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통합③] 뒷짐지는 유승민, 손짓하는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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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통합③] 뒷짐지는 유승민, 손짓하는 안철수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7.11.29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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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대표인물 여론조사 공개는 안철수 '미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29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책연대 합의체가 첫 선을 보였다. 이날 양당 의원들은 민감한 사안인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입장차이를 좁혀 나가겠다고 다짐하며, 정책연대부터 시작해 선거연대와 당대당 통합까지 이어나가겠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온건통합론’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처럼 보이지만, 빠져나가려고 하는 유승민과 그를 잡으려고 하는 안철수의 수 싸움은 시작됐다.

▲ 중도통합 진행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처럼 보이지만, 빠져나가려고 하는 유승민과 그를 잡으려고 하는 안철수의 싸움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떠나려는 유승민, 잡으려는 안철수

두 정치인의 셈법은 어느 순간 부딪혀 양립할 수 없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통합’의 방점을 국민의당보다 '무너진' 한국당에 두려는 듯하다. 그때까지 국민의당과 한국당 사이를 오가며 몸값을 올리면 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친박 의원들은 ‘낡은 보수’ 이미지로 부동층의 반감이 큰 탓에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유 대표는 다음 대선에서 유일 보수 후보로 추대되는 때를 기다리며, 바른정당을 국회 내에 ‘알박기’한 채로 개혁보수 이미지를 유지하면 된다. 때문에 국민의당과의 통합까지는 힘들다는 분석이 여기저기 나온다.

이는 중도통합에 대해서 안 대표에 비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확인 가능하다. 굳이 국민의당과 합당해봤자 ‘개혁보수의 적자’라는 이미지에 손상이 가기 쉽고, 안철수라는 경쟁자만 만드는 꼴이기 때문에 방관자에 가까운 모습을 취하는 것.

유 대표는 지난 28일 MBC라디오 〈변창립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당이 어떤 진통을 겪고 어떻게 정리되는지 지금은 그냥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며 “당이 변하지 않고 지금처럼 안보나 지역주의 극복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통합이)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발짝 물러서는 태도를 취했다.

반면 안철수 대표는 통합당을 지지 기반으로 삼아 ‘결선투표제’ 또는 ‘통합보수당’으로 대선에 도전하고자 하는 듯하다. 때문에 통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 대표 측은 지난 23일 ‘야권의 대표 인물’을 묻는 여론조사를 공개했다. 안철수 대표는 유승민 대표에게 한참 밀리는 형국을 보였다. 이 조사에서 유 대표는 26.2%의 응답으로 14%대인 안 대표를 두 배 가량의 큰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안 대표의 지지율은 홍준표 대표보다도 낮은 원내 중 ‘꼴찌’로,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조차 유 대표보다 낮은 결과였다.

▲ 차기 야권 리더를 묻는 최근의 여론조사는 안철수의 ‘고육지책(苦肉之策)’에 가깝다. 유승민 대표와 바른정당 의원들을 사로잡고 통합을 이뤄낼 ‘미끼’라는 분석이다. ⓒ뉴시스

안철수의 고육지책(苦肉之策)… 제 2의 신민당 노리나

그러나 이는 안철수의 계산이자 그의 ‘고육지책(苦肉之策)’에 가깝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는 통합에 대한 마음을 굳히지 못한 유승민 대표와 바른정당 의원들을 사로잡고 통합을 이뤄낼 ‘미끼’인 셈이다.

이 여론조사는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조사를 의뢰한 것이다. 현재 국민의당 지지율은 나날이 떨어져 한 자릿수에 머무는 상황이다. 당연히 안철수 대표에게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당은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망신스러운’ 결과를 외부에 공개했다. 실제로 당 내부에서 결과가 알려진 이후 안 대표의 상황을 걱정하는 말이 나오자, 안 대표는 “괜찮다”는 대답을 했다.

이는 안 대표가 26일 중도통합과 관련해 “호랑이들을 불러들이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즉,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유승민·남경필·원희룡·정병국 등을 모두 불러와 중도통합당을 부상시키고, 차기주자로 발돋움 하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안철수가 구상하는 중도통합당 모델은, 1985년 12대 총선에서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거둔 YS가 지원한 신한민주당(신민당)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민정당과 제1야당이자 일명 ‘관제야당’이었던 민한당의 양당 체제에서, 신민당은 단숨에 민한당을 제치고 제1야당의 자리에 올라 대통령직선제 정국을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29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결국 둘에게 남은 것은 떠나려는 유승민과 잡으려는 안철수의 ‘최후의 결전’뿐이다. 이 결과는 이제 ‘속도전’에 달렸다. 의원들의 대거 탈당과 대거 복당이 이뤄지고 있는 현 다당제는 누가 먹고 누가 먹히느냐의 전쟁터에 가깝다. 호남계·비안계의 반대에 부딪혀 시간을 보내면 당장 한국당으로 돌아설 바른정당 의원들이 많다. 그런 상황이 와도 유승민 대표는 개혁보수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자리를 지키면 기회가 올 수 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당이 없어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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