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열풍⑤] 방구석에서 ‘가즈아’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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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열풍⑤] 방구석에서 ‘가즈아’를 외치다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7.12.25 01:31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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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낯설었던 ‘가즈아’가 친숙해진 시간
롱패딩 남겼지만···지인들에게는 권유 못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시사오늘>이 코인판에 뛰어든지 어언 일주일,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pixabay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그리고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방에서 유행하는 말이 있다. 바로 ‘가즈아’다. 가즈아는 암호화폐 거래소, 이른바 비트코인 시장에서 대박을 기원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가즈아는 기자에게 매우 낯설기만 한 단어였다.

그랬던 기자가 코인판에 뛰어든 후 매일마다 가즈아를 외치기 시작한다. 또 차트의 반등을 기원하는 ‘영차 영차’라는 추임새도 입에 달기 시작한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한지 어언 일주일,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일차, 시작은 미진하게 하지만 끝도 미진하게

코인판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기자는 ‘업비트’를 통해 20만 원을 입금했다. 업비트는 빗썸, 코인마스터 등과 같이 국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지닌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이다.

20만 원을 들여 처음으로 산 암호화폐는 스텔라루멘(XLM)과 스팀(STEEM)이다. 두 종류 모두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를 일컫는 ‘알트코인(Alternative Coin)’의 일종으로, 기자는 해당 코인들에 각각 10만 원씩 투자했다. 당시 매수가는 스텔라루멘이 161원, 스팀이 1990원이다.

거래를 마치자마자 스텔라루멘과 스팀의 가격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몇 초 사이에 20만 원이었던 총 보유자산이 21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며, 돌연 19만 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업무를 서둘러 끝내야 하는 늦은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등락을 반복 중인 거래소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힘겹게 정신을 차리고 일상생활로 복귀한 기자는, 한발 앞서 코인판에 뛰어든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변동이 심한 만큼 보는 재미가 있다는 기자의 말에 지인은 쓴 웃음을 내뱉었다. 반면 스텔라루멘과 스팀을 샀다는 말에는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 장기 투자로는 나쁘지 않을 거란 말을 들었지만, 불안한 마음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통화가 끝날 즈음 지인은 이런 말을 했다. 라이트코인(LCT)과 그로스톨코인(GRS)이 괜찮아 보인다고. 애초 얇은 귀를 타고난 기자였기에, 5만 원을 더 입금한 후 두 코인 가운데 그로스톨코인을 매수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그로스톨코인의 매수가는 1280원, 매수금액은 4만9975원이다. 그러나 한나절이 지나지 않아 기자는 당시 라이트코인을 매수하지 않은 결정을 자책하게 된다.

-일일 합계: 스텔라루멘(9만9950원)+스팀(9만9950원)+그로스톨코인(4만9975원)=24만9875원

#2일차, 단타의 맛을 알아버리다

술에 취해 잠이 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새벽 1시쯤 눈이 떠졌다. 그리고 무엇인가에 홀린 듯 업비트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했다. 한나절 만에 비트코인에 중독된 것 같다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었지만, 이 같은 생각은 라이트코인의 가격을 확인하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새벽에 확인했던 라이트코인의 가격은 35만 원, 그리고 기자가 고민했을 당시의 가격은 25만 원이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라이트코인이 대략 40% 가량 상승했음을 인지하는 순간, 오던 잠은 날아가고 배는 아파오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유코인 현황을 확인했다. 야속하게도 기자가 구입한 스텔라루멘은 161원에서 169원으로 8원(4.96%) 정도만 상승해있었고 스팀과 그로스톨코인은 각각 1980원(-10원), 1270원(-2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었다. 손해를 보지 않았지만 기회비용을 감안할 때 만족할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순간이다.

우선 스텔라루멘(평가액 10만4864원)과 스팀(9만9398원)을 매도하기로 결정했다. 새벽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도 주문 버튼을 누르자마자 현금 20만4262원이 들어왔다. 코인판에 뛰어든 사람들은 잠도 없는 것 같다.

이후 스팀을 판매한 금액으로 퀀텀(QTUM)을 매수가 1만6320원, 매수금액 9만9277원에 사들였다. 또 스텔라루멘을 매도해 얻은 10만4864원으로는 위험도 및 수익성이 높은 BTC마켓에 투자했다. BTC마켓은 비트코인(BTC)만으로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과정에서 기자는 0.0055122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했고, 해당 비트코인을 통해 누비츠(NBT)의 매수 주문을 체결했다.

