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3 목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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뺄셈정치의 끝은 소멸이다
<기자수첩>정치권에서 사라진 ´타협과 관용´
일본 총선 희망의당 패배원인도 '배제'
지난 대선전 이슈 협치·연정 찾아야
2017년 11월 02일 (목)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뺄셈의 정치’는 보수가 바로 서기 위해서도, 대한민국 정치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적었다. ⓒ뉴시스

원로 정치인들을 인터뷰하다보면, 계파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당부가 있다.

바로 '뺄셈정치'에 대한 경계다. 과거 3김시대 정계 제일의 '마당발'로 불렸던 김상현 전 의원은 지난 2014년 기자와의 만남에서 "뺄셈정치의 마지막엔 남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엔 소위 '뺄셈 정치'가 횡행 중이다. 야권은 계파와 주도권 다툼으로 포성이 멎질 않고 있고, 정부의 사정 드라이브는 '보복정치'논란에 휩싸였다.

자유한국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 1일 "지금은 뺄셈정치를 넘어서 아주 나눗셈 정치의 시대"라고 꼬집었다.

원래 정치에서 이합집산과 정쟁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요소에 가깝지만, 갈등이 극심해진 최근엔 연정(聯政)과 협치라는 키워드가 대두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를 들고나와 이목을 끌었으며, 지난 대선 정국에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연정을 강조했다. 한 TV 프로그램에 안 지사는 '안연정'이라는 패러디명으로 나왔을 정도다.

그러나 어느새 이러한 '함께가는 정치'의 분위기는 희미해졌다. 대신 '누구와는 못 간다'는 단어가 돌기 시작했다. 국민들의 정치혐오도 또다시 불타오를 기미가 보인다.

한국당에선 '친박계 청산'이라는 명제 하에, 당 대표와 최다선 의원의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책임소재와, 인적 쇄신의 의지는 일견 이해가 가는 일이다.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쇄신이 아닌,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이 이는 중이다.

이와 관련 한국당의 한 지역위원장은 지난 달 23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가능하지도 않은 출당논란"이라며 "이사람 저사람 다 배제하고 누구와 정치를 할건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이명박(MB) 정부를 겨냥한 사정(査正) 드라이브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적폐 청산은 당연 한 일이만, 자칫 '정치보복' 논란이 이는 만큼, 강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내에서도 제기됐다.

여권 정계의 한 당직자는 2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은 좋지만, 자칫 너무 몰아가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면서 "야당을 자극해서 반발이나 발목잡을 빌미를 주지 말고, 적폐청산도 강도·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오히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에 손을 내민 것에 대해, '덧셈 정치'의 시작이라며 호평하는 인사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 당직자는 "안 대표도 나름 진화한 것"이라며 "대선 패배에서 학습한 것인지, 통합을 시도하는것은 장기적으로 좋다고 본다"고 평했다.

최근 있었던 일본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던 고이케 도쿄도지사의 '희망의 당'이 대패한 이유에 대해서도 '배제 정치'를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고이케 지사는 민진당을 흡수하며 '진보인사 배제'를 내걸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경기도정에서 연정을 실제로 이뤄냈던 남 지사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뺄셈의 정치’는 보수가 바로 서기 위해서도, 대한민국 정치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적었다. 남 지사의 정치적 위치나 목표와 별개로, 다시 '정치혐오의 시대'가 오기 전에 이 시대의 정치인들이 새겨 들어야 할 문구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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