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국민의당+바른정당 바라보는 민주당의 불편한 시선
[취재일기] 국민의당+바른정당 바라보는 민주당의 불편한 시선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7.10.20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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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파트너' 한국당 몰락 가능성
중도 표심 흔들리면 전략 새로 짜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분위기가 썩 유쾌하지 않다. 좌클릭을 통해 진보 지지층을 거의 흡수한 상황에서, 극단의 우클릭을 하고 있는 한국당이 오히려 '카운터 파트너'로 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도 표심이 흔들리면 향후 선거전략도 수정해야 할 판국이다.

앞서 자유한국당으로의 통합이 유력해 보였던 바른정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손을 내밀자 급선회했다. 중도신당이라는 새로운 세력의 기대감 때문이다.

양당제로의 회귀를 반복해왔던 한국 정치사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결국은 민주당과 보수통합야당의 구도가 만들어질 거라고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다들 예측을 조심스럽게 하긴 했지만, 복수의 정치평론가와 여의도 정가의 관계자들이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그러한 전망을 내놨다. 이는 민주당 측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분위기가 썩 유쾌하지 않다. 좌클릭을 통해 진보 지지층을 거의 흡수한 상황에서, 극단의 우클릭을 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오히려 '카운터 파트너'로 편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게다가 중도 표심이 흔들리면 향후 선거전략도 수정해야 할 판국이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민주당은 ‘마이웨이’를 걷는 한 야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괜찮다는 태도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실의 핵심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지금 당원 가입이나 지지율을 보면, 일단 국민들이 믿고 맡겨주신 상태 아니겠나”라면서 “괜히 다른 당이나 정치지형을 생각하며 정쟁을 하면 오히려 안된다. 민생과 정책에 집중하면 자연히 우리 당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민주당이 현재 진행 중인 야권의 움직임을 무시하기엔 찜찜하다. 만약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며 중도신당을 탄생시킬 경우, 민주당엔 다음과 같은 간접적 영향을 전망할 수 있어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받았던 반사적 추진력이 상당부분 떨어져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지난 총선에서 간신히 이뤘던 동진(東進)도 가로막힐 공산이 큰 데다, 중도 지지층의 이탈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더욱이 국정농단의 핵심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그런 측면에서 까다롭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으로 탄생한 중도신당의 입장에서 볼 때,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스탠스’의 폭도 훨씬 넓어진다. 이와 관련,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대선승리로 사실상 많이 치유됐다”며 “다음 경쟁은 민생과 관련된 이슈일 텐데, 그런 측면에선 여전히 이념적으로 우리를 빨갱이라고 부르는 한국당이 오히려 상대하기 편하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

점점 커져가던 영남민주당의 기세가 중도신당으로 인해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에서 5석을 비롯해 영남에서 무려 8석을 가져오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실패한 동진에 일부 성공한 민주당이다. 그런데 지역화합을 내세우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쳐지고, 부산경남(PK)의 중도보수층을 자극할 경우 곤란할 수 있다.

바른정당 이기재 양천구갑 지역위원장은 지난 10일 한 강연에서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자유주의적 보수는 PK의 정서와 잘 맞는다”면서 “민주당의 지난 총선 승리는, 정통 대구경북(TK)식 보수가 주류가 된 새누리당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이 부분을 파고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과거 민주화 운동 내 보수세력이라 할 수 있는 YS의 민주계가 장악했던 PK다. 만약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민주당과 일합을 겨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중도신당 탄생으로 빠져나갈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은 변수가 되지 못한다. 이미 사실상 민주당이 민심 장악이 끝난 상태다. 민주당 광주시당의 한 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사실상 국민의당과 분당 이전 수준의 지지도와 신뢰를 거의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항상 한국에 부동표(浮動票)로 존재했던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을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그 개념의 안정도와 별개로, ‘극중주의’라는 이야기를 꺼냈던 국민의당 안 대표의 의중은 확실하다. 야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본지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의 지지율 중 상당부분은, 조금 마음에 맞지 않아도 차선(次善)으로 민주당을 미는 분들일 것”이라며 “제대로된 제3지대가 나오면 움직일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정당의 성향은 양극화되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중도성향에 수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렇게 되면 민주당도 아마 당장 지방선거전략을 다시 짜야 할 수도 있다”면서 “지금은 정부도 그렇고, 지나치게 좌편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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