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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SK건설, 사라진 '최창원 DNA' 복구해야
<기자수첩>'책임경영' 이어 '안전경영'까지 무너진 조기행 리더십
2017년 12월 26일 16:04:27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SK건설이 2017년 연말 잇따른 대형 악재로 급속히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실적 악화, 뒷돈 의혹, 화재까지, 어느 기업이든 경영활동에 있어 각종 사건사고를 겪기 마련이지만 이 같은 겹악재는 드물다. 총체적인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럴 때 일수록 수장을 중심으로 유기적인 위기대응이 이뤄져야 문제해결을 도모할 수 있는데, 사령탑인 조기행 부회장의 리더십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SK건설의 핵심 가치인 '책임경영'과 '안전경영'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 지난 25일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주상복합빌딩 SK뷰 레이크타워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에 대해 SK건설은 조기행 부회장의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과 부상자 및 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 말씀을 전한다"며 사죄했다 ⓒ 뉴시스

2013년 9월 최창원 SK건설 전(前) 부회장은 "SK건설의 근본적인 조직 체질 개선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사회 의장과 부회장직에서 사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가 보유한 560억 원 가량의 주식도 회사에 증여했다.

당시 SK건설은 해외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영업적자로 약 300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최 전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한 셈이다.

이는 자신의 부친이자 SK그룹의 창업주인 故 최종건 회장에게 배운 책임경영의 실천이었고, SK건설에 최 전 부회장의 책임경영 DNA가 이식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SK건설은 실적 악화, 평택 미군기지공사 수주 비리 의혹에도 불구하고 조 부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책임경영이 퇴색했고, 성과주의라는 모그룹의 인사원칙에도 반하는 처사였다.

또한 지난 25일 발생한 경기 수원 영통구 광교신도시 SK뷰 레이크타워 오피스텔 공사현장 화재는 최 전 부회장이 오랜 시간 공들인 안전경영이 후퇴하는 결과를 낳았다.

최 전 부회장 체제 하의 SK건설은 국내외에서 철처한 안전관리로 이름을 떨쳤다. 대표적인 예가 '에스메랄다스 정유공장 현대화 공사현장 무재해 1000만 인시'다.

SK건설은 2009년부터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 정유공장에 고도화 설비·정제시설 보수공사를 시작했다. 해당 공장은 1977년 준공돼 노후화가 극심한 현장이었으나, SK건설은 구체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운영해 노동자 1000명이 매일 10시간씩 33개월 동안 안전사고 없이 공사를 진행하는 성과를 얻었다.

조 부회장 체제 하의 SK건설도 이 같은 안전경영을 지속하기 위해 2014년 7월 기업 핵심 가치로 'Safety'를 내세우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현장의 안전보건 방침은 오히려 후퇴했다.

실제로 SK건설의 '2016 CSR Report(2016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안전보건 방침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음을 엿볼 수 있다. '사고는 나서는 무조건 안 되며 막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가 행동원칙으로, '적극적 커뮤니케이션'과 '솔선수범', '일상으로의 체화' 등이 구체적인 행동지표로 제시됐다. 탁상공론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책임경영에 이어 안전경영까지 무너진 조기행 리더십, 그리고 연이은 대형 악재로 휘청거리는 SK건설, 최창원 전 부회장이 남긴 '최창원 DNA'를 떠올려야 할 때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IT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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