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TC, 삼성·LG 세탁기에 관세 50% 부과 권고…수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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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ITC, 삼성·LG 세탁기에 관세 50% 부과 권고…수출 '빨간불'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7.11.22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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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USITC)가 21일(현지시간) 표결을 통해 한국산 세탁기 등에 대해 50% 수준의 고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채택하면서, 관련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권고안은 다음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에게 보고된 후, 60일 이내에 발동 여부가 결정된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수입국이 수입물량 규제 또는 관세 인상 등을 할 수 있는 조치다.

이번 권고안은 3년에 걸쳐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에 단계적인 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을 대상으로 1년차에 50%, 2년차 45%, 3년차 40%의 관세를 내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세이프가드 권고안이 미국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질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 물량은 연간 230만대로 약 10억달러(1조4000억원)에 달한다.

▲ (자료사진)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2017'에서 방문객들이 삼성전자 '플렉스워시'와 '플렉스드라이'를 체험하는 모습 ⓒ삼성전자

다만, 업계에선 이번 ITC의 권고안을 두고,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당초 월풀이 주장한 내용과 한국 업체들이 내놓은 대안을 나름대로 절충했다는 분석이다.

월풀은 “우회 반덤핑 방식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세탁기가 너무 낮은 가격에 판매돼 자국 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지난 2011년과 2012년, 2015년에 걸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반덤핑혐의로 ITC에 제소한 바 있다.

월풀은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ITC가 일률적으로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ITC는 이 같은 월풀이 주장 대신, 저율관세할당(TRQ)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세탁기에 대해서만 관세를 부과토록 했다.

나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의거해 한국에서 직접 생산되는 세탁기에 대해선 세이프가드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TC가 자국의 가전업체 월풀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한국산 세탁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권고안을 낸 것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법인 홈페이지에 공개한 입장문에서 “ITC가 월풀의 터무니없는 제소를 적절히 거부했다”면서도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와 소매업자, 일자리에 파괴적인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내년 1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공장의 준비를 위해 350명을 채용했고, 연말까지 150명의 생산직 일자리를 더 충원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만들어진 혁신적인 세탁기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제한할 어떤 구제조치도 부과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입장문을 통해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므로 이번 ITC 권고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종 결정을 하게 될 美 정부가 미국 소비자와 유통뿐만 아니라 가전산업 전반을 고려해 현명한 선택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권고안이 한국기업의 미국 내 기반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의 정상적 가동,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현재 건설 중인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등 세이프가드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재계, 반도체, 경제단체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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