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상생’ 현대모비스, 윤리경영 체계 빛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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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상생’ 현대모비스, 윤리경영 체계 빛 바랬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11.27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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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갑질로 공정위 제재 초읽기…상생 협력 진정성 훼손 불가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현대모비스의 2017 지속가능성보고서에 실린 대리점 역량 강화 프로그램 현황 ⓒ 현대모비스 지속가능성보고서

상생 경영을 전면에 내걸었던 현대모비스가 뒤에서는 물량 밀어내기를 자행,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지난 한 해 대리점 관리 역량·품질 강화를 위해 경영컨설팅 등의 활동은 물론 20억 원 가량의 비용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교류에 힘써왔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진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 말까지 국내 정비부품 대리점 1600여 곳을 대상으로 과도한 매출 목표를 정하고 강제로 부품을 떠넘긴 혐의가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지난 6월 해당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동의의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피해보상 실시 △상생기금 100억 원 추가 출연 △경영컨설팅 등 대리점 지원금 연 30억 원 규모로 확대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피해자 구제·자체 시정방안을 마련, 동의의결 개시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를 통한 대리점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적인 방안이 아니라고 판단, 지난 8월 1차 심의에 이어 이번 2차에서도 수용불가 방침을 밝혔다.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현대모비스가 검찰에 고발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공정위 심사보고서에는 현대모비스 최고경영진이 과도한 매출목표 설정에 관여한 정황 등도 담겨 있어 리스크 부담감을 더욱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현대모비스가 강조하고 있는 윤리경영 운영 체계가 제 구실을 못했다는 비난의 목소리와 함께 그간 강조해 오던 상생 경영의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0년 당시 현대모비스는 이사회 산하의 윤리위원회를 운영하는 한편 같은해 11월 윤리규범을 전면 개정해 구매본부 윤리 규정, 협력사 윤리행동규범을 제정하는 등 전사적 노력을 쏟았지만 물량 밀어내기 등의 내부 비위를 막지 못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2017 지속가능성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준법·윤리경영 체계 시스템인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가이드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반부패, 공정거래, 고용, 환경 등 8개 분야에 대한 모든 임직원의 구체적인 행동 기준이 되는 지침으로, 일상적인 업무에서부터 공정거래법규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활동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그러나 이러한 내부 감사 성과의 척도로 볼 수 있는 사이버 감사실 감사 실적은 2009년 40건, 2010년 44건, 2011년 61건 등으로 집계된 이래 2013 지속가능성보고서부터는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가장 최근인 2017년 보고서에는 2016년도 결과(37건)를 본문 중에 명시하는 데 그쳤다. 물량 밀어내기가 발생한 당시 감사 결과가 증가 추세에 놓여있던 점을 감안하면 자정 노력이 다소 반감됐다는 평가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대리점 상생협력 프로그램 활동에 대해서는 그 내역을 상세하게 부각하고 있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경영컨설팅 52개소 시행 완료 △4개 대리점 경영혁신사례 발표·시상 △대리점 재고 건전화 비용 18억7000만 원 지원 △35개소 대리점 환경 개선을 위한 인력 지원 비용 1억2000만 원 등의 활동 내역을 자세히 다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사이버감사실 감사 실적을 공개하고 안하고는 기업의 자율로, 강제되는 사안이 아니다"며 "현대모비스는 내부적으로 감사 결과를 집계하고 시정하는 등의 노력을 쏟고 있으며, 지속가능성 보고서 역시 해당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는 선에서 작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부각된 물량 밀어내기 논란도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내부적으로 협의된 사안으로 알고 있었다"며 "분명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방안을 통해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 또한 대리점과의 상생 협력을 위한 노력도 시정방안의 내용을 최대한 반영해 나가는 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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