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익스프레스 갑질의혹②]"H사·T사 등 하청업체 금전 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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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익스프레스 갑질의혹②]"H사·T사 등 하청업체 금전 갈취"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11.2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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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한화그룹 오너가(家) 김영혜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특수화물운송업체 한익스프레스(대표이사 이재헌)가 한 협력업체를 상대로 갑질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오늘>은 '한익스프레스 갑질의혹'을 통해 이를 들춰본다. 지난 기사에서는 협력업체로부터 단가인상 요청을 받은 후 180도 바뀐 한익스프레스의 모습을 살폈다. 이번에는 한익스프레스를 비롯해 H사, T사 소속 일부 직원들이 협력업체로부터 지속적으로 금품을 상납 받은 정황을 다룬다.

관련기사: [단독/한익스프레스 갑질의혹①]단가인상 요청했더니…"단가 후려치고, 협박까지"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589

현금 상납·운송대금+α…"거래상 불이익 우려…요구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한익스프레스 측 "특정 직원과 A사 대표이사가 사전 공모, 회사 상대로 사기"

▲ H사-한익스프레스-T사 하청업체 A사 대표이사 B씨가 계좌이체를 통해 한익스프레스 소속 임직원들에게 금전을 갈취 당한 금융거래내역 ⓒ 시사오늘

20일 한익스프레스의 협력업체 A사 대표이사 B씨가 <시사오늘>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한익스프레스 소속 임원 ㄱ씨, 직원 ㄴ씨 등은 최근 수년 간 매달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600만 원 가량의 금전을 B씨로부터 상납 받았다. 그 방식도 각양각색이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시사오늘>이 입수한 ㄱ씨, ㄴ씨와 B씨 간 금융거래내역에 따르면 ㄱ씨는 2004년 4월 30만 원, 같은 해 9월 180만 원 등을, ㄴ씨는 2015년 1112만 원, 2016년 3037만 원 등 금전을 계좌이체를 통해 B씨로부터 수수했다.

특히 ㄴ씨의 경우, 한익스프레스와 A사 간 거래되는 운송대금에 매달 수십에서 수백만 원 가량의 돈을 더 얹어 결재, '리턴머니' 형식으로 A사에게 금전을 타간 정황도 포착됐다. 정해진 수량과 단가보다 높은 금액을 운송대금 항목에 기입해 계산서를 처리한 것이다.

또한 ㄱ씨와 ㄴ씨는 A사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B씨를 차로 불러들여 돈을 받는 등 현금을 직접 갈취하기도 했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이렇게 두 사람이 B씨로부터 챙긴 돈은 수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한익스프레스는 소속 직원과 B씨 간 금전이 오갔음을 인정하지만 B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한익스프레스 측은 "내부감사 결과 B씨는 우리 직원 ㄴ씨와 공모해 업무상 배임, 배임수증재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ㄴ씨 외에 나머지 임직원들은 이번 사안과 전혀 무관하다. 경찰 조사에서도 무혐의로 내사 종결됐다"고 해명했다.

또 "B씨와 ㄴ씨의 범죄로 인해 우리가 피해를 입은 금액이 약 4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억 정도를 ㄴ씨가 챙겼고, 나머지 3억 원은 B씨가 가져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업무상 배임을 넘어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ㄴ씨를 징계해고 처리했고, 두 사람을 형사고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은 회사와 전혀 무관하며, 이로 인해 회사가 득을 본 것도 없다"며 "다만 직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은 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B씨는 "중소기업의 원활한 회사운영을 위해 대기업에서 상생 지원금으로 지원해 주는 금원이라고 들었는데, 나를 기망해서 금전을 갈취한 것"이라며 ㄱ씨, ㄴ씨 등을 공갈·금품갈취 혐의로 고소했다.

"H사·T사 임직원들도 정기·부정기적으로 금전 갈취"

▲ H사와 T사 소속 임직원들도 A사 대표이사 B씨로부터 금전을 갈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시사오늘

아울러, A사 대표이사 B씨는 한익스프레스와 특수관계에 있는 H사, T사 소속 임직원들도 매월 30만~300만 원 가량의 금전을 갈취해 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사오늘>이 입수한 금융거래내역에 따르면 H사 소속 직원 ㄷ씨는 2004년 4월 100만 원, 같은 해 12월 60만 원 등을, T사 소속 임원 ㄹ씨는 2003년 211만 원, 2004년 440만 원, 2007년 50만 원 등 금전을 B씨로부터 계좌이체를 통해 수수했다.

이들은 이후에도 매달 현금으로 금전을 갈취했으며, 또한 ㄷ씨, ㄹ씨 외에도 H사와 T사 소속 과장~대리급 인사들이 용돈 명목으로 갈취한 금전도 상당하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현재 B씨는 한익스프레스, H사, T사 소속 임직원들이 갈취한 금전이 수억 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이중 금융거래내역으로 파악되는 금전은 5527만 원 가량이다.

왜 B씨는 한익스프레스 외에 H사와 T사 소속 임직원들에게까지 금전을 상납한 걸까.

1998년 설립된 A사는 20년 간 H사 공장에서 배출되는 염산, 가성소다 등 특수화물을 거의 전담하다시피 운송해 왔다. 한익스프레스는 한화그룹 오너家 김영혜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특수화물운송업체며, T사는 화학물질 도매업체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회사다.

'H사-한익스프레스-T사'로 이어지는 거래 구조에서 A사가 배달 역할을 맡은 셈이다. 하청 중 하청 입장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원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우리 입장에서 3개 업체는 현격한 갑의 위치에 있는 회사다.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배차보복, 단가 후려치기 등 거래상 불이익을 줄 것이 자명했다"며 "3개 업체 임직원들이 거래관계 유지를 빌미로 정기·부정기적으로 금전을 갈취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B씨가 폭로한 금전 상납 명단에 포함된 H사의 한 직원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업무와 관련해 금전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 A사 관련 일은 손을 뗀지 오래"라며 "회사 사정이 안 좋으니까 B씨가 허위사실까지 유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금품 갈취 의혹이 제기된 T사의 한 관계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따로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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