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감세, 이론과 실제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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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감세, 이론과 실제 달라”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1.0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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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환율합의, 구속력 있는 것 아니다”

나쁜 사마리아인,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의 저자인 장하준 캠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감세정책과 관련, “기본적으로 세금이 낮은 게 좋다는 고정관념이 많이 퍼져있는데 사실 그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감세론자들을 비판했다.

장 교수는 2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세금이 낮아야 좋은 거라면 아프리카와 남미 후진국들의 조세부담률은 우리나라에 반도 안 되고 스웨덴은 1/5도 안 된다”며 “(그런데도)경제가 안 된다. 세금은 무조건 낮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감세와 투자와 관계에 대해 “1980년대부터 미국, 영국을 필두로 많은 나라들이 부자한테 세금을 깎아주면 그 사람들이 투자를 해가지고 부를 더 창출할 거다, 이런 식으로 세금을 많이 깎아줬는데 사실 그런 나라드레서 투자도, 성장도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같은 경우는 1980년대 이후 상위권 10%가 차지하는 소득이 한 전체소득의 10%정도에서 두 배 반 가까이 늘어 23% (정도) 됐는데, 투자와 성장이 도리어 줄었다”며 “이론상으로 부자들한테 돈을 몰아주면 투자를 더 많이 해서 성장이 늘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 그런 게 실현된 나라는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 장하준 캠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     © 뉴시스

장 교수는 규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에 규제가 많다고 하는데 사실 또 꼭 그런 것도 아니다”라며 “어떤 면에서는 다른 나라들보다 규제가 많은 것 같지만 예를 들어 노동규제, 환경규제 같은 건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훨씬 약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규제 때문에 사업을 못하는 이런 나라라고 얘기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나라가 규제가 심했던 옛날의 경우 경제성장이 더 잘됐다. 규제라는 건 기업투자나 경제성장에 있어 2차적인 조건이지 그것 때문에 경제가 되고 안 되고 하는 나라는 없다”며 “옛날엔 규제가 300개가 있어도 돈 벌 기회가 많으니까 사람들이 투자했던 거고 이제는 돈 벌 기회가 자꾸 적어지니까 규제가 30개만 있어도 부담스러워 보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세금운용과 관련, “정부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한다든가 연구개발에 투자하면 경제성장을 도울 수 있는데 그런 분야들은 사회적인 수익률보다 개인적인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기업들이 꺼리는 부분”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나쁘게만 보는 복지지출 같은 것도 스웨덴이나 핀란드는 노동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고 직업재훈련 등을 통해 도리에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G20 환율합의와 관련해 장 교수는 “G20이라는 게 아직도 공식적인 결정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거기서 결정한다고 해서 강제력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 환율의 문제는 환율자체보단 그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무역적자를, 중국은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같은 경우에 빈부격차가 자꾸 늘어나 자꾸 사람들이 빚을 내서 소비를 해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가 있고 중국은 워낙 소득이 빨리 늘어나 소비문화를 따라잡기 힘들다”며 “이런 문제들은 환율만으로 고쳐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중국이 평가절상을 하면 도리어 미국 경제에 안 좋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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