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선정 2017년 정치인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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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선정 2017년 정치인 시상식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12.31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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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어느덧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17년의 마지막 날을 맞았다. 12월 31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행사는 역시 시상식 아닐까. 그래서 준비했다. <시사오늘>이 뽑은 올해의 정치인 시상식! 방송사 전통대로, 부문은 연기대상, 연예대상, 가요대상으로 나눴다. 수상한 정치인들께서는 부디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사랑받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해주시기를. 

▲ 영원한 사랑은 없다지만, 그래도 겨우 두 달 만에 등을 돌렸다는 것은 ‘뽀뽀’가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연기였다는 뜻 아니겠는가 ⓒ 뉴시스

2017 정치권 연기대상 – 유승민, 김무성

첫 시상부터 공동수상이라 죄송한 마음 감출 길이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뽀뽀’도 두 사람이 입술을 맞대야 가능한 일인 것을. 2017년 정치권 연기대상은 ‘노룩 뽀뽀’의 두 주인공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수상하게 됐다.

각각 ‘자강론’와 ‘보수통합론’을 주장하며 갈등을 빚었던 유 대표와 김 의원은 9월 1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 모여 화합의 의미로 충격적인 ‘입맞춤’을 선보였다. 심지어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바른정당, 영원히 함께!”라는 건배사까지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여가 지난 11월 초, 김 의원을 필두로 한 의원 9명은 바른정당 문을 박차고 나가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지만, 그래도 겨우 두 달 만에 등을 돌렸다는 것은 ‘뽀뽀’가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연기였다는 뜻 아니겠는가! 

▲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과 비(非)호남계 의원들의 감정싸움은 초등학생 저리가라 수준이었다 ⓒ 뉴시스

2017 정치권 연예대상 – 국민의당

정말 죄송하다. 이번에는 공동수상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집단수상이다. 그래도 연예대상 수상자만큼은 모두 인정하시리라 믿는다. “2017년에 국민들에게 가장 ‘큰 웃음 빅 재미’ 준 정당, 바로 국민의당 아니겠습니꽈!”

5월 9일 대선이 끝난 후, 국민의당은 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대선 직후에는 동교동계 원로들이 나서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연대 논의에 불을 붙이더니, 8·27 전당대회를 통해 재등판한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호남계 의원들과 비(非)호남계 의원들의 감정싸움은 초등학생 저리가라 수준…. 잠깐 싸움 구경을 좀 해 보자.

“하는 꼴이 초딩 수준이라는 비난을 자초할 것이다.” (유성엽 의원)
“안철수 대표가 거짓말을 잘 한다. 의사보다는 연예계로 나갔으면 아주 잘 했을 것 같다.” (박지원 의원)
“모든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가 없다.” (안철수 대표)

그만 보자…. 아무튼 이쯤 되면 연예대상 수상자로 국민의당이 선정되는 데 불만을 품는 사람은 없지 않을지. 

▲ 한 치의 양보 없이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를 외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류여해 전 최고위원에게 2017 정치권 가요대상을 안겨드린다 ⓒ 뉴시스

2017 정치권 가요대상 – 홍준표, 류여해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수상이다. 그만큼 2017년 정치권에는 뛰어난 인재가 많았다는 뜻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올해 정치권 가요대상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수상하게 됐다. 이들에게 음악적 재능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가 없지만, 올해 최고 히트곡 ‘나야 나’를 끊임없이 외친 인물들이기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하늘이 정해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설거지)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슬금슬금 기어나와 박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나 보려고….”

화려한 막말 퍼레이드에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홍준표’가 되나 싶었는데, “그 상, 내가 갖겠소”를 외치며 화려하게 등장한 인물이 있었으니….

“저 좌빨들이 난리치는 걸 보니까, 저는 절대 용서 못 하겠다.”
“법질서가 무너진다. 반법치주의 대통령. 헌재소장도 그러하더니. 제왕적 대통령을 피하자고 그렇게 이야기하더니 울트라초특급 제왕이다.”
“포항 지진은 문재인 정부에 하늘이 주는 준엄한 경고다.”
“류 최고위원 몰아내는 자한당이 공산당이냐.”

방송사가 그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공동수상을 고수하는 이유는 정말 우열을 가릴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를 외친 홍 대표와 류 전 최고위원에게 2017 정치권 가요대상을 안겨드린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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