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거침없는 秋, 흔들리는 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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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거침없는 秋, 흔들리는 洪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7.12.03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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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리는 당대표들…安과 劉는 ´시험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정치권 각 당 대표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권은 비교적 순탄하고 야권은 격랑 속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반(反) 홍’ 움직임에 곤혹을 겪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정치인생을 건 실험을 앞둔 상태다.

▲ 악수하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거침없는 秋, 지대개혁 깃발도 올리다

추 대표와 민주당은 모처럼 당 역사에 남을 전성기를 구가중이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에 편승했다는 대내외 평이 중론이지만, 그 사이에 당은 전열을 정비하고 여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그 중심엔 추 대표가 있었다. 추 대표는 야당의 견제를 방어하고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부 열성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의 후보군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지사보다도 추 대표에게 환호를 보내기도 한다.

추 대표는 이어 ‘지대(地代)개혁’을 자신의 어젠다로 삼으면서 정치적 중량감을 늘리고 있다. 지난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대개혁을 처음 언급한 데 이어, 주 대표는 지난 달 10일엔 국회에서 토론회를 직접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저임금 문제도 지대추구를 걷어내지 못하면 실현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중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추 대표가 지대개혁 카드를 꺼내드는 것은 향후 우리 당의 방향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며 “지금의 지지율은 반사적인 부분이 크기 때문에, 우리(민주당)만의 콘텐츠, 우리 만의 정체성을 꾸리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물론 추 대표에게 당내의 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추 대표의 이번 방미, 방중 일정과 관련해 예산결산이라는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지난 달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추 대표가 너무 자기정치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당내에 분명히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추 대표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지역구 위원장은 지난 달 기자와의 만남에서 “역대 민주당에 이런 시기가 있었나”라며 “정치에 성적표가 있다 치면 추 대표는 장학생 감 아닌가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흔들리는 洪, 리더십 회복 안간힘

홍 대표는 곤란을 겪고 있다. 친박 청산을 내걸고 바른정당의 일부를 복당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당내 입지가 흔들리는 중이다. 친박계가 ‘홍 대표가 사당화를 꾀한다’며 반격에 나섰고, 원내대표 경선에선 ‘친홍’ 주자로 알려진 김성태 의원에 대항해, 친박계와 중도파의 ‘반홍전선’이 구축될 조짐이 보인다. 원래 날을 세워 왔던 친박계는 차치하더라도, 중진급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중도계가 홍 대표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은 곤혹스럽다.

급기야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대표의 운영방식과 막말 소동에 (반발한) 여러 의원들의 발언이 나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악재 속에서 홍 대표는 한 여론조사에서 ‘야권을 대표하는 인물’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에게 밀리기도 했다.

당론도 전체적으로 크게는 친홍과 반홍으로 나뉜다.

한국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왜 지금 같은 보수의 위기에서 홍 대표를 흔드는지 알 수 없다”며 “사실상 모두 해당행위자들 아닌가. 위기를 인식 못하고 자기 이득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당직자는 "홍 대표가 리더십을 회복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실의 한 당직자는 같은 날 기자와 만나 “홍 대표의 리더십이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면서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결과에 따라, 당에 많은 변화가 있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시험대 오른 安과 劉

최근 정가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 혹은 통합 여부다. 각각 원내 제3‧4당인 이 두 정당은, 당내의 격론에도 불구하고 점차 통합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정치적 시험대에 섰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둘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참고기사 :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912 ,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090)

냉정하게 볼 때 현 상황이 유지될 경우 둘 모두, 다음 지방선거는 요원하다. 근거지였던 호남민심을 이미 민주당에 거의 빼앗긴 국민의당과, 아예 물리적으로 교섭단체가 무너진 바른정당에게 내년 6월 전까지 승부수를 띄우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안 대표와 유 대표 모두에게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두 사람은 ‘중도통합’과, 다당제 유지라는 거대한 일종의 시대적 과제를 떠안은 상황이다.

안 대표와 유 대표가 어떤 모습으로 손을 잡느냐에 따라 야권의 정치지형, 동시에 두 사람의 가치도 격변이 예상된다. 각각 자당의 의견을 어떻게 모으고, 보다 ‘모양새 좋은’ 연합을 이룰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국당의 홍문표 사무총장은 지난 10월 기자와의 만남에서 “안철수든, 유승민이든 중도 보수 대통합을 해낸다면 대통령도 할 만큼 강한 정치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정계의 한 소식통은 3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엄청나게 복잡한 상황이지만, 결국은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손을 잡게 될 거라고 본다”라면서 “만약 이에 실패한다면 둘 모두 정치적 치명상을 안게 될 것이고, 다시 정계는 양당제로 회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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