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회등원 결정…손학규 ‘제2의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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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국회등원 결정…손학규 ‘제2의 정세균’?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1.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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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박지원 “예산국회 복귀” VS 정동영-박주선 “복귀 거부해야”
검찰의 청목회 수사에 반발해 내년도 예산심의를 거부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부터 새해 예산안 심의에 복귀하기로 결정, 손 대표의 갈지(之)자 행보를 두고 민주당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2시 10분까지 3시간 넘게 의원총회를 열고 예산국회 일정 등 국회 정상화 방안을 두고 격론을 펼쳤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오후 의총을 열고 국회 예산결산심의와 상임위별 예산심의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 의총에서 손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예산국회에 복귀해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자는 투트랙안을, 정동영·박주선 최고위원 등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국정조사와 예산안 일정을 연계하는 원트랙안을 주장했다.

민주당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 의총에서 발언한 24명 가운데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투트랙안을 지지한 의원은 10명, 정 최고위원 등이 주장한 원트랙안 지지의원도 10명이었다. 나머지 4명은 기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 대표와 박 원내대표 등 투트랙을 지지하는 온건파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의총에서 한나라당이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전무한 상황에서 자칫 민생예산을 볼모로 발목잡기를 한다는 비판이 심화될 수있다며 의원들은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왼쪽부터 민주당 이낙연 사무총장, 박지원 원내대표, 손학규 대표.     © 뉴시스

손 대표는 당내 강경파 의원들을 의식한 듯 예산국회와 민간인 불법 사찰 등 쟁점별 사안에 대해 분리대응 방침을 정하며 오늘 저녁부터 서울광장 농성에 돌입했지만 손 대표의 갈지자 행보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당내 강강파들은 지난 17일 검찰의 청목회 수사와 관련, ‘이명박-이상득-박영준으로 이어지는 어둠의 삼각권력’이라고 비판하며 전면전을 선언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박지원 원내대표의 의견을 수용해 원내투쟁론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두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초 당내에선 손 대표의 전면적인 예산심의 거부에 대해 반대의견이 많았다”며 “근데도 밀고나가더니 이제는 얻어야 할 것도 못 얻은 채 국회등원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손 대표가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과 미디어법과 관련해 대여 투쟁을 천명한 뒤 금방 꼬리를 감췄던 정세균 당시 대표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도 흘러나오고 있어 당내 강경파들의 ‘손학규 흔들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정세균 최고위원도 당 대표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등 ‘5대 선결조건’을 내세우며 장외투쟁에 들어갔지만 이내 국회등원을 결정했고 미디업 관련 3법의 국회 통과 직후에도 장외투쟁에 들어가며 의원직 사퇴카드를 던졌지만 결국 사퇴하지 않았다.

과연 손 대표는 강한 리더십 부재 논란에 휩싸였던 정세균 최고위원의 전철을 밟게 될지, 아니면 미증유의 위기 속에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며 국면전환에 성공할지 국민들의 이목이 손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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