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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치상식] 민추협은 YS-DJ가 만들었다?
美 체류 중이던 DJ, 처음엔 반대…동교동계 대거 불참
김상현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표권한대행’ 맡으며 결성
2017년 11월 30일 18:02:29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검색어 몇 자만 입력하면 감당할 수 없는 텍스트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그러나 정보가 흘러넘치는 만큼, ‘제대로 된’ 정보가 무엇인지를 분간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졌다. 이런 이유로 <시사오늘>은 잘못된 정치상식을 바로잡는 ‘정치정보 팩트체커’ 역할을 하기로 했다. <시사오늘> 팩트체크의 네 번째 주제는 ‘민추협은 누가 만들었는가’로 잡았다.

   
▲ 김영삼 전 대통령(오른쪽)과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추협 공동의장 시절 악수를 하며 단합을 다지던 모습 ⓒ시사오늘 DB

민주화추진협의회(이하 민추협)은 1984년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손을 잡은 정치단체로, 한국 민주주의에 한 획을 그은 집단이다. 서울대학교 강원택 교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오늘날 이렇게 자리잡기까지 민추협의 공로가 컸다"고 평한 바 있다.

그런데 간혹 민추협 발족에 있어서, YS와 DJ가 함께 힘을 모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물론 민추협이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YS와 DJ가 손잡고 만든 단체임은 맞다. 그러나 그 탄생 과정에선, 사실 DJ가 반대했다.

YS가 23일간의 단식을 마친 1983년 봄, 동교동계의 핵심 인사인 김상현 전 국회의원은 상도동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김 전 의원은 "재야나 운동권과 별개로, 정치권이 민주화 조직을 하나 만들자"고 제안한다. 

이 논의는 결국 구체화되면서 민주화추진협의회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당시, DJ는 한국이 아닌 미국에 체류 중이었다.

DJ는 처음에 자신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이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DJ는 “동교동계만의 독자노선을 만들라”며 YS와 연대를 반대했다. 동교동계 일부 의원들도 '선장이 없다'며 반대 의사를 비췄다.

동교동계에서 가장 민추협 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김상현 전 의원이 2014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증언했다.

“DJ는 미국에서 민추협 조직과 발족을 반대했다. 그런데 내가 독자적으로 밀고 나간 거다. 그래서 나중에 DJ와 갈등관계가 조성되기도 했다.”

DJ의 반대에도 대표권한대행을 맡는 등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김상현 전 의원의 강력한 추진에 힘입어, 민추협은 결성됐다. 그러나 처음엔 동교동계의 가장 핵심인사였던 권노갑, 정대철,김옥두 등은 민추협, 그리고 민추협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신민당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DJ는 민한당 행을 종용했다.

미국에서 인권문제연구소를 운영하던 DJ는, 신민당 창당에 앞서 연구소에 몸담고 있던 심기석을 밀사로 한국에 보냈다. 평창동에 있는 한 호텔에서 심기석, DJ의 장남 김홍일은 김상현 전 의원과 회동했다. 이들은 김상현 전 의원에게 'DJ가 신당에 반대한다’며 ‘신당에 참여하면 절교를 선언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당시 민한당에 입당했던 동교동계의 핵심 중진으로, 5선을 지낸 정대철 전 국회의원의 회고다.

"한참 뒤에 DJ에게 '어차피 민주화 운동도 함께 하는 거, 괜히 민한당 갔다가 한번 낙선했잖습니까, 라고 농담 반으로 이야기한 적 있다. DJ도 웃으면서 '미안하다. 그 땐 우리(동교동계)가 독자적으로 하는게 맞다고 봤다'고 대답하더라."

민추협을 모태로 삼은 신민당은 1985년 제12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이는 결국 1987년 대통령직선제 개헌까지 이르렀다. DJ는 이후 최측근인 권노갑 전 의원에게 상임운영위원을 맡기는 등, 민추협에 적극 참여했다.

YS와 DJ가 이 과정에서 한국 민주주의를 견인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민추협 결성 당시, YS와 DJ가 함께 나섰다는 것은 사실과 약간 다르다. 엄밀히는 YS와, 김상현 전 의원의 확신과 적극성이 민추협을 만들었다. DJ의 적극 참여는 그 다음의 일이었다.

FACT –민추협 결성에 DJ는 반대했다. 하지만 김상현 전 의원이 나서서 성사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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