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갈지자(之) 행보'와 대권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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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의 '갈지자(之) 행보'와 대권욕심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10.22 23: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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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의당과 통합 제스처는 '바른정당 통합파-한국당' 통합 논의 '판 흔들기'
본인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오락가락' 행보 한다는 비판 목소리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듯싶더니 ‘제동’을 걸며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본인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갈지자(之) 행보’를 하는 것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 뉴시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듯싶더니 ‘제동’을 걸며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본인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갈지자(之) 행보’를 하는 것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인 자강파 유 의원은 바른정당 통합파와 자유한국당 간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국민의당과 통합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시사했다.

유 의원은 지난 1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에 통합 논의가 이어지면 자유한국당에서도 동참할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과의 연합공천 가능성과 관련, “국민의당이 후보를 내기 어려운 지역은 우리(바른정당)가 내는 방식의 선거연대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며 “성사된다면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임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과 겨뤄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도 같은 날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14일 이틀간 민주당‧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4개 정당들의 ‘당 대 당 통합 효과’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정당 지지율이 19.7% 수준까지 오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민주당(46.3%)에 이어 2위 수준이다. 한국당은 15.6%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자 유 의원은 돌연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당이 안보문제에서 그동안 오락가락을 많이 했고, 우리와 생각이 다른 정책이 분명히 있다”며 기존 입장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유 의원의 ‘갈지자(之) 행보’는 바른정당 통합파와 한국당 간의 통합 성사 분위기를 흩트려 놓아 ‘판을 흔들겠다’라는 전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 나아가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뒷전이고 당을 장악한 후 차기대선에 도전하겠다는 '대권욕심'으로 비춰진다.

유 의원이 국민의당에 제시한 통합 전제조건만 봐도 그렇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20일 ‘유 의원이 양당 간 통합 조건으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출당을 요구했다’라고 보도했다. 박 전 대표는 “사실이라면 주제넘은 망언”이라고 즉각 반발했고, 유 의원은 “이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수습했다.

이에 대해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이날 YTN 〈김선영의 뉴스나이트〉에 출연해 “사실 기사라는 게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는 법이 없다”면서 “애드벌룬을 띄우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이) 우리의 요구는 이렇다’라고 띄워놓고 수습하고, 띄워놓고 수습하고 그러다 보면 기정사실화가 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이 제시한 통합 전제조건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 호남을 기반으로 탄생한 국민의당이 ‘햇볕정책 대표론자’인 박 전 대표를 출당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유 의원은 간접적으로 국민의당과 합당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유 의원 입장에서는 국민의당과 합당을 해봤자 본인의 대선 발판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합당하더라도 추후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안철수 대표와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대중적 인지도나 두 당이 합당할 경우 '세'에서 안 대표가 유 의원에게 앞선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솔직히 유 의원의 ‘대권 욕심’은 지난 5‧9 대선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바른정당은 지난 4월 25일 유 후보와 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3자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유 후보가 ‘반대’ 의사를 밝혀 무산됐다. 이후 이에 반발한 권성동·김성태·김재경·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이진복·장제원·홍문표·홍일표 의원은 지난 5월 2일 탈당, 한국당행(行)을 택했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탈당 배경에 대해 “유승민 후보가 우리와 함께 할 사람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있었다”면서 “정치인은 똑똑하다고 표를 주지 않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을 때 지지를 하는 것인데 선대위를 구성할 때 선대본부장, 상황실장, 대변인단을 거의 다 측근들로 구성했다”고 유 후보는 에둘러 비판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도 5월 12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들이 탈당하려고 했을 때 유 후보는 (그분들에게) 전화 한 통도 안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유 의원의 리더십 부족을 지적했다.

바른정당이 당내 대선후보 경선의 흥행을 위해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영입을 적극 추진하면서 경선 일정 과정을 조율하자고 했을 때도, 유 의원 측이 적극 반발하면서 정 전 총리의 영입은 무산됐다. 이후 전 총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에 입당할 마음이었으나, 대선후보 경선일정을 맞출 수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 의원은 22일 “개혁보수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당을 같이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유 의원이 말하는 ‘개혁보수’는 오로지 본인이 중심이 돼야 실현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그토록 개혁보수를 외칠 때 '유승민'의 이름은 들어 본적이 없다. 유 의원이 말하는 '보수가치'가 '대권욕심'으로 들리는 건 지나친 상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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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범 2017-10-23 00:12:49
송오미 기자님! 사람의 속 마은을 그렇게 단칼에 함부러 일갈해도 되는 것인지요? 내가 생각컨대, 유승민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에서,처음부터 원칙을 가지고 의견을 개진했는데, 이 무슨 황당한 대권욕을 입힌 기사입니까? 나는 회색 빛깔을 싫어하지만 자기의 위치를 이용한 일방적 매도는 더욱 증오합니다. 의도가 없는 기자의 선명한 의견이라면 유승민 의원의 입장을 다시 살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