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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中企 성장 '올인'하는 정부…문제는 '규제'다
'장하성-김상조-홍종학' 反재벌 트리오 내세운 정부…'개혁'될까 '개악'될까
2017년 10월 25일 (수) 유경표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미소짓고 있다.ⓒ뉴시스

‘적폐청산’을 국정운영 1순위로 내세우며 개혁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트로이카 ‘3인방’ 완성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홍종학 전 국회의원을 내정했다.

홍 후보자는 대표적인 ‘반(反) 재벌론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2000년 발표한 ‘재벌 문제에 관한 두 가지 견해: 진화가설 대암세포 가설’이라는 제하의 논문에서 재벌을 ‘암세포’로 규정했다. 재벌이 끊임없이 확장하며 중소기업을 몰락시키고, 죽어야 할 때 죽지 않으며, 끊임없이 자금을 끌어다 써 다른 기업에 피해를 주고, 망할 때는 국가 경제 전체를 휘청이게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는 2008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소속 한국민주주의 연구소가 주최한 ‘6월 항쟁 학술토론회’에서 발표한 ‘친기업주의와 한국경제’라는 제하의 논문에선 박정희 정부이 산업화 정책을 독일 히틀러의 나치즘과 비교하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미 ‘재벌 저격수’로 악명(?)을 떨친 장하성 전 고려대 교수와 김상조 전 한성대 교수는 각각 청와대 정책실장,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요직을 꿰찼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방향을 설계하고 추진하는 '중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홍종학 후보자까지 중기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장하성-김상조-홍종학’의 재벌개혁 3각 편대가 완성되는 셈이다. 정부가 본격적인 ‘재벌개혁’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쥐게 될 것은 물론이다. 

한편으로, 홍 후보자의 중기부 장관 지명을 바라보며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중소기업이 살아야 국가경제에도 보탬이 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경제 관료라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대립 구도로 놓고 착취와 피착취 관계로 단편적 해석을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생태계는 매우 복잡하고 유동적이다. 오늘날에는 아무리 굴지의 대기업이라 해도 중소기업과의 협력 없이는 물건을 만들 수 없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협력업체는 대기업 입장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파트너다. 이 같은 강소 기업들은 대기업의 대규모 외주를 통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더욱 나은 기술개발에도 매진할 수 있게 된다.

서비스업 등도 마찬가지다. 아웃소싱을 통해 일자리를 얻은 노동자들을 편법고용 된 ‘비정규직’으로 보는 시각이 만연하지만, 이들도 엄연히 협력업체의 ‘정직원’이다. 이러한 생태계를 무시하고 모든 인원을 외주를 주는 기업의 정직원으로 전환시키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현실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노동유연성이 경직된 나라일수록 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미국 디트로이트 등 외국의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실이다. 결국은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아웃소싱 시장을 죽이는 패러독스적 결과까지도 낳을 수 있다.
 

   
▲ 국무회의가 열린 25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장하성(왼쪽)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규제, 또 규제…"  경제 살리기의 첫 단추는 '기업 숨통 틔우기'

“아무리 잘 나가는 중소기업이라도 중견기업 이상으로 발전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죠.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이 모두 끊기니까요. 그러니 (근로자 수를) 300인 미만에서 더 늘리려 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일전에 모 경제단체 관계자와의 식사 자리에서 들은 말이다. 근로자 수에 따라 중소·중견 기업을 나누는 기준은 개정된 조세특례법이 2015년 1월 시행되면서 바뀌었으므로, 사실과는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 

다만, 일부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회사의 성장을 도리어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일지 모르나, 엄연한 현실이다.

중소기업 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중소기업이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일 경우 중견기업으로 규정되며, 세재혜택과 재정지원 등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는 중소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쳐줄 수 있는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자칫 ‘온실 속 화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에 매년 약 16조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고질적인 저(低) 생산성을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해법은 ‘퍼주기식’ 예산집행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선 먼저, 여러 복잡한 규제를 풀어 중소기업의 막힌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융통성 있는 규제 개혁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촉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런데,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 정책의 일면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의지와 달리, 방향이 거꾸로 돼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된 문재인 정부인 만큼, 큰 기대감을 가졌던 중소기업계에선 벌써부터 성토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한다는 정부의 계획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계 현실을 돌아보지 않은 일방통행식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정책 집행에 따른 손해는 결국 국민의 ‘혈세’로 메꾸겠다고 한다. 또 ‘퍼주기’의 악순환이다.

‘장하성-김상조-홍종학’ 트로이카가 그리는 우리경제의 청사진은 ‘장밋빛’ 일색이다. 노동친화적인 소득주도 성장을 통해, 가계소득을 늘려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내용은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와 그리스 등 ‘반시장적·반기업적’ 정책을 편 나라들의 끝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는 교훈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유경표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담당업무 : 재계, 반도체, 경제단체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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