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밥그릇 싸움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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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밥그릇 싸움 일단락
  • 차완용 기자
  • 승인 2009.07.1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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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 공방으로 2차전 예고
대주주들의 ‘부당이득’과 ‘먹튀’ 논란 등 갖가지 추측으로 일동제약 안팎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했던 경영권 분쟁이 다행히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일단락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양재동 일동제약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개인 주주(2대 주주)인 안희태 씨가 추천한 사외이사 2명과 감사 1명에 대한 선임 안건이 부결된 것이다.
안 씨는 지난 4월 “우량 자회사인 일동후디스의 지분 변경에 의혹이 있음에도 일동제약 이사회와 감사가 제 역할을 못했다”며 자신이 추천한 사외이사(2명)와 감사(1명)에 대한 선임을 요구해 왔고, 표결까지 갔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주총 결과와 상관없이 일동제약 경영진을 견제하는 활동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제2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도대체 일동제약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대주주간 경영권 분쟁
 
▲ 이금기 회장     © 시사오늘
일동제약의 경영권 분쟁은 최근 2대주주인 안희태씨가 기존 특별관계인을 2인에서 7인으로 늘리며 장내매수를 통해 주식 27만여 주를 추가 취득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안씨 측은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임을 강조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반면 일동제약은 자칫 경영상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 점을 감안,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일단 양측의 표면적 지분율은 팽팽하다. 현 경영진 측인 윤원영 회장과 이금기 회장 측은 23.0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2대주주인 안희태 씨는 특수관계인 보유지분 11.83%와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코스모투자자문(10.4%)을 합하면 22.23%로 최대주주 측과 박빙이다.

2대주주 안희태씨 측의 가장 큰 명분은 현 경영진이 일동후디스의 감자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 제기다.

안씨는 “현 경영진이 일동제약이 100% 소유했던 자회사 일동후디스에 대해 2004년 12월 유상감자를 결정했다”면서 “당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일동후디스를 왜 일동제약이 9억원의 손실을 입으면서까지 책임져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2004년 당시 감자결정으로 1대주주였던 일동제약의 지분은 48.33%에서 33.33%로 15%나 줄었다. 대신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의 대표이사인 이금기 회장과 처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4.33%에서 37.25%로 12.92%나 급증했다.

이금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들의 일동후디스 지분은 2007년 기준으로 39.85%로 점차 늘어나 일동후디스의 1대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안씨는 이 같은 점을 들어 “일동후디스의 감자를 통해 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 측은 “인수 직후의 일동후디스는 전혀 우량 자회사가 아니었다”며 “인수 후 4년간 많게는 매출액의 77%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결손금을 갖고 있었고, 일동제약도 일동후디스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찾아온 IMF 위기로 1998년에는 워크아웃 상황까지 처해져 일동후디스가 자본잠식은 물론 지속적인 결손으로 도산위기에 처했어도 일체 지원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를 보다 못한 일동후디스의 임직원들이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거나 대리점주들까지 출자하는 등으로 일동후디스의 유상증자(30억원)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지분율이 감소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2대주주 안씨의 경영참여 의도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나섰다. 2대주주 측의 목적은 어떻게든 경영에 참여해 결국 일동제약을 M&A를 통해 비싸게 팔기 위한 것이라며 일련의 주장들도 안씨 측의 고의적인 흠집 내기라고 비난했다.
 
◇주총 위임장 진위논란…‘2차전 붙나’ 관심

이번 주총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 됐음에도 불구, 아직 일동제약의 경영권 싸움의 불씨는 남아있다. 이번에는 표대결을 두고 투명성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안씨 측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위임한 위임장의 진위여부 등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상황이다.


 
안씨 측 관계자인 글랜우드투자자문 정우종 이사는 이날 주총에서 “이번 표결과 관련해 법적 다툼을 방지하기 위해 접수된 위임장의 확인을 요청했지만 회사가 거부했다”며 “일동제약이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숨기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씨 측은 또 “회사가 영업사원을 동원해 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의결권 행사를 권유했다”며 “이는 분명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 혐의”라고 지적했다.
일동제약 한 관계자는 “주총에 제출한 위임장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다”며 “안씨 측이 원하는 날, 원하는 장소에서 모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영업사원이 업무시간 내 주주동의서를 받으러 다닌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본사 내에서 확인하지 못한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제 업계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일련의 투명성 논란이 법적공방으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안씨 측도 “이번 주총이 법적으로 효력을 발생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다”고 말해 법정 다툼에 힘을 실었다.
일단 일동제약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가 있으면 재판에 회부해 법원의 판결을 받으면 된다”며 강경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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