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금호타이어가 자구안 마련을 두고 노조와 갈등을 빚으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3년새 내리 적자를 기록하며 부도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노조의 전향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노조는 일방적 희생을 거부한다는 입장으로 맞서며 간극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파업과 함께 상경 투쟁에 나선다. 이는 사측이 제시한 30% 상당의 임금 삭감, 191명 정리해고·희망퇴직 등을 담은 자구안에 대한 반발로 "지금의 위기 원인은 경영진과 채권단에 있다, 노조에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조의 강경한 행보는 자칫 작은 것을 지키려다 전체를 잃는 과오로 번질 가능성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부터가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결정을 앞두고 전 임직원들의 자구 노력을 통한 신뢰 회복에 그 바탕을 두고 있지만, 고통 분담에 있어서는 나몰라라하는 노조의 태도가 채권단의 P-플랜 방식의 구조조정 추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노조의 자구안 거부가 이어지는 사이 회사 경영사정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7일에는 자금 사정 악화로 12월 임직원 급여를 지급할 수 없게 됐다는 공고까지 붙는 지경에 이른 것. 금호타이어는 유동성 악화로 신규 차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채권단에 당좌대월 활용을 요청하는 것 마저 어려워졌다.

더욱이 금호타이어는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132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최종 패소함에 따라 월 140억 원 규모였던 인건비 규모가 내년부터 200억 원으로 수직 상승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도 지난 3분기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630억 원 손실을 기록하는 등 공장을 가동해도 적자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노사간의 신속한 자구안 마련 필요성이 커지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당장 노조의 태도 전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노조는 회사의 유동성 위기로 벌어진 급여 지급 지연에 대해 고용노동청에 체불임금 고소 진정 접수를 하겠다는 입장마저 펴고 있어, 고통 분담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급선무인 경영정상화 논의보다는 정부와 채권단을 압박해 자신들의 이익만을 지키려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 경제계는 구조조조돌입으로 인한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노사가 협력하고 고통분담에 적극 나서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채권단에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역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어떠한 결정을 하던간에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분명한 것은 회사 경영정상화을 위해서는 양보와 합의가 뒷받침돼야 한다. 오로지 금호타이어 노사의 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측도 지금의 위기에 대해 공감하고 노조의 협조를 당부한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 채권단이 회사의 상환능력 부족에 따른 1조3000억 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을 1개월 연장해주기는 했지만 적자가 심화돼 워크아웃 당시보다 더 큰 위기에 빠졌다"며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 구성원의 자구 노력 동참을 통해 경영 정상화의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대한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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