많고 많은 코인 중에 누비츠를 사게 된 데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지인이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들어갈 수 있는 비트코인 정보방, 일명 ‘유료방’에서 누비츠를 추천했다고 말해줬기 때문이다. 반신반의했던 기자지만 매수금액 0.0055122BTC(원화 약 10만5184원)를 지불한 채 누비츠 버스에 탑승했다.

아침이 왔다. 다행스럽게도 잠들기 전 구입한 퀀텀이 5.58%(910원) 오른 1만723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기분 좋게 출근 준비를 마치고 나니, 회사 선배에게서 라이트코인이 계속 오를 거 같다는 연락이 왔다. 앞서 말했듯이 얇은 귀를 타고 난 기자였기에 퀀텀을 정리하고 라이트코인을 매수평균가 34만3000원에 사들였다. 구매내역이 기록되는 몇 초 사이에 라이트코인의 가치가 소폭 상승했는지, 10만4707원이었던 현금은 10만4721원 수준의 보유자산(라이트코인)으로 변동돼있다.

오후에는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보냈다. 업무를 보는 중간에 업비트를 계속 확인했다는 것, 그리고 누비츠가 -3~-5% 정도의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초조해졌다는 것 이외에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총 보유자산이 34만 원으로 늘어나 있다. 의아한 마음에 거래 내역을 훑어보니 BTC시장을 통해 투자한 누비츠가 급등해 있다.

놀란 마음을 부여잡고 0.00994271BTC(18만9726원)에 누비츠를 매도했다. 이후 어안이 벙벙해 몇 분이고 누비츠의 차트를 지켜봤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누비츠의 폭락세가 시작된다. 장중 한때 수익률 80%를 웃돌았던 차트는 어느 순간 마이너스대로 변해있다. 그제서야 기자는 정신을 차리고 누군가에게 칭찬의 메시지를 전했다. 누비츠 정보를 알려준 지인이 아니라, 적절한 매수와 매도 시점을 선보인 과거의 나에게 말이다.

BTC시장에 대한 신뢰감이 생긴 걸까, 아니면 ‘단타’의 맛을 알아버린 걸까. 기자는 BTC시장에서 호재가 있을 거라 예상되는 종목들을 하나 둘씩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 투자 대상은 바로 엔엑스티(NXT)다. 사실 엔엑스티를 매수할 때만하더라도 BTC시장에 대한 신뢰가 조금 부족했다. 따라서 기자는 누비즈를 통해 번 0.00994271BTC(18만9726원) 가운데 0.00546000BTC(10만4187원)만 투자하기로 결정한다.

전날 라이트코인에 기가 빨린 기자였기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잠이 들었다. 하지만 자다가도 돈 냄새를 맡았나 보다. 11시경 이유 없이 깨어난 기자는 곧바로 업비트를 실행하고 코인들의 시세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오전에 투자한 라이트코인이 2만 원(5.83%) 오른 36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엔엑스티 역시 0.00610400BTC(11만6476원)까지 가치가 상승해 있었다.

하지만 누비츠를 통해 수익률 80%를 실현했던 기자이기에, 미련 없이 두 종목을 매도하기로 결정한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22만7437원 가량의 자산이 들어왔다. 새삼 느끼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은 잠도 없는 것 같다.

-일일 합계: 현금(11만5926원)+비트코인(20만2015원)+그로스톨코인(4만9975원)=36만7916원

#3일차, 좋지 않았던 오전과 나쁘지 않았던 오후

12시가 조금 지난 시각, 전날을 회상하던 중 불현듯 이런 생각을 했다. 어떤 종목에 넣어도 내가 고른 코인이라면 오르지 않을까라고. 그리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메메틱(MEME)과 아인스타이늄(EMC2) 그리고 에이다(ADA)에 ‘묻지마 투자’를 단행했다.

메메틱은 BTC시장에서만 매수할 수 있는 코인이었기에 0.00526379BTC(10만443원)어치를 사들였다. 또 아인스타이늄은 개당 1720원에 5만5453원 가량을 매수했다. 에이다의 경우 매수가가 150원, 매수금액이 5만5454원 정도였다. 워낙 작은 배포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었기에, 주문을 철회할까 잠시나마 고민도 했다.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이 컸었는지 그날만큼은 쿨하게 매수 주문을 체결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침이 왔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출근 준비에 앞서 업비트를 통해 거래현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앞서 투자한 세 종목 가운데 아인스타이늄이 170원(9.88%) 상승한 1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신감이 더욱 커지는 순간이다.

이와 달리 첫날 투자한 그리스톨코인은 30원(2.34%) 하락한 1250원을 기록 중이다. 이런 말이 있지 않나.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 탓이라고. 그리스톨코인을 추천했던 지인의 안목에 경의를 표하며 아인스타이늄과 그리스톨을 모두 매도하기로 결정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찰나의 순간이 지나자 10만9651원이 환전돼 있다.

