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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독기(毒氣) 금융노조는 성공할까?
2017년 11월 24일 (금) 윤종희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조의 영향력이 너무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2012대선승리를 위한 민주통합당-금융산업노조 정책협약식'에 참석한 민주당 대선주자들. ⓒ뉴시스

24일 금융권에선 ‘관치(官治)에서 노치(勞治)로’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친노조 성향의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힘이 실린 금융노조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하나금융 노조는 금융감독원에 경영진에 대한 제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현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 총력 투쟁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KB금융 노조는 이번 연임에 성공한 현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여의도에서 마이크 볼륨을 높이고 있다. 모두 ‘경영진 타도’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 다른 금융사 노조들도 강도의 차이가 있지만 경영진에 날을 세우기는 마찬가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노조의 독기(毒氣)로는 성공할 수 없다. 상대를 적대시하는 세력은 순간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지만 결국은 동력을 잃게 된다. 여론의 외면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상대는 더욱 결집하게 되고 종국적으로는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는 TV토론에 나와 여당의 유력 후보 선친의 일본식 이름을 언급하며 ‘친일파의 자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여당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며 마구 할퀴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은 ‘통합진보당 후보 때문에 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말했다.

정치 조직이건, 사기업이건 내부에는 강경파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강경파 주장대로 하면 망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 만큼 강경파 역사는 실패의 역사라고 할 것이다. 한 유명한 진보정치인은 ‘어떤 조직에서 강경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나고 보면 사심이 있었더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물론 어느 조직이건 선명성(鮮明性)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강성과 선명성은 다르다. 지금 금융노조는 선명성 노조가 아닌 강성 노조로만 비칠 뿐이다. 세간에는 ‘귀족노조’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대기업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이런 마당에 ‘경영진 타도’만 외치면 그 결과는 뻔하다.

사측에서는 ‘노조가 아무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경영진만 물러나라고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노조가 회사의 발전을 위한 그럴듯한 대안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대안이 있다면 지금과 같은 독기스런 태도에서 벗어나 온건한 모습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다. 그게 이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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