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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절규 팽개친' 릴리안생리대 판매 재개
<기자수첩>기업·정부 '숫자 논리'에 작아지는 피해자 목소리…외로운 싸움은 계속된다
2017년 10월 16일 (월) 안지예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여성환경연대가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생리대 모든 유해성분 규명 및 역학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생리대를 몸에 붙이고 죽은 듯 일제히 바닥에 드러눕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희정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생리대의 인체 위해성이 낮다고 밝히면서 1000여명을 웃도는 피해자들의 싸움이 점점 외로워질 전망이다. 릴리안 생리대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위해성 파문 이전으로 돌아가면서 여론도 점차 분산되고 있다. 

16일 현재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이미 논란이 일었던 생리대 판매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 식약처가 생리대의 인체 유해성이 미미하다고 발표한 이후 판매를 중단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판매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깨끗한나라는 식약처 발표 직후 “환불은 물론 판매 및 생산 중단에 따른 막대한 손실로 경영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판매 재개를 밝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회사 측에 따르면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인한 손실액은 5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소비자가 깨끗한나라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도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생리대에 존재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의 인체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최대 검출량을 기준으로 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시험 대상 생리대들이 모두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안전역 값을 나타냈다고도 설명했다. 

기업이 손실액을 앞세우고 식약처가 낮은 수준이라는 유해성 수치를 쏟아내는 동안 피해자의 이야기는 점점 작아졌다. 파문 초반만 하더라도 부작용 사례가 수없이 조명됐지만 기업과 정부의 ‘숫자 논리’ 앞에 여성의 몸은 객관적인 증거로써 효력을 잃어 갔다. 

피해자들은 그 어떤 숫자로도 부작용 수준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 특정 생리대 사용 후 얼마나 통증이 심화됐는지, 얼마나 생리양이 줄었는지 등에 관해 몸 자체가 증거라고밖에 대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에 따라오는 것은 ‘여성들이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과 부작용과 생리대 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라는 강요였다. 

피해자가 모든 것을 입증해야 하는 폭력적인 상황은 불과 몇 년 전에도 있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6년 전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제대로된 사과와 보상은 아직도 요원하다. 피해자들의 절규는 현재진행형이다. 

오는 17일 식약처 국감이 열린다. 이날 국감에는 생리대 제조업체 대표와 위해성 시험을 진행한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식약처 발표로 제조업체들에 면죄부가 주어진 상황에서 과연 의미 있는 이야기가 오고갈지 의문이다. 

현재 릴리안 생리대 소송 카페에서는 두 달 가까이 소송 준비에 한창이다. 카페가 개설된 지난 8월 21일부터 매일 몸의 변화를 호소하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해자는 없다.

안지예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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