출근을 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하기에 앞서 업비트를 실행했다. 그런데 낯선 풍경이 펼쳐진다. 모든 종목에 하락세를 의미하는 파란색 램프가 켜진 것이다. ‘대장 코인’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ETH) 등은 나쁘지 않은 수준에 가격 방어선을 구축했지만 내가 투자한 메메틱과 에이다는 그렇지 않다. 좋지 않은 출발이다.

친구들과의 카톡방은 불이 났다. 여기저기서 ‘한강 가즈아’라며 자책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그러던 중 한 녀석이 이런 말을 했다. 너희들이 오를 거라 확신한다면 저가가 된 코인을 줍는 게 어떻겠냐고. 그 말에 기자는 뉴이코노미무브먼트(XEM)를 매수가 587원, 매수금액 5만4826원에 사들였다.

오후가 되자 코인판이 안정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들기 전 매수한 메메틱과 에이다에도 상승세를 의미하는 빨간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불안했던 오전 장을 보았기 때문인지, 기자는 메메틱과 에이다의 매도 주문을 체결했다. 역시나 찰나의 시간이 흐르고 15만5897원이었던 투자금이 18만288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표정을 감추려 노력해보지만 살짝 올라간 광대까지는 감출 수가 없나 보다.

자신감이 붙었다. 또 내 손이 ‘미다스의 손(Midas touch)’처럼 보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온전히 차트만 보고 저점을 형성했다 판단되는 코인들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오랜 고민 끝에 선정된 코인은 페이션토리(PTOY)와 아인스타이늄(EMC2)이다. 페이션토리의 경우 BTC시장에서만 매수할 수 있는 종목이기에 0.00581032BTC(11만872원)만큼을 구입했다. 아인스타이늄은 개당 1790원에 5만4826원어치를 사들였다. 오늘도 잠을 자며 돈을 벌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생긴다.

-일일 합계: 현금(11만4083원)+비트코인(10만1458원)+페이션토리(11만872원)+뉴이코노미무브먼트(5만4826원)+아인스타이늄(5만4826원)=43만6065원

#4일차, 과도한 자신감은 화를 부르지

코인판에 이런 말이 있다. 비트코인의 상승은 알트코인의 하락을 유발하고, 비트코인의 하락은 알트코인의 상승을 유발한다고. 즉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은 서로 대체재인 탓에 시장 전체에 미치는 호재나 악재가 아닌 이상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지금까지의 투자내역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기자는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 중심으로 투자했다. 따라서 기자는 매일 밤, 잠들기에 앞서 비트코인의 하락을 기도해왔다. 하지만 기도의 효력도 어제까지였는지, 이날 오전 9시를 기점으로 갑작스레 비트코인이 급등하기 시작한다.

이날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1.96% 오른 2250만 원 선까지 상승했고, 그 결과 대다수의 알트코인에는 하락세를 의미하는 파란 불이 켜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업비트의 서버 역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이날 기자는 별다른 거래를 하지 못했다. 비트코인이 급등하기 전에 뉴이코노미무브먼트와 아인스타이늄을 정리해 1만 원 가량의 단기 이익을 봤다는 것, 하락한 것으로 판단되는 라이트코인을 23만6946원어치 사들인 것을 제외하고는. 아,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을 정리해 현금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소한 이득을 얻었지만 쉽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자신감을 가지고 매수했던 페이션토리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어제만 해도 +2~-5% 수준의 수익률을 선보였던 페이션토리지만 비트코인의 등쌀을 버텨내지 못했는지 한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장중 한때 페이션토리는 -20% 수준의 하락세를 기록함으로써 기자의 눈물을 자아냈다. 과도한 자신감이 결국 화를 부른 것이다.

친구들과의 채팅방에서도 불이 났다. 그리고 어제와 같이 ‘한강 가즈아’, ‘존버(장기 투자)’ 등의 말이 난무했다. 처음 겪어보는 대규모 손실이었기에 기자는 다시금 기도하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밖에 없었다. 총 보유자산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말이다.

