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상도의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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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상도의도 없나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11.09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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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 연다면서 갑자기 편의점 출점 '꼼수 '딱! 걸렸네'
거대 유통기업과 중소상인들의 마찰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이어 편의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9일 오전 11시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1098번지 일대는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중인 주인 A씨와 GS리테일 직원들 간의 대립으로 시끄러웠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사진관이 들어온다던 자리에 갑자기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들어온다며 간판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GS25가 들어오는 맞은편에서 개인편의점을 운영중인 A씨는 "맞은편에 다른 가게가 들어오려는지 공사를 진행하길래 공사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사진관이 들어온다고 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진열장 같은 게 들어와 이상해 다시 물어보니까 편의점이 들어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SSM도 모자라 이제는 편의점까지 골목상권에 출점시켜 중소상인들을 죽이려고 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또 A씨는 "반발을 막기 위해서인지 처음에는 담배소매인지정허가를 사진관으로 해서 받았다"며 "담배소매인지정 허가가 떨어지자 마자 편의점으로 고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 오픈과 관련해 주변 상인과의 충돌이 있었던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1098번지 일대의 GS25 오픈 예정자리. 주변 상인들이 간판설치를 막기위해 편의점앞에 차를 주차한 채 빼지 않고 있다.   ©시사오늘=이해인 기자 

실제로 시사오늘이 GS리테일에 확인해본 결과 GS25 사업 계약날짜는 지난 10월 12일로 담배소매인지정 허가가 떨어진 날짜는 10월 28일이었다. 일반적으로 민원처리가 7일내에 이뤄지는 점을 미뤄볼 때 20일에서 21일 경 허가신청이 접수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점주는 편의점 오픈 결정 후에도 GS25가 아닌 사진관으로 담배소매인지정 허가 신청을 냈을까.

GS리테일 측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점주가 샵인샵 형태로 친구와 동업해 편의점 내에 사진관을 내려했던 것 같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GS25가 들어설 곳의 창문에는 '웨딩사진 전문', '돌사진 전문'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어 GS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었다.
 
웨딩사진과 돌사진을 하는 사진관이라면 모두 일정 규모의 스튜디오가 필요해 샵인샵 형태로 운영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주변 상인들에 의하면 GS25가 들어올 예정인 곳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진관을 오픈한다고 했었다고 한다.     © 시사오늘=이해인 기자

A씨는 "매장을 내면서 주인이 누구인지도 말해주지도 않고 자꾸 쉬쉬하니까 바지사장(가짜 사장)을 만들어놓고 실질적으론 GS리테일 측에서 운영하는 게 아닌가하는 추측이 든다"며 "어떻게 저런 거대기업에서 나같이 작은 슈퍼하는 소상공인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GS리테일 측에서는 "화곡동 1098번지 일대에 들어오는 GS25는 가맹점"이라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우리 쪽 직원인지는 확인하기 힘들고 설령 물어본다고 해도 사람이 심리적으로 거짓말을 하겠지 웃고 떠들고 했다고 하겠냐"며 되레 어이없다는식으로 답변했다.    

이윤근 서울남서부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4차선 도로도 아니고 겨우 2차선 도로가 있는 골목에다, 바로 건너편에 편의점이 있는데도 저렇게 편의점을 오픈한다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도덕적으론 상도에 어긋난 것"이라며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형태의 편의점은 기업측에서 상권분석 등을 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체 어떤 계산으로 편의점을 오픈하려는 것인지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대기업과 중소상인들의 마찰.
 
언제까지 대기업이 기업의 사회적 윤리의식을 버린채 '너죽고 나살자'식의 경영을 이어갈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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