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3 목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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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750조 사내유보금과 1400조 가계부채가 우리나라의 현실"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14)〉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전 의원
2017년 11월 05일 (일) 송오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750조 원의 사내유보금과 1400조 원의 가계부채가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내정된 김성주 전 의원이 지난달 31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강연에서 한 말이다. 김 전 의원은 서울대 국사학과 출신으로, 2번의 전북도의원을 역임한 뒤 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다. 작년 4‧13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한 뒤,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 몸담았고, 대통령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전문위원 단장을 맡으며 문재인 정부 5년 계획 준비에 이바지했다. 〈시사오늘〉 이날 ‘문재인 정부 국정 5개년 계획’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전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시사오늘> 지난달 31일‘문재인 정부 국정 5개년 계획’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전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시사오늘

“적폐청산 1호 과제인 국정원 개혁, 타협할 생각 전혀 없다”

김 전 의원은 작년 대한민국을 분노케 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의 ‘촛불 광장’ 사진을 보여주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열망이 모여 출범한 ‘촛불혁명정부’라고 칭하며, 향후 국정 수행 방향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열망이 모여서 출범한 촛불혁명정부다. 김대중 정부는 ‘국민의 정부’,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 라고 불렀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정부를 표방한다. 촛불혁명 정신에서부터 출발했다는 것과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주장하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제민의 원칙을 정부 철학에 분명하게 담아내겠다는 거다. 촛불정부와 국민이 주인인 시대, 이 두 가지의 큰 기둥을 가지고 5년 동안의 국정을 수행할 거다.

집을 짓는 것에 비유를 하면, ‘국민의 나라’라는 국가 비전은 지붕이고, 그 밑에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 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이렇게 다섯 가지 기둥이 있다. 이 밑으로 구체적인 전략 20개가 있고, 더 세부적으로는 100대 국정과제라고 지칭한다.

첫 번째 국민이 주인인 정부는 촛불광장에서 나왔던 국민들의 요구를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대통령이 청와대에만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광장에 나가서 국민과 직접 대화하고 국민이 뭘 원하는지를 알아내서 정책으로 실현하겠다는 거다. 또, 투명하고 유능한 정부를 표방한다. 과거에는 진보정부는 도덕적으로는 우월할지 모르나 무능하다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 진보정부는 경제와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과거 정부보다 훨씬 더 유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또, 권력기관의 민주적 개혁도 중요하다. 이것은 목표라기보다는 하나의 수단이다. 진정한 국민의 정부가 되려면 권력기관이 소수의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는데 이용되는 게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 그래서 적폐청산이 꼭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수십 년 동안의 고도성장 속에서 간과했던 폐단들이 너무 쌓이고 고착화돼서 한번 깨끗하게 털고 가지 않으면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게 바로 국정농단으로 나타난 거다. 지난번 국정농단과 탄핵, 새로운 정부의 탄생은 이념‧정치‧정파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권력사유화에 대한 분명한 반대다.

적폐청산의 1호 과제는 국정원 개혁이다. 나라의 안보 위해 설립된 기관이 특정 개인과 정권에 충성하게 되면 다음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그 정권이 똑같이 이용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국민들의 실제적인 의사가 정치에 반영되고 이뤄지는 게 아니라, 조작된 민심과 여론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대단히 불행한 일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정보기관의 민주적 개혁은 확실하게 하고 가야한다.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해야 될 연속적인 과제다. 이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다.”

   
▲ 그는 정부가 해야 될 일을 민간과 시장에 맡기지 않고,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면 정부가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는 ‘큰 정부’ 역할론을 강조했다. ⓒ 시사오늘

“‘낙수효과’ 아닌 밑으로부터 솟아올라 온 대지를 적시는 ‘분수효과’와 같은 경제정책 쓸 것”

김 전 의원은 과거 보수 정부 10년 동안의 ‘낙수효과’ 경제정책으로 부의 격차가 심해졌다고 비판하며, 문재인 정부는 이와 상반되는 ‘분수효과’ 경제정책으로 부의 편중을 완화하는 사회‧경제 정책을 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고도성장 하에서 발생된 부의 지나친 편중과 불평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이다. 우리나라 상위 1%인 50만 명의 사람들이 약 사분의 일 정도인 25.9%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 10%로 확대해보면, 오백만 명의 사람이 66%의 부를 가지고 있다. 오분의 삼 정도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부의 지나친 편중은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고 이것을 완화시키는 것에 사회‧경제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참여정부 5년 동안 평균적으로 4.3%의 경제성장률과 3.1%의 임금성장률을 보였다. 기업소득은 6.6%, 가계소득은 6.1% 올랐다. 이명박 정부 때는 경제성장률이 2.9%, 임금성장률이 0.2%였다. 기업소득은 8.7%, 가계소득은 4.8% 상승했다. 정부 정책의 차이가 이런 격차를 만들어 낸 것이다.

사내유보금을 보면 2008년에 약 200조, 2014년에 약 500조를 넘어선다. 지금은 750조다. 반면, 가계 부채는 2004년에 약 500조, 2013년에 약 1000조, 지금은 약 1400조 가량 된다.  750조의 사내유보금과 1400조의 가계부채가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지난 보수 정버 십년 때 이뤄진 정책이 이런 현상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그 전과 다르게 가겠다는 거다.

