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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취업 1순위는 '잘난 부모 둔 자식'
<기자수첩>스펙보단 금수저…채용비리로 드러난 금융권 민낯
2017년 10월 19일 (목)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 '금융권 채용박람회'에서 실시된 현장면접 부스 앞에는 구직자들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시사오늘

“오늘 현장 면접을 시행하는 은행의 경우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열정을 보여준 인재에게 서류 면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차별 없는 금융권 채용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활용해 미래의 새로운 일자리도 마련하겠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지난 9월 금융권 53개사가 참여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전한 말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후원한 이번 박람회에서 은행권은 ‘탈스펙’ 전형을 새롭게 도입해 기존과는 다른 인재를 뽑을 것이라 선포했다. 

평소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알려져 있던 금융권의 이러한 변화에 청년들의 기대는 상당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취업준비생들부터 교복차림의 고등학생들까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또 이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각자의 예상 질문을 곱씹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정감사가 시작되며 드러난 ‘금융권의 민낯’은 ‘채용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던 대한민국 청년들의 열정과 시간을 비웃었다. 

지난 17일 국감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우리은행의 ‘2016년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문건을 통해 우리은행이 지난해 채용과정에서 국정원·금감원·VIP고객 자녀 및 친인척 16명을 특혜로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당시 우리은행의 하반기 공채가 113대 1의 경쟁률을 보일만큼 치열했던 것과 관계없이 ‘금수저’들은 추천서에 이름이 오른 것만으로도 최종합격이 가능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최흥식 금감원장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우리은행 감찰 이후 다른 은행들에도 현장 감사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감사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금감원도 이미 내부 채용비리로 인해 곤혹을 치루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채용에서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채용인원을 늘리거나 지원자의 배경을 둔갑하는 행태를 보였다. 심지어 채용비리가 지적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금융권에서는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도입을 내세우면서 너도나도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모순적이게도 청년들에게 이러한 혁신의 주인공이 되라고 독려한다. 하지만 청년들은 금수저들에게 밀려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지니고 있다는 청년들에게 '노력'과 '혁신'을 말하기 전에, 윗물을 맑게 하려는 기성세대의 '노력'과 '혁신'이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닐까.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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