품질, 성과 등을 관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파리바게뜨의 문제만이 아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제빵업체 대부분이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간 하도급 계약을 맺고 제빵기사를 고용하고 있다. 가맹본부가 협력업체에 본사가 개발한 제품의 레시피, 기술 등을 전수하면 협력업체에서는 고용한 제빵기사들을 교육해 가맹점주와 도급 계약을 맺고 파견하는 식이다. 

업계는 고용부 결정에 대부분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특히 제빵업계 2위인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뚜레쥬르도 파리바게뜨와 유사한 방식으로 전국 가맹점을 통해 약 1500명의 제빵기사를 고용하고 있다. 이에 뚜레쥬르도 정부의 추가적인 조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고용형태가 파리바게뜨와 같지만 제빵기사에게 직접적인 업무지시나 관리감독 등은 하지 않아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없다”면서 “고용부 근로감독을 받은 사실은 없지만 동종업계다보니 조사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향후 조사가 이뤄진다면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제빵기사를 본사가 당장 직접고용하는 것은 인건비 문제와 함께 또 다른 파견법 위반 가능성이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파리바게뜨 운영사인 SPC그룹은 고용부 결정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업계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결정이라 매우 당혹스럽다”며 “본사가 제빵기사를 직접고용을 하면 이 역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직접고용을 해도 전국 3400여개의 점포와 도급계약을 하나하나 맺어야 해 경영상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법의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고용부의 판정은 그동안 계속돼온 프랜차이즈 업계 불법파견 논란에 대한 정부의 첫 판단으로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특수한 상황을 살펴 현실적인 개선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파견과 도급 등 고용 형태 구분을 법률로 명확히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직접고용한 제빵기사가 가맹점에서 일하게 될 경우 가맹점주에게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다 보니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파견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업종은 주차장 관리원·경비원 등 32개 업종뿐이다.

안지예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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