과거 보수 정부들은 낙수효과를 노리고 대기업에 온갖 특혜와 감세정책을 폈다. 대기업이 잘 되면 그 밑에 하청 받는 중소기업들도 이익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경제적 집중만 점점 늘어났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밑으로부터 솟아올라서 온 대지를 적시는 분수와 같은 경제정책을 쓰겠다는 거다.

우선, 일자리를 늘리는 게 최고의 목표다. 일자리로 시작해서 일자리로 끝내겠다고 할 정도로 모든 성장의 결과는 일자리로 나타나야 한다는 게 현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이다. 소득주도성장은 일자리 증가로 가야하고, 또 복지확대가 동반돼야 한다. 성장과 고용, 복지가 같이 가는 ‘골든트라이앵글’이 문재인 정부의 사회‧경제 정책의 핵심 모델이다.

또, 소득을 올려주는 정책은 반드시 지출을 줄여주기 위한 정책과 같이 가야 한다. 대부분의 지출을 차지하는 주거비, 사교육비, 의료비, 보험비, 통신비 등 5가지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주거생활비가 가장 큰 지출의 비중을 차지한다. 국민들의 부채 반절이상이 주택 구입, 임차비용 때문이다. 과도한 주거생활비는 우리나라 저출산의 심각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상위 주택 부자 1%가 평균 6.5채의 집을 가지고 있다. 지난 보수 정부 십년 사이에 두 배로 늘었다. 집 없는 사람이 새로 집을 가지는 게 아니라, 원래 두 세 채의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 이상의 집을 가지게 되는 거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학생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대폭적으로 늘릴 거다. 빚내서 집 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집 사기 위해서 빚 그만 내라는 거다. 과거에 경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계속 사용됐던 경기부양수단으로서의 주택경기활성화의 유혹을 끊자는 거다.”

“복지 확대는 소득 재분배 정책의 일환...‘작은정부’버리고 ‘큰 정부’ 역할 할 것” 

김 전 의원은 정치, 경제 분야에 이어 ‘복지’ 정책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다. 자신의 관심분야답게 더욱 목소리에 힘을 주며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해야 될 일을 민간과 시장에 맡기지 않고,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면 정부가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는 ‘큰 정부’ 역할론을 강조했다.

“지난 십년 동안 의료비 지출이 두 배 가량 늘었다. 평균적으로 가구당 나라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10만원, 민간 보험사에 지출하는 보험비에 30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 그런데 병원에 가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항목들이 많다. 그게 전체 의료비 중에 40% 정도를 차지한다. 국민 입장에서는 3중 부담이다. 이런 나라가 없다. OECD 국가들은 자기 의료비 부담이 20% 정도 된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미용‧성형 목적 외에 모든 의료행위는 보험적용을 하겠다는 거다.

30조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번 국감에서 야당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며 집요하게 공격하더라. 우리의 답은 간단하다. 국민들이 낸 보험료와 세금으로 충당할 거다. 그러나 국민들의 급격한 보험률 인상은 없다. 연평균 인상률 3%에서 가능하다. 추가적인 세원의 투입도 없다. 원래 정부가 의무적으로 하게 돼 있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지원만 법대로 이행하면 된다. 고맙게도 지난 박근혜 정부가 20조원의 건강보험 흑자를 만들어 놨다.

마지막으로 가장 논란이 많은 게 ‘복지 확대’인데, 이것은 소득 재분배 정책의 일환이다. 일반적으로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근로 대가로 받는 게 월급이다. 급여의 수준은 다니는 직장 또는 기업의 상태에 따라서 다르다. 이러한 시장소득의 차이를 내버려 두면, 점점 더 소득격차가 심해진다. 이를 방지하려면 정부가 다른 급여의 형태로 보완해줘야 한다. 그게 사회수당이다. 적게 벌어도 이런 걸 통해서 보충되기 때문에 먹고 사는데 별 어려움이 없게 하는 거다. 

그런 사회로 가기 위해서 내년 7월부터 0-5세의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 십만 원씩 주기로 했다.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현재 기초연금의 20만원에서 내년에는 25만원으로. 2021년에는 30만원으로 올려드리기로 했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서 심각한 노후빈곤 문제와 저출산 문제를 완화시키겠다는 거다.

이렇게 돈을 쓰면, 나라 재정에 문제가 안 생기겠느냐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 분야에 대한 지출은 과거에 비해 훨씬 늘었지만, GDP 기준으로 10% 안팎이다. 스웨덴과 프랑스는 30%정도 쓴다. 재정 문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GDP대비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는 40%에 약간 못 미친다. OECD 국가의 부채율은 80% 정도 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재정 건정성이 제일 좋은 나라다. 반면, 국가가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통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가장 적은 나라다.

과거의 정부는 신자유주의적인 영향에 따라서 정부의 역할 최소화하고 나머지는 민간과 시장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작은 정부를 표방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작은 정부 철학을 더 이상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정부가 해야 될 적극적인 역할과 민간이 해야 될 역할을 정확히 구분하되, 정부가 해야 될 역할을 민간과 시장에 맡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공공성의 강조, 공공 일자리 81만개, 공무원 증원 정책 등이다. 국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국민들 생활에 깊숙이 들어가서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송오미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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