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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슈④] 매매 제한하고 돈줄 조이고…투기세력 '꼼짝 마라’
문재인 정부 부동산 가격 안정 의지 강해…규제 더 강화될 듯
2017년 10월 02일 (월)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 근절에 나섰다 ⓒ 뉴시스

“미친 전세, 미친 월세 부담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가격 안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후 세 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집값 잡기’에 나섰다. ‘핀셋규제’라는 평가를 받았던 6·19 대책과 ‘규제종합세트’였던 8·2 대책, 후속대책 성격인 9·5 대책은 모두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한 규제 성격이 짙었다.

이 중에서 핵심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8·2 대책은 투기과열지구 부활·대출규제 강화·양도소득세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고, 강남4구를 비롯해 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등 11개 구는 투기지역으로 묶였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LTV·DTI 한도도 40%로 강화됐다. 매매 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는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10%, 3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20% 더 부과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고민이 읽힌다.

문제는 일반 국민들은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어떤 효과를 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용어가 워낙 생소한 데다, 규제의 파생효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지정되면?

문재인 정부는 세 차례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강남4구 등 11개 구를 투기지역으로 설정했다. 투기과열지구는 청약·거래·세금·대출 등을 전반적으로 규제하는 반면 투기지역은 세금·대출 등 금전 위주로 규제한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양자 모두 과열 우려가 큰 지역을 지정해 강도 높은 제한을 가한다는 점은 같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분양권 전매가 소유권이전등기 시까지 제한된다. 사실상 분양권을 사고파는 행위가 금지되는 셈이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도 불가능해진다. 낡은 재건축아파트를 매수해 조합원 지위를 획득한 뒤, 재건축 후 새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에 여러 채 분양받는 ‘재건축테크’도 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실수요자의 피해를 우려해, 재건축아파트를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한 1주택자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LTV·DTI 비율도 40%까지 낮아진다. ‘돈줄’을 묶은 것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하고 차익을 노리는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이다. 다만 실수요자에게는 10%를 완화, 50%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주택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투기 세력을 묶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는 평가다.

효과는 있을까?

문재인 정부가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는 ‘강공책’을 쓴 바탕에는 주택공급량은 충분하지만 투기세력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2~2015년에는 5~7% 수준을 유지하던 다주택 보유자의 매수 비중이 2016~2017년에는 14%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통계에 기반한 문재인 정부의 문제인식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앞선 부동산 대책은 충분히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수요 억제 방안에만 천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통·학군·생활 인프라 등 조건이 좋은 강남권의 새 아파트를 원하는 실수요자가 많다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KBS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에서는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공급되는 물량을 보면 수도권 외곽 지역이 많다”며 “강남이나 서울과 바로 붙어 있는 지역은 물량이 모자라기 때문에, 물량 공급이 수반되지 않으면 8·2 대책도 단발성 효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투기세력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는 정부 진단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오히려 실수요자일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심 교수는 “정부에서는 맞벌이 부부라고 해도 6000만 원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만 실수요자로 보고 있는데, 맞벌이 부부 중 6000만 원 이상 버는 사람들은 LTV·DTI가 강화돼서 주택 구입이 더 어려워진다”고 꼬집었다. 또 “청약 가점제 같은 경우에도 과거에는 40~50% 정도는 추첨을 통해서 주택을 마련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제 자녀가 없거나 가점 요인이 없으면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덧붙였다. 

   
▲ 뜨거운 찬반양론에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 뉴시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이런저런 잡음이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표된 정책 방향과 강도를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이번 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더 강력한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추석 직후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신DTI와 DSR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이 없으면 주택담보대출이 더 까다로워지고, 다주택자는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과 상관없이 대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으로 가는 자금줄을 틀어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여기에 여당 내에서는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아예 다주택 보유 자체를 부담스럽게 만들어, 투기 억제는 물론 공급 물량까지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포착된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강화될 공산이 크다는 평가다.

*LTV·DTI·DSR란?

LTV(Loan To Value Ratio)

주택담보 대출비율. 주택을 담보로 하는 최대 대출 가능 한도를 말한다. 5억 원짜리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LTV가 50%라면 최대 2억5000만 원을, 60%라면 최대 3억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LTV 비율이 내려가면 대출액이 적어져 ‘돈줄’이 묶이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DTI(Debt To Income)

총부채상환비율.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에 신용대출, 자동차할부 등 다른 대출의 이자만 더한 값을 연소득으로 나눠 대출 한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만약 연소득이 5000만 원인 A씨가 매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2000만 원, 신용대출 이자로 400만 원, 자동차 할부이자로 100만 원을 내고 있다면, A씨의 DTI는 50%가 된다. 정부가 DTI 비율을 50%로 제한할 경우,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DTI 역시 비율이 내려가면 시중에 풀리는 돈이 줄어들게 되므로, LTV와 같은 논리로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가계부채 관리를 기대할 수 있다.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TI와 비슷하지만,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다른 대출로 나가는 돈의 원금까지 함께 본다는 점이 다르다. A씨를 예로 들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신용대출 이자+자동차할부 이자 2500만 원에 신용대출 원리금과 자동차할부 원리금까지 DSR 계산에 포함된다. DSR보다 더 정확히 상환능력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이 더 까다로워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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