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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운정아이파크 분양 '8월→10월→연말', 왜?…"LH-현산 이견 탓"
2017년 09월 27일 (수)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A26블록 '파주운정아이파크' 분양 시기가 자꾸 늦춰지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박상우)와 현대산업개발(대표이사 정몽규, 김재식) 간 이견으로 지역 내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LH, 현대산업개발 CI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A26블록에 들어서는 현대산업개발의 파주운정아이파크의 공급 일정이 또 다시 미뤄졌다. 지역 내에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현대산업개발 간 수싸움으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파주운정아이파크의 분양 시기는 지난 8월이었다. 해당 아파트는 최근 신규 택지 공급이 끊긴 운정신도시에서 보기 드문 총 3042세대 규모의 대단지 신규 물량이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아파트다.

하지만 분양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오는 10월 공급에 나설 것으로 추정했으나, 해당 아파트의 분양 시기는 연말께로 다시 한 번 늦춰진 것으로 <시사오늘>의 취재 결과 확인됐다.

   
▲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파주운정아이파크를 지난 8월 공급하려 했다 ⓒ 현대산업개발

현대산업개발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파주운정아이파크의 분양은 아무리 일러도 오는 11월 말이 될 것"이라며 "LH 측과 우리 측 실무진들 사이에서 합의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내년 초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LH의 한 관계자도 "사업이 좀 지지부진하게 추진되는 면이 없지 않다"며 "이를 본격화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팔리지 않았던 땅',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첫 단추 채웠지만 국회서 '제동'

   
▲ 공공분양용지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A26블럭은 3000여 세대가 넘는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지을 수 있는 대규모 공공택지다. ⓒ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이처럼 파주운정아이파크 분양이 지연되는 이유는 아파트가 들어서는 부지가 애초에 팔리지 않았던 땅이었기 때문이다.

LH는 2007년 12월부터 '파주 운정 택지개발지구 내 주택건설사업(A26블록)'이라는 사업명으로 공공주택용지 공급을 추진했다. 목표는 2008년 내 분양이었다.

그러나 당시 운정신도시는 개발이 안 된 허허벌판이었고, 민간기업들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난색을 표했다. 또한 LH도 자금난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을 원활하게 이끌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이에 LH는 2015년 8월 대지면적, 건축면적, 연면적, 동수(최고층), 사업비 등을 조정해 해당 사업에 대한 변경승인을 신청했다. 사업 기간도 '2007년 12월~2017년 12월'에서 '2007년 12월~2019년 6월'로 연장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LH는 '파주운정지구 A26BL 주택건설사업 민간사업자 공모'를 공고했다. 사업 방식은 땅은 임대하고, 건물을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민간사업자는 아파트 건설만 담당한다. 교착상태에 빠진 사업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LH의 전략은 통했다. 2016년 3월 현대산업개발·교보증권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도통 팔리지 않았던 땅에서 사업 추진의 발판을 마련하는 순간이었다.

   
▲ 사업이 잘 풀리지 않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A26블록 사업에 대한 변경승인을 신청했다. ⓒ 시사오늘

하지만 해당 사업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커다란 암초에 부딪혔다. 그해 8월 국회가 여야 정쟁 속에서 토지임대부 사업의 법적 근거가 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폐지한 것이다.

사업은 다시 표류했다. LH와 현대산업개발·교보증권 컨소시엄 등 당사자들의 의지만 있다면 토지임대부 방식을 고수할 수도 있었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지는 바람에 사업 관련 대출 등 금융지원의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LH의 공공택지사업처럼 부지를 매각하거나, 다른 방식으로의 임대주택사업을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이제는 팔리는 땅', LH-현산 간 이견 커…절차상 문제 의혹도 나와

   
▲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운정신도시 A26 블록 사업 변경승인 후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민간사업자를 모집했다. 그리고 현대산업개발·교보증권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 시사오늘

문제는 이 과정에서 '팔리지 않았던 땅' A26블록이 '이제는 팔리는 땅'으로 변모했다는 데에 있다.

운정신도시는 신도시 조성 초기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에 바빴던 지역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대부분 분양가를 회복했다. 심지어 운정 힐스테이트(현대건설)의 경우, 프리미엄이 5000만 원 이상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운정신도시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한 지역인 데다, GTX와 지하철 3호선 연장사업 등 개발호재까지 따르면서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파주운정아이파크가 들어설 예정인 A26블록은 부지 위치상 GTX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와 관련, 지역 내 업계에서는 LH와 현대산업개발이 해당 사업의 방향을 놓고 최근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어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A26블록을 찾는 수요가 많아진 만큼, 각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사업을 끌고 가기 위한 차원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운정신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토지금액, 취득비용 등 실무적 문제로 LH, 현대산업개발 사이에 갈등이 있다고 들었다"며 "파주운정아이파크 공급이 미뤄지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 결국 피해는 지역 내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H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부적인 사항에서 의견 격차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어떤 문제로 이견을 보이고 있느냐'고 기자가 묻자 "그건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시사오늘>은 이를 파악하기 위해 LH, 파주시 등 관계당국에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LH는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라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통지했다.

   
▲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운정신도시 A26블록 사업 관련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7호(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들어 미공개를 통지했다. ⓒ 시사오늘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LH의 '소사장제도(PM)'다. PM은 2014년 LH가 장기 미매각 자산 판매 촉진을 통한 경영개선 차원에서 도입한 제도였으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LH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래 파주 지역 PM팀이 A26블록 사업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재편 과정을 거치면서 기존 팀이 사실상 해체된 상황"이라며 "해당 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원이 없어진 점도 애로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사업에 절차상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토지임대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사업 방식이 변경됐다면 관련 공고나 재입찰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공공택지 관련 사업 방식이 바뀌었다면 그에 따른 일정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게 정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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