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국회 상임위원장 잔혹사…‘중립성’ 논란 매년 도마 위
[취재일기] 국회 상임위원장 잔혹사…‘중립성’ 논란 매년 도마 위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10.26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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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중립성’ 국회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국회 상임위 회의장은 여야 간 불꽃튀는 신경전이 오고 가는 장소다. 특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모아지는 국정감사 때면 이러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가 있다. 바로 회의장 정중앙에 앉아 회의를 주재해야하는 ‘상임위 위원장’들이다. 상임위 위원 중 한사람으로서 의견을 낼 수도 있지만, 회의를 주재하는 중간자적 입장에 서있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도 못한다. 때문에 매년 상대 측이 “위원장으로서 중립을 지켜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러한 위원장들의 ‘중립성 잔혹사’는 올해 국감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2일 외교부 국감이 진행됐던 외통위 회의실.

‘난감한’ 표정의 심재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을 두고 한국당과 민주당 간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위원의 한사람으로서 의견도 말씀드리고 질의를 하려고 한다. 전술핵 재배치가 오히려 선제공격 가능성을 높이는 등 비핵화 하자는 근본취지를 무너뜨린다고 생각하는데….”

위원장이 직접 여야 간 대립이 치열한 사안에 대해 견해를 내비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위원으로서’ 견해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과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한국당 이주영 의원 - “첨예하게 견해가 나눠지는 부분에 대해, 공정한 진행자로서의 그런 모습을 보여 주시 것은 적절치 못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 - “(위원장도) 위원으로서 (질의시간) 10분시간이 주어져 있다.”

심재권 위원장 - “국회법에 명기된 사항을 준수하고 있다. 위원의 한사람으로서 제 이야기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당 윤영석 의원 - “위원으로서 물론 질의와 말씀 하실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된다면 공정한 진행자로서, 회의의 조정을 해야 할 위원장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다.”

▲ 국회 상임위 회의장은 여야 간 불꽃튀는 신경전이 오고 가는 장소다. 특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모아지는 국정감사 때면 이러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뉴시스/그래픽=김승종

‘위원장 중립성’ 논란은 다음날 국감에서도 계속됐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곳은 지난 13일 해수부 국감이 열렸던 국회 농해수위 회의장이었다. 이날 국감장에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설훈 신임 위원장도 야당 위원들의 거센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더 이상 회의진행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설훈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국감 파행이었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정회 이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발언을 이어나가며 “위원장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당시 위원장과 야권 의원들의 충돌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던 대목이다.

◇ ‘위원장 중립성’ 국회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연이어 벌어진 ‘위원장 중립성’ 논란에, 기자는 ‘위원장이 자기 견해를 정말 말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국회법 제49조에 명시된 상임위원장의 직무는 ‘위원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하는 것’이며 ‘위원회의 의사일정과 개회일시를 간사와 협의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원장이 증인에게 질의를 하거나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에 대해서는 국회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야권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위원장 중립성’에 대한 언급도 규제도 없다. 국회법상 위원장도 상임위 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기 견해를 내비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자는 또 다시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국회법에 명시되지 않는 ‘위원장 중립성’을, 야권 의원들은 왜 그렇게 지적하는 것일까.

그 답에 대해 기자가 만난 한 정계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정치공세를 위한 ‘적당한 핑계거리’아닌가.”

여야 간 의견대립이 격화되면 간사 협의를 위한 정회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위원장 편향성을 이유로 위원장이 ‘위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질의와 견해를 밝히지 못한다면, 그 손해는 이는 국감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에게 가지 않을까.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후회없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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