-일일 합계: 현금(12만1200원)+라이트코인(23만6946원)+페이션토리(8만8698원)=44만6844원

#5일차, 부서진 멘탈에 정보방을 두드리다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전 6시에 눈이 떠졌다. 전날 크나큰 손실을 봤던 기자였기에, 간밤에 드린 기도의 효력을 한시라도 빨리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업비트를 살펴보니 기분이 오묘하다. 전날 매수한 라이트코인은 소폭 상승했지만, 울분을 자아냈던 페이션토리의 경우 여전히 -20%대의 하락세를 유지 중이었기 때문이다.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쉽게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코인판에 뛰어든 후 새삼 느꼈던 부분은 기자의 멘탈이 생각보다 유리 같다는 점이다. 25만 원이었던 원금을 꾸역꾸역 불려나갔음에도 불구하고, 한 종목이 하락함에 따라 점차 피폐해져 갔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기자는 높은 수익을 챙기지 못한다면 기사의 재미를 더하겠다는 취지에서 비트코인 정보공유방, 일병 ‘정보방’의 추천 종목을 그대로 투자하기로 결정한다.

우선 많고 많은 임의의 ‘정보방’ 가운데 한 곳에 들어갔다. 해당 방에서는 전문가라고 자칭하는 이들이 여러 코인에 대해 분석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정보방의 관리자가 추천 종목을 공지하기 시작했다. 그날의 추천 픽(PICK)은 BTC시장의 휴매닉(HMQ)과 KRW시장의 퀀텀, 네오(NEO)였다.

총알이 필요했기에 라이트코인을 매도하기로 결정했다. 또 BTC시장에 새로 진입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페이션토리도 손절했다. -20%대의 수익률이 조금 개선돼 -10%선에 정리할 수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업비트를 통해 총 36만1955원 수준의 보유자산이 들어왔다.

이후에는 휴매닉을 0.00486676BTC(9만2867원)어치 사들였다. 또 가지고 있던 현금을 퀀텀과 네오에 2대1의 비율로 투자했다. 막상 투자하고 나니 걱정이 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저질러 놓은 것을. 오늘도 그릇에 물을 떠놓고 기도할 수 밖에.

일일 합계: 퀀텀(25만9882원)+네오(12만9941원)+페이션토리(9만2867원)=48만2690원

#현재, 롱패딩을 남겼지만 건강을 잃다

▲ 25만 원으로 투자한 암호화폐가 어느새 67만 원 선까지 상승해 있다. ⓒ시사오늘

5일간의 투자는 기자를 초췌하게 만들었다. 코인판이 24시간 운영되는 탓에 자다가도 몇 번씩 일어나 코인 동향을 살펴야 했고, 제대로 된 휴식시간도 가지지 못한 채 하루를 마감해야 했다. 심지어 4일차에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지인들에게 ‘코인판도 증시처럼 마감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을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기자의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자는 매일 ‘가즈아’를 입에 달고 살 수 밖에 없었다. 다크서클이 늘어나는 만큼, 수익률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마지막 모험이라고 생각한 정보방 픽도 성공적으로 들어맞으면서 25만 원 수준이었던 원금은 현재 67만 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마지막 날에는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싶어 백화점에 들러 롱패딩을 구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암호화폐에 투자하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암호화폐를 매수한 뒤 몇 개월간 쳐다보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 건강을 잃어도 상관없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말이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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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네 2017-12-27 14:09:56
이런기사에 원래 댓글 안다는데
아니 ㅋㅋㅋ 너무 생생해서 내가 하고있는거같네
저도 왕초본데 유료 단톡방에서 정보받아서 112만원으로 204만원 만들었는데 거기서 멈췄어야했어요....돈맛에 눈이 돌아서 점점 매수하는 금액이 커지고 점점 분산투자보단 많이오를거같은곳에 올인하듯이 투자를 했더니 결국 -33만원의 손실을 맛봤네요 현재 남은건 파워렛져와 엔엑스틴데 호재만믿고 엔엑스티에 큰금액을 집어넣고 기다렸는데 돌아오는건 급폭락....지금도 못팔고 버티고 있는중인데 엔엑스티가 다시 살아날지는 아무도 장담을 못하는 실정입니다 ㅠㅠ

2017-12-25 09:44:09
재밌어요 ㅎㅎㅎㅎ생생한 체험기 잘 보고 갑니다

알코초보 2017-12-29 17:10:42
글 잘쓰셨네요

저는 빗썸 이엿고

첫날 30 벌고
다음날 70
다음날 40
마지막에 350

일주일만이 500 가까이 벌엇어요
똑같당 ㅋㅋ 제가 무슨 신의손이라도 된줄 알음

취미생활로 조금만 넣어놓고 처다도 안보는건 갠춘한듯

이제이 2017-12-30 13:21:42
기자님 글이 너무 재미있고 생생해서 크게 웃다갑니다. 소액 재미로만 해야 할거 같아요. 존버정신으로 버티기엔 생활에 너무 피해가 간다눈... 생생한 정보 감사해요!

트론가즈아 2017-12-31 08:41:54
너무 실감나게 잘쓰셨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