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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오해와 신뢰
2017년 10월 23일 (월) 윤종희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23일 현재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국회의원들의 기업 때리기가 한창이다.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신해 기업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저 자신을 부각시키려고 정확한 근거 없이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들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의원들의 ‘갑질’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기업이 있을까?

이 대목에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떠오른다. 그가 정치권과 드러내놓고 맞붙은 건 아니다. 특별히 정치적 발언을 한 일도 없다. 정치권에서 쑤셔댔지만 그저 은행 CEO로서 소리 없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 성과를 냈다.

지난 17일 국가정보원이 발표한 ‘국정원 간부의 청와대 비선보고’ 자료에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이 행장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나갈 즈음인 지난해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그의 뒤를 캔 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보고한 내용이 나온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앞으로도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소리없이 강한 리더십을 보일 것 같다. ⓒ뉴시스

당시는 우리은행 안팎에서 이 행장 흔들기가 한창이었던 시기로, 특정 세력이 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 최순실 씨를 통해 ‘이광구 흔들기’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게 사실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온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서금회’ 멤버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붙여진 ‘친박’ 꼬리표는 이번에 떼어졌다. 아울러, 주변의 정치적 소음에도 아무런 흔들림 없이 담담했던 그의 자세가 한층 돋보이면서 신뢰감이 더욱 깊어졌다.

그 동안 정치권과 재계는 갑을 관계처럼 보였다. 기업들이 정치권에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 행장은 아무런 정치적 ‘제스처’도 없이 특유의 조용함으로 정치권을 무색케 했다. 정치인 리더십보다 CEO 리더십이 한 수 위라는 느낌도 줬다.

만약 정치권에서 이 행장과 같은 사례가 있었다면 해당 인물에 대한 ‘영웅 만들기’가 떠들썩하고 분주하게 진행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 행장은 여전히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정치권의 ‘가벼움’과 차별화된다. 이런 그를 두고 재계의 한 인사는 독야청청(獨也靑靑)이라는 표현을 썼다. 모든 것이 변해도 결코 변하지 않으며 제 모습을 지키는 굳은 절개를 뜻하는 말이다.

이광구 행장은 그 동안 민영화 달성 등 굵직한 성과를 냈음에도 결코 요란스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조용한 행보’는 조직 전체에 안정감을 줬고 강한 은행 구축이라는 목표에 원동력이 됐다.

그의 별명은 고급 세단 ‘K9’이다. 이 행장은 앞으로도 고급 세단처럼 소리 없이 강하게, 또 안정감 있게 우리은행을 이끌 것 같다.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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