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3 목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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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리’ 끝낸 홍준표, 독주 체제 가동 시작
당내에선 최고 권력자로, 대외적으로는 거대 야당 대표로…중량감 높아져
2017년 11월 14일 (화)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친홍(親洪) 대 친박(親朴) 대 친김(親金). 현 시점에서의 자유한국당 세력도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복당한 후, 한국당에는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또 다른 파벌이 생성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다시 한 번 ‘계파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복당 사건’을 다른 눈으로 본다. 오히려 홍준표 대표가 보수 진영의 ‘유일한 리더’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한다. 한국당을 116석짜리 ‘거대 야당’으로 발돋움시키며 존재감을 부각시켰고, 당내 최고 ‘파워맨’으로 부상(浮上)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까닭이다. 

   
▲ 친박이든 친김이든, 홍 대표를 견제할 만한 권한을 갖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 뉴시스

洪·朴·金 삼국지? 승자는 결정됐다

한국당 내 최대 계파는 여전히 친박이다. 제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박을 대거 ‘학살’한 친박은 ‘전쟁에서는 지고 전투에서는 이기는’ 결과를 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김태흠 의원은 친박 의원 수를 70~80명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이탈한 친박 의원들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60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친박이 ‘구심점’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친박은 급격히 힘을 잃었다.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이 리더로 거론되지만, ‘진박’이었던 이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14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치에서 계파 리더는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이어야 한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친박에서 대통령 후보급 ‘거물’이 나오기 어렵다고 보면, 친박의 소멸은 이미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김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친박과는 달리, 친김에는 ‘김무성’이라는 확실한 리더가 존재한다. 다만 이들은 기본적으로 어려울 때 당을 등졌던 ‘원죄(原罪)’가 있다. 한 자릿수 지지율을 24%까지 끌어올린 홍 대표가 한국당의 ‘적통(嫡統)’이 된 지금, 친김이 설 자리는 좁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무성 의원이 (한국당으로) 돌아가면서 어느 정도 지분은 약속받았겠지만, 그 이상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며 “홍 대표도 김 의원이 예전처럼 힘을 쓰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친박이든 친김이든, 홍 대표를 견제할 만한 권한을 갖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 홍 대표는 대외적으로도 존재감을 부각시킬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 뉴시스

일대일 구도 완성…야당 지도자 존재감 부각

홍 대표는 대외적으로도 존재감을 부각시킬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107석짜리 야당 시절에는 정부여당이 한국당을 배제하는 ‘한국당 패싱’을 시도할 수 있었다. 과반이 필요한 사안에서는 국민의당·정의당, 국회선진화법상 180표가 있어야 하는 사안에서는 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과의 공조만으로 처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당이 116석으로 올라서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3~4표의 이탈만으로도 법안 통과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은 한국당을 우회할 방법이 ‘거의’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여의도에서 나도는 풍문처럼 바른정당에서 3~4명이 더 이탈한다면, 우회로는 ‘완전히’ 없어질 수도 있다. 한국당이 정부여당의 가장 중요한 협상 파트너로 격상됐다는 이야기다.

자연히 홍 대표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정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법안 통과가 필수적이고,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홍 대표의 동의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홍 대표의 ‘일대일 구도’가 형성될 경우, 체급이 커지는 쪽은 물론 홍 대표다. 박 전 대통령이 대권주자 급으로 ‘점프’한 때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맞서는 야당 지도자 시절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대해 앞선 관계자는 “홍준표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이었나”라며 “청와대 회동은 빠지고 영수회담 제의만 했던 것은 자신을 대통령 급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는데, 이제는 정말로 홍 대표가 원하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보수에서는 홍 대표를 견제할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거대 야당 대표로서 존재감이 확대되고, 확대된 존재감이 사람을 끌어 모으는 ‘독주 체제’가 형성됐다는 말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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