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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슈③] 란코프 교수 "전술핵 재배치, 실효성 별로 없어"
'북핵 위기' 둘러싼 궁금증 파헤치기
2017년 10월 01일 (일) 최정아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누구나 한번쯤은 던졌을 질문이 있다. “이러다 정말 전쟁나는 것 아냐?”

그만큼 이번 핵실험의 여파는 컸다. ‘불확실성’이란 별명을 지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에, 북한 핵?미사일의 기술까지 가속도가 붙었다. ‘로켓맨’ ‘정신이상자’ 등 북미 양국 간 설전(舌戰)이 이토록 노골적인 때도 없었다. 북한이 단행한 6번째 핵실험이지만, 이번만큼은 더욱 엄중한 상황이라며 전쟁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전쟁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전술핵 재배치’가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이에 <시사오늘>은 세계 유력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최근 북한을 둘러싼 의문에 대해 풀어보았다.

   
▲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 유력 매체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 북한 전문가다. ⓒ뉴시스

북한은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핵보유 인정’이란 정치적 목적이란 해석이 나오는 한편, 보수층 중심으로 ‘본격적인 전쟁돌입’을 위한 것이란 극단적 분석까지 나온다. 하지만 란코프 교수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체제 유지’를 위한 군사적 목적이 강하다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북한 정부가 핵· 미사일 발사를 하는 이유는 군사전략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북한이 핵능력을 미국과 국제사회에 과시하려고 하는 정치적 목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의도는 ‘핵미사일 개발’ 그 자체에 있다고 본다.

즉,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배치하는 것이 김정은 시대 북한의 핵개발 목적이다. 물론 대륙간 미사일 개발하기 위해선 수많은 실험을 해야한다. 핵실험도 필요하고 미사일 발사실험도 필요하다. 북한이 연이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는 이유는 바로 가능한 빨리, 핵미사일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기류는 김정은 시대 들어 계속 있어왔다.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체제 유지를 보장할 수있다는 논리다. 따라서 ‘현 단계에선’ 북한의 의도는 사실상 정치적 영향을 주는 것보단, 북한 정권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 생각한다.”

북미 양국 간 타협할 여지는 없는 것일까?

‘로켓맨’ ‘정신이상자’ 북미 양국이 지난 유엔 총회에서 벌인 말의 전쟁이 정도(正道)를 벗어나고 있다. 과거 미국 역대 정부와 달리,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대화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정말 그러할까?

“북한에겐 핵 개발이 체제유지를 위한 절대적인 방어 수단이다. 이후 (이 핵개발의) 성격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다. 북한이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 미사일을 개발·배치할 때까지 북한은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실험을 멈출 수 없다.

북한이 미국이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 이후, 핵동결 여부를 두고 미국과 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것도 확실한 것이 아니다. 물론 현 단계에선 이러한 북미 간 타협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 조선중앙TV는 지난 3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함께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을 시찰하고 지도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 ‘초강력 대북제재’ 효과는 정말 없을까?

미중 양국이 북한의 ‘돈줄’ 국제 금융망을 차단하는 초강력 단독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단행된 북한의 5차 핵실험보다 강력한 조치로,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이 대북제재에 적극 나섰다는 데에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지난 5번의 핵실험이 이뤄지는 동안 국제사회가 끊임없이 ‘고강도 대북제재’를 단행했으나, 효과는 미미했다는 점이다. 이번엔 다를까?

“대북제재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 본다. 또한 앞으로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27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얼마전부터 북한산(産) 석탄 수입을 재개했다. 이는 중국의 입장에선 합리적인 결정이다.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절대 환영하지 못한다. 단, 북한의 정치·경제 위기가 북핵개발보다 더 큰 위협이라 생각한다. 이같은 중국 태도 때문에 대북제재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또 경제위기가 발발하고 아사자가 속출한다 해도, 북한 지도부는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현단계에서 북핵 해법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다. 북한이 미국 대륙을 공격할수 있는 미사일을 배치할 때까지,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완성하는) 후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전쟁 가능성, 얼마나 될까?

문제는 ‘전쟁 가능성’이다. 영국 유력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듯이, ‘일어날 수도 있는 일(It could happen)’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란코프 교수는 “전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강조한다.

“(전쟁 발발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북한 입장에선 ‘자살’과 다를 바없는 전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 권력을 유지하고 싶은 북한 엘리트 지도부는 자살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 미국은 북한을 시리아와 같은 중동 약소국으로 보지 않는다. 북한은 반격을 확실히 할 국가다. 반격대상은 당연히 (한국) 수도권이다. 수도권에서 수천만명이 죽고 극심한 손실이 있을 것이다. 바로 2차 한국전쟁이다. 결국 미국과 한국이 전쟁에서 승리한다 할지라도, 매우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비싼 비용을 치러야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 보두 지금은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주의자란 뜻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전쟁으로 미국이 얻을게 많지 않다. 북한도 미국도 전쟁을 시작할 이유가 많지 않다.

단, 이렇게 긴장감이 높은 상황에서 실수나 오판이 발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전쟁 발발) 가능성을 과장할 필요는 없으나, 평소보단 비교적 높다고 말할 수는 있다. ‘트럼프’라는 미지수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리 높지 않다.”

   
▲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청와대 제공

◇ 전술핵 재배치, 정말 필요할까?

높아지는 한반도 안보 긴장감에 ‘전술핵 재배치’가 도마위에 올랐다. 야권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코리아 패싱론’을 지적하며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불거져 나온다.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은 한마디로 ‘노(No)’이다. 전술핵의 전략적 효용성에 비해 NPT 탈퇴로 치러야할 정치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북한 전문가인 란코프 교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이 할 수 있는게 그리 많지 않다.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상징성이 높지만, 실효성이 별로 없다. 미국 핵우산을 생각해야한다. 미국에게 북한 침략을 적극 방어하고 한국을 보호할 이유가 있다면,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미국은 장거리 폭격기 등 다양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반도에 굳이 전술핵이 배치되지 않아도 아주 짧은 기간내에 결정을 내리면 핵무기를 쓸 수도 있다. 따라서 전술핵 재배치는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상징적인 조치로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지나친 희망이 있으면 안된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시사오늘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 유력 매체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대표적 북한 전문가다. 국제사회에서 란코프 교수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란코프 교수처럼 평양 현지에서 수학(修學)한 북한 전문가가 극히 드물다. 또 그는 현실주의 외교노선을 걷고 있는 전문가로 알려졌는데, 그 특유의 날카롭고 직설적인 분석 때문에 보수?진보 진영 모두에서 비판을 받는 이례적인 북한 전문가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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