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홍준표, 보수 통합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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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홍준표, 보수 통합 물 건너가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10.25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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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막힌 인적 쇄신…보수 통합 명분 세우기도 쉽지 않을 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위기에 몰렸다. 보수 통합을 위한 ‘친박(親朴)’ 청산 과정에서 거센 역공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 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위기에 몰렸다. 보수 통합을 위한 ‘친박(親朴)’ 청산 과정에서 거센 역공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친박 청산에 브레이크가 걸리자, 홍 대표가 추진하는 바른정당과의 합당도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 청산 돌입했지만…가능성 낮아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22일에는 홍 대표가 직접 나서 서·최 의원을 겨냥, “6년 동안 박 전 대통령을 팔아 호가호위(狐假虎威)했던 분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실상 홍 대표가 친박 핵심 세력 ‘등 떠밀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러자 침묵을 지키던 친박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 의원은 당 윤리위가 탈당을 권유한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독재적 행태이자 정치적 보복 행위”라며 홍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성완종 게이트’ 당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적이 있다”며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때는 제가 진실을 증거로 내겠다”고까지 했다.

상황이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친박 청산 작업은 결국 ‘표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친박이 한국당 ‘최대 주주’라는 점이다. 현재 친박은 박 전 대통령 출당 건을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의결권을 가진 최고위원 9명 중 5명 이상이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최 의원 출당은 가능성이 더 낮다. 현역 의원인 서·최 의원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現 바른정당 의원들이 한국당에 몸담고 있던 시절에도 친박 핵심 의원들을 제명하는 데 실패했던 바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 제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미다. 

▲ 현역 의원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 뉴시스

위기 몰린 洪…어려워진 보수 통합

이에 따라 홍 대표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던 보수 통합도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 핵심 의원 제명이라는 ‘명분’ 없이는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합당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까닭이다.

25일 〈뉴시스〉가 공개한 바른정당 의원 전수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기류를 읽을 수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바른정당 의원 20명 중 9명이 ‘박 전 대통령과 서·최 의원 등 친박 핵심이 청산된 한국당과 보수 통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여전히 많은 바른정당 의원들은 친박 청산을 보수 통합 전제조건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무성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출당이 바른정당을 탈당할 명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과의 생각 차이를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역설적으로 대표적 통합파인 김 의원조차도 박 전 대통령 출당을 ‘최소한의 조건’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25일 〈시사오늘〉과 만난 홍 대표 측 관계자 역시 “정치는 명분인데, 아무리 바른정당이 어려워도 아무 명분 없이 돌아오려고 하겠나”라며 “바른정당도 바른정당이지만 국민들 마음을 되찾아오려면 우리가 뭔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인적 쇄신 작업이 친박이라는 벽에 막히면서, 임박한 듯 보였던 보수 통합도 ‘스톱’된 분위기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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