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회피'·'억울'…식품·유통업계 수장들의 국감 해명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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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회피'·'억울'…식품·유통업계 수장들의 국감 해명 백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11.01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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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조주연 맥도날드 대표, 스티븐 리 크리스토퍼 피자헛 대표,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국회 국정감사가 지난달 31일 종합국감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증인 출석을 받은 주요 식품·유통업계 수장들이 모두 국정감사장에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해외 출장과 업무 등을 이유로 출석률이 저조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각 기업 대표들이 직접 국감 증언대에서 논란에 관한 저마다의 해명을 내놨다. 

조주연 맥도날드 대표이사와 스티븐 리 크리스토퍼 피자헛 대표이사는 각각 지난달 31일 열린 보건복지위,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다만 이들은 자사를 둘러싼 논란에 관해 인정하진 않았다. 

조주연 대표는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환자 발병 사건과 관련 “의학적 인과관계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조 대표는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햄버거와 HUS와의) 의학적 인과관계는 수긍하기 어렵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만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과 양승조 위원장 등이 사과를 요구하자 “일련의 사태에 당황스럽게 생각한다”며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사과를 회피했다. 

스티븐 리 피자헛 대표 역시 가맹계약 일방 해지, 불투명한 광고비 집행 등 그동안 점주들이 문제제기해 온 ‘갑질’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스티븐 리 대표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스티븐 리 대표는 “10년 이상 운영한 점주가 식품안전, 고객만족, 브랜드가치 등을 준수할 경우 연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프로모션 진행도 동의절차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으며 광고비 내역은 회계연도가 끝나면 모든 내용을 가맹점주에게 공개한다”고 해명했다. 

생리대 위해성 논란 가운데 있던 최병민 깨끗한나라 대표와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도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병민 대표는 자사 브랜드명만 유해물질 검출 연구 결과가 노출된 데 대해 억울함을 표했다.

지난달 17일 열린 보건복지위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최 대표는 “저희 회사만 8월에 제품명이 공개됐고, 저희 제품만 유해한 것으로 나오면서 그 피해는 말로 다할 수가 없다”며 “모든 제품이 대동소이한데 왜 저희 제품만 피해를 보는지 아직도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최규복 대표는 지난달 31일 정무위 종합감사에 참석해 자사 생리대 안전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최 대표는 “생리대 안전성 문제와 관련 관계당국의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생리대 모든 제품 원자재도 안전성 테스트를 거쳐 안전하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생리대 국감을 두고 관련 기업들은 모두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데 불과한 데다 정작 여성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만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도 지난달 19일 열린 정무위 국감에 등장했다. 라면값 담합,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증인 신청 요지였다. 이날 함 회장은 질의에 짧은 답변만을 내놨을 뿐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부거래 문제, 배당금 인상 문제 등을 꼬집자 함 회장은 “저희가 최근 2~3년간 배당을 올린 이유는 소액주주들 보호 위해서였다”면서 “세공제 혜택이 있었기 때문에 배당을 올린 것이지 대주주(가 혜택을 보기 위해) 때문에 올린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앞서 지난해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르다김선생과 미스터피자 등 기업 대표들은 국감 증인과 참고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사전에 계획된 업무를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해 관련 논의조차 할 수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CEO의 국감 참석이 여러모로 부담스럽지만 출석을 통보받았는데 참석하지 않는 것도 질타를 받지 않겠느냐”며 “차라리 소명할 것은 직접 소명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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