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 명동 ‘유커’ 간 자리 ‘싼커’가 메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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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울 명동 ‘유커’ 간 자리 ‘싼커’가 메우다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11.07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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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7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 ⓒ시사오늘

개별 中 관광객 눈에 뜨지만 아직은 썰렁한 명동

지난달 31일 한·중 외교부가 양국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다진 가운데, 사드배치로 매출 타격을 겪엇던 유통업계가 영업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지만 아직 기뻐하기엔 이르다는 분위기다.

기자는 7일 오후 1시 경 중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서울 명동 일대 주요 곳곳을 방문해 분위기를 살펴봤다.

이날 서울은 전반적으로 ‘흐린’ 날씨가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풍경은 아니었지만 사드사태로 냉랭했던 거리를 생각해보면 조금은 나아진 분위기였다. 기자는 서울 남대문 시장부터 을지로 명동 입구까지 걸어가는 동안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중국 관광객을 태운 버스를 3~4대 발견했다.

그러나 이전에 단체 관광객인 ‘유커’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개별 관광객인 ‘싼커’들로 북적이는 곳들이 많았다. 몇몇 모여있는 관광객들이 있었지만 그 수가 유커로 단정지을 수 없었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기자의 시야에는 가족단위 혹은 친구과 함께 방한한 관광객이 여럿 확인됐다. 이들의 손에는 인근에 위치한 롯데면세점·백화점의 쇼핑백이 한 두개씩 들려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이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명동거리 곳곳에서 먹거리·생활용품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아직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거리를 걷다 마주친 상인들의 표정을 아직 씁쓸했다

명동거리 입구에서 잡화를 파는 상점 주인은 “사드 사태 이전에는 평일 낮이라도 중국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지금은 뉴스에서 분위기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며 “우리처럼 하루 벌어 매출을 챙기는 사람들은 예전처럼 관광객들로 붐빌 날만 기다리고 있다. 언제쯤 그렇게 될지…”라며 말문을 닫았다.

또 다른 노점 상인은 “일단 중국 연휴 때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부터 개별 관광객들이 보이는 걸 보니 생각보다 많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 한중 정상회담까지 하고 나면 중국인 관광객 수가 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곧 다가올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11월 11일)를 앞두고 있어 관광객을 상대로 생계를 유지했던 자영업자들이 모처럼 웃게 될지 주목된다. 

▲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정차해 있는 모습 ⓒ시사오늘

유통가 “상황 더 지켜봐야”…내년 봄 기대

전반적으로는 이전보다 활기를 찾은 모습이지만 유통업계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업계는 올해 마지막 특수가 될 수 있는 광군제를 잘 넘긴 후 내년 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중국 정부가 단체 관광객 비자 발급업무를 재개하지 않은 상황이라 본격적인 유커 맞이도 준비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산커를 겨냥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중단했던 중국인 대상 마케팅을 재개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1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의 협의를 통해 씨트립에서 한국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중국인 고객 대상에게 제공했던 롯데백화점 VIP라운지 무료 이용권, 구매 금액대별 롯데상품권 5~10% 상품권 프로모션을 11월 중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 최대 신용카드사·모바일 페이사와 연계하여 관련 사은 프로모션도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 금융사들은 롯데백화점 측에 로고 노출 및 관련 마케팅 금지에 대해 공식 요청을 했었으나 다가오는 광군제 기간을 중심으로 중국 금융사 로고 노출 사은프로모션을 다시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면세점 업계도 광군제 특수를 기대했다. 면세점은 매출의 70~80%를 중국인이 차지할 정도로 중국의존도가 높았다. 롯데면세점은 11일까지 ‘광군제에 사고 싶은 물건’에 대한 댓글 작성 회원에게 댓글 수만큼 적립금을 높여 경품을 제공한다. 또한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중국 여행사 ‘투니우’ 상품권, 롯데 시그니엘 숙박권, 롯데호텔 라센느 뷔페권 등을 제공한다.

신라면세점도  온라인에 익숙한 ‘싼커’들을 겨냥해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과 SNS에서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은 11월 10일까지 당일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 60달러를 증정한다. 광군제 당일인 11일부터 12일까지는 이틀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특별 적립금 2종 세트를 증정한다.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는 은련카드로 결제 시에만 사용 가능한 은련카드 전용 적립금도 준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요즘 중국인 관광객은 20~30대를 중심으로 한국에 오기 전에 인터넷면세점을 통해 쇼핑하는 추세다”며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지만 이번 광군제 특수를 통한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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