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3 목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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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혼합(이원)정부제는 샴쌍둥이가 아니다
<강상호의 시사보기> 권력구조-중하위 정치제도 조응성 고려하면 혼합정부제로의 개헌 불가피
2017년 10월 26일 (목)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금년 초 국회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와 자문위원회가 구성되고 헌법 개정 논의를 시작한지 9개월이 되었다. 8월 29일 부산에서 시작된 ‘국민대토론회’도 전국 11개 지역에서 모두 마쳤고, 10월 말이면 자문위원회의 보고서가 취합될 것으로 보인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정부형태 권력구조 문제가 핵심적 사항으로 부각되었지만, 이번 10차 개헌 논의가 제헌 수준으로 확산되면서 기본권과 지방분권 그리고 사법개혁 등 어느 것 하나 합의를 도출해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필자는 정부형태 분과에서 권력구조와 관련된 이슈들을 검토해 왔는데, 헌법 조항 중 다수가 정부형태 권력구조와 연관된 것이어서 큰 틀에서 합의 안을 가장 먼저 만들어 내야 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분과 중에서 가장 늦게 보고서가 만들어졌다. 그것도 단일 안에 합의하지 못하고 복수 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논의 과정에서 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 그리고 혼합정부제를 함께 검토했으나, 보고서에는 다수 안으로 혼합정부제가 그리고 소수 안으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제안된 것이다.

이미 중앙 언론에 실명으로 보도된 것처럼 정부형태 분과 자문위원 11명 중 6명이 혼합정부제를 선호하였고, 2명이 대통령제를 그리고 또 다른 2명이 내각책임제를 선호하였다. 나머지 1명은 내각책임제에 가까운 혼합정부제를 선호했지만 차선으로 순수 대통령제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서 기타로 분류되었다. 자문위원회에서는 혼합정부제라는 용어보다는 분권형 정부제 혹은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용어를 더 선호하지만, 국회 개헌 특위에서 혼합정부제로 표기하기로 함에 따라 자문위원회에서도 분권형 정부제 혹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혼합정부제로 표기하기로 했다.

자문위원회 정부형태 분과 보고서에서 혼합정부제가 다수 안으로 제시된 이유 중 하나로 정부형태 권력구조와 중하위 정치제도 간의 조응성 분석 결과를 들 수 있다. 1987년 9차 헌법 개정이후 헌법 사항인 정부형태 권력구조는 바뀌지 않은 반면, 법률 사항인 일부 선거제도와 정당제도 그리고 정치문화는 현실적 요구를 반영하면서 변해왔는데, 이 변화가 현행 대통령제와 충돌하면서 문제를 야기하고 정치를 비효율적으로 만든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첫째, 2004년 총선에서 1인 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도입됨에 따라 정당투표가 국회 의석수 분포에 영향을 주었고, 정당 지지도와 국회 의석수를 연동시키려는 비례성 강화 요구는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둘째, 선거제도의 변화와 사회적 요구의 다변화로 유의미한 정당의 수가 늘어나 다당제가 상수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결선투표제가 도입된다면 다당제는 더 확산되고 고착화 될 것이다.

셋째, 다수결 민주주의가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민주와 독재 그리고 이념적 대결구도에서는 작동되었던 다수결 민주주의가 탈 진영주의와 이슈대결의 구도에서는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전체적으로 타협과 연대 그리고 협치가 필요함에 따라 제로섬 게임의 다수결 민주주의보다는 합의제 민주주의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넷째, 지방분권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 중, 지방 분권화를 제외한 비례성의 강화, 다당제의 상수화, 합의제 민주주의로의 이행 등은 대통령제와 상충한다는 점에서 다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고, 그 대안으로서 혼합정부제를 고려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행 헌법도 대통령의 정치적 배려에 따라 책임총리제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운영의 묘라는 것은 불확실하고 리더십과 관계없이 제도적으로 총리의 선임과 권한을 명시해야한다는 점에서 혼합정부제로의 개헌이 불가피하다.

일부에서는 대통령과 총리의 갈등으로 정국이 교착상태로 빠질 것을 우려하는데, 임기가 보장된 대통령과 민심추이에 민감한 의회에서 선출된 총리가 각각 다른 정당에서 배출된 동거정부가 된다하더라도, 이는 대통령제 하에서 발생하는 여소야대의 별거정부보다 정국 문제 해결에 훨씬 효율적이 될 것이다. 문제는 혼합정부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인데, 필자는 책임총리제를 제도화하는 수준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혼합정부제가 샴쌍둥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무회의가 실질적인 의결기관이 되어야 하고, 내각은 책임 장관제로 운영되어야 하며, 정부형태 권력구조는 대통령 중심 혼합정부제로 디자인되어야 할 것이다. 

   
 

-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 행정자치부 중앙 자문위원
- 경희 대학교 객원교수
- 고려 대학교 연구교수
- 국민 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현)
-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현)
-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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