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란·프라이드·체어맨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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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란·프라이드·체어맨 '역사속으로'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12.21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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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캡티바·올란도 등도 단종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현대차는 아슬란의 단종을 결정했다. ⓒ 현대자동차

완성차 업계가 올해 마지막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한 편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비운의 모델들에 단종이라는 극약처방이 내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를 끝으로 생산이 중단되는 모델은 현대차 아슬란과 기아차 프라이드, 쌍용차 체어맨W 등 3개 차종이다. 더불어 한국지엠 캡티바와 올란도 등도 올해 끊임없이 단종설에 시달리며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우선 현대차 아슬란은 지난 2014년 출시 당시 연간 판매목표량을 2만2000대로 설정하는 등 고급차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꿈꿨지만, 2014년 출시 3개월 동안 2551대 판매에 그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5년에도 판매량은 8629대로 정체됐고, 2016년에는 전년 대비 74.0% 하락한 2246대를 기록하는 등 부진이 심화됐다. 올해 11월까지도 아슬란의 판매량은 438대에 그치며, 전년 누계 대비 74.8%의 급락세를 겪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차도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잡은 아슬란의 단종을 선택했다.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애매한 포지셔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영향이 컸던 것. 현대차는 우수한 상품성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을 겪어 온 아슬란의 판매 확대를 위해 다양한 판촉 활동과 가격 할인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그랜저와 제네시스 브랜드로 기울어진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쌍용차의 경우에는 이른바 회장님 차로 과거 명성을 누려왔던 체어맨W의 단종을 택했다. 체어맨W는 올해 말 생산을 끝으로 단종되며 판매는 내년 3월 중단될 것으로 알려진다.
 
체어맨W의 고급차 브랜드 이미지는 그간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3년새 판매량을 고려할 때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종을 막기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291대가 판매된 체어맨W는 이듬해인 2016년 957대로 25.9% 하락세를 겪었고, 올해 11월까지는 517대가 판매, 전년 동기간 대비 39.7%의 하락세를 보이는 등 브랜드 노쇠화에 따른 시름이 깊어졌다.

업계에서는 체어맨W 단종을 두고 티볼리와 G4 렉스턴의 연이은 성공으로 SUV 명가로의 부활을 알린 쌍용차가 실리를 챙기기 위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 내년 3월 판매가 중단되는 체어맨 W Kaiser의 모습. ⓒ 쌍용자동차

이 외에도 올해 국내 판매가 중단된 모델로는 기아차 프라이드가 있다. 프라이드는 지난 8월 2대 판매를 마지막으로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2000년 한 차례 단종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프라이드는 2005년 생산 재개를 통해 기아차 대표모델로서의 명맥을 이어왔다. 다만 국내 소형차 수요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데다 소형SUV 스토닉에 자리를 내주며 자연스럽게 판매 중단이 이뤄지게 됐다.

기아차는 프라이드의 빈자리를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한 소형SUV 스토닉으로 메울 방침이다. 스토닉은 지난 7월 출시 이후 월 평균 1500대 가량이 팔리며 소형SUV 시장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또한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은 프라이드 신형 4세대 모델(수출명 리오)의 경우, 국내 시장과 달리 러시아와 유럽 등지에서는 소형차 수요가 꾸준하다는 이유에서 수출 모델로만 활용될 계획이다.

한편 단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모델로는 한국지엠의 올란도와 캡티바가 꼽힌다. 이들 모델은 실적 반등을 노리는 한국지엠이 중형 SUV인 에퀴녹스와 대형 SUV 모델 트래버스를 내년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판매 부진과 겹쳐 단종이 유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지엠 측에서는 캡티바와 올란도의 단종설을 부인하는 상황이지만 에퀴녹스 도입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 출시에 나설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모델들에 대한 단종설은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대형 차종이 단종되는 경우에는 수입차나 그랜저, 제네시스 등의 선택지가 다양한데다, 고객들이 어느 정도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큰 영향은 없겠다"면서 "다만 소형차의 경우에는 판매량이 적더라도 엔트리카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대안을 제공해왔기에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아슬란의 경우 베스트셀러 모델들에 끼어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었지만 프라이드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완성차 메이커들은 수익 추구도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우선 소비자를 고려하는 자세와 책임감도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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