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 100일] 리더십의 明과 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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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 100일] 리더십의 明과 暗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7.12.04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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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제멋대로" vs "더 강력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안철수가 달라졌다.”

4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안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광야에서 쓰러져 죽겠다는 심정으로 나서겠다”며 ‘당 살리기’ 명분으로 당대표에 출마했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 당 지지율은 4.6% 로 원내 정당 중 ‘꼴찌’에 불과한 상황이다. 중도통합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며 이전과 다른 강인한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지만, 당 내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안 대표의 통합 행보는 친안계·비안계 모두 놀랄 정도로 기존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평이다. 이를 두고 통합에 찬성하는 친안계는 “박수를 보내지만 더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며 약간의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반면, 호남계를 비롯한 비안계는 “불통에 자기 고집만 부린다”고 혹평하고 있다.

▲ 안 대표의 행보는 친안계·비안계 모두 놀랄 정도로 기존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친안계는 “박수를 보내지만 더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호남계를 비롯한 비안계는 “불통에 자기 고집만 부린다”고 혹평하고 있다. ⓒ시사오늘 그래픽 김승종

明 : 친안계, “박수 보내지만 더 강력해야”

대표적 친안계에 속하는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자를 도둑보다 더 못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현실이 우리 국민의당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말해 안철수 대표를 ‘도둑’으로 비유한 호남계 유성엽 의원을 비난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최고위 발언을 통해서도 “지금은 안 대표의 결단에 반대할 것이 아니라 박수를 보내도 모자랄 시국”이라며 “이상돈 의원처럼 몰상식한 발언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며 안 대표의 리더십을 치켜세운 바 있다.

한편 친안계에서는 안 대표의 추진력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언주 의원은 지난 29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안 대표는 동전의 양면 같다. 순수한 면이 있는 반면에 굉장히 서툰 행동들이 많다”며 “이게 좋을 때는 좋지만, 한편으로는 저렇게 해서 이 어려운 문제들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옆에서 보기에 답답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좀 부족한 리더십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안철수에 대한 지지와 기대가 창당의 동력이었고, 총선 때 어르신들(호남계)께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지금은 안 대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태일 국민의당 제2창당위원회 위원장 역시 지난달 27일 “바른정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목표와 향후 일정을 (안 대표가)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 친안계 내부에서도 안 대표의 ‘일방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중도 통합 추진이 더욱 쉽지 않겠다는 분석이다.ⓒ뉴시스

暗 : 호남계, “고집불통 제멋대로”… “너무 일방적” 친안계 자성의 목소리도

반면 일각에서는 의원들과 논의 없는 ‘불통 리더십’이라는 비판도 크다.

호남계 중진인 유성엽 의원은 지난 3일 “기어이 통합을 하겠다면 보따리 싸서 나가라”며 안철수 대표의 일방적 추진을 강력 비난했다.

천정배 의원도 이날 언론에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안 대표를 “지록위마”라며 “지역주의를 조장해 이득을 취해 온 영남 패권세력에 대한 투항을 영호남 통합이라며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 역시 이날 “구당초 모임과 평개련 등 통합 반대 의원만 약 30여 명”이라며 “안 대표가 통합만 거두면 당이 분열될 일은 없다”고 말해 안 대표의 통합 행보가 당내 분열만 가져올 뿐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친안계에서도 안 대표의 ‘일방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중도 통합 추진이 더욱 쉽지 않겠다는 분석이다.

친안계에 속하는 김성식 의원은 지난 ‘끝장토론’에서도 당 대 당 통합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며 “통합 과정에 대한 의논 없이 다짜고짜 얘기를 꺼내면 사람들이 어떻게 동의를 하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친안계에 속하는 핵심 한 의원 역시 지난 23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놓고 토론을 하자고 하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안 대표가)처음부터 통합을 전제로 설득을 한 것도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갑자기 통합하자니 뜬금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각 당원들과 의원들한테 충분한 설명도 미리 안 했다”고 비판해 안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했다.

安, “제 3의 지형 만드는 것이 국민의당 생존 방법”… 중도통합 ‘직진’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념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 패배를 통해 기득권 양당과 버금가는 지형을 만들지 않고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양당의 철옹성을 깨기 어렵다는 사실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당대표 가장 큰 책무는 당을 살리는 것이고, 그 방법은 창당 정신을 확대해 명실상부한 다당제를 구축하고 지지층을 넓혀 양당제 회귀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강력한 중도통합 추진 의사를 다시 한 번 표명했다.

또한 “선거 구도가 어느 시점까지 짜여야한다고 보냐”는 기자의 질문에 “데드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공감대가 이뤄지면 선거 연대 논의하겠다”는 일부 유보적 입장을 취해 강력한 통합파의 반발이 예상된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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