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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과 실제 1987, 어떻게 다른가?
“최환役, 부검 담당 안상수·주임 검사 신창언 합친 것”
“기자들, 검사로부터 정보 얻은 것 아냐”
“故윤상삼 기자, 〈동아일보〉 기자들 모습”
“공안 경찰이 언론사 중앙일보社 부수진 않아”
2018년 01월 07일 (일)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이 기사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실제 1987년과 영화 속 1987년은 어떻게 다를까. <시사오늘>은 신 교수의 증언을 토대로 영화<1987> 속 내용과 실제 1987년의 상황을 비교분석해 봤다. 사진은 영화 <1987>속 실제 인물이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당시 <중앙일보>의 신성호 기자(現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지난 5일, 영화 <1987>속 실제 인물이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당시 <중앙일보> 신성호 기자(現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묻자 신 교수는 “영화를 시사회 때 한 번, 우연한 기회로 동료 교수들과 한 번, 그렇게 총 두 번 보게 됐다. 두 번째 볼 때는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져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는 이어 “영화 자체로 보면 그 당시 사회 분위기를 정말 잘 담았다. 1987년을 모르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잘 전달될 수 있는 영화”라고 칭찬하며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영화 전개 상 어쩔 수 없이 과장된 부분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제 1987년과 영화 속 1987년은 어떻게 다를까. <시사오늘>은 신 교수의 증언을 토대로 영화 <1987> 속 내용과 실제 1987년의 상황을 비교분석해 봤다.

   
▲ 하정우 씨가 연기한 최 검사의 역할은 당시 안상수(現 창원시장)검사와 서울지검 형사 2부장이었던 신창언 검사의 모습이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 검사는 실제로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등등 검찰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뉴시스

# SCENE 1. 박종철 군 부검을 둘러싼 검찰 상황

대공수사처는 박종철 군의 시신을 바로 화장시켜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부검을 생략하라고 검찰을 압박했지만, 공안부 부장검사 최환(하정우役)은 이에 굴하지 않고 박처원 치안감(김윤석役)에 맞서 부검을 진행한다.

신 교수는 “최환 부장검사가 그날 퇴근 무렵 수사관들에게 사인을 해주지 않아서 모든 것이 시작될 수 있었던 것은 맞다”고 회고했다.

“그 덕분에 15일 낮, 제가 이 사건을 세상에 터뜨릴 수 있었다. 다만 하정우 씨가 연기한 최 검사의 역할은 여러 명의 검사들이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 부검 전까지는 최환 부장의 역할이 컸고, 부검을 지휘한 검사는 안상수(現 창원시장)검사였으며, 부검 이후부터는 서울지검 형사 2부장이었던 신창언 검사의 역할이 컸다. 사실상 신 검사가 사건의 주임 검사다.”

주임 검사였던 신 검사는 이후 1994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했으며, 2000년 공직을 마치고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또 최환 검사가 영화 중간에 사표 내고 변호사를 개업한 것으로 나왔는데, 최 검사는 그 이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등 검찰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리고 영화에서 술을 계속 마시는 ‘터프가이’처럼 나오는데, 실제론 술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 분이다. 하하.”

# SCENE 2. “쥐약 좀 넣자”… 주차장에 던져준 자료 박스

하정우가 연기한 최환 검사는 박종철 군의 부검 문제로 상관에게 깨진 후, 목욕탕 안에서 후배 검사인 대검찰청 소속의 이모 검사를 만나 “쥐약 좀 넣어야겠다”고 말한다. 여기서 ‘쥐약’이란 “언론에 흘려 수사 압박을 주자”는 뜻의 은어다.

“최 검사가 이모 검사를 목욕탕에서 만나서 ‘쥐약 좀 넣어’라며 언론에 흘리라고 하는 것처럼 나왔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당시 기자들이 어렵게 발로 뛰어서 ‘팩트파인딩’ 한 것이다. 검사가 던져준 정보를 쉽게 얻은 것은 절대 아니다.”

검찰이 기자에게 ‘일부러’ 정보를 흘려서 돕는 모습은 영화에 또 등장한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겠다며 <동아일보> 故윤상삼 기자(이희준役)가 검찰청을 찾아가자, 사표를 낸 최 검사가 주차장에 자료 박스를 두고 “받아쓰기 잘 하라”며 떠나는 장면이다.

“이 역시도 영화적 표현이겠지만, 윤 기자가 최 검사를 만나 수사와 관련된 자료를 얻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당시 기자들이 팩트를 얻어내려고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데. 다들 고생 많이 했다.”

   
▲ 영화에 나오는 윤상삼 기자의 모습은, 당시 〈동아일보〉의 황호택, 황열헌 기자 등 여러 명의 모습이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 SCENE 3. 윤상삼 기자와 자동차 추격신

배우 이희준 씨가 연기한 ‘열혈기자’ 故윤상삼 기자는, 사실 여러 명의 <동아일보> 기자들이 합쳐진 모습이다. 극중 윤 기자는 경찰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박종철 군의 형과 아버지가 유골을 뿌리러 강에 가는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애쓴다.

“영화에 나오는 윤상삼 기자의 모습은, 혼자 다 한 것이라기 보단 당시 <동아일보> 기자 여러 명의 피나는 노력들이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동아일보 법조기자였던 황호택 기자와 황열헌 기자 등이 사건 취재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영화에서 박종철 군의 형과 아버지가 유골을 뿌리러 강에 가는 장면이 있다. 거기에 갈 때 경찰들이 기자들 차로 따돌리고 못 오게 밀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그런 일은 없었다. 당시에 취재를 갔던 동아일보 황열헌 기자는 '창'이라는 칼럼을 썼다. 이 칼럼에 ‘종철아 잘 가그래이, 이 아버지는 할 말이 없대이…’ 하는 영화 속 장면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신 교수의 설명을 들으니 또 다른 궁금증도 피어올랐다. 그렇다면 <중앙일보>의 최초 보도 이후 분노한 공안 경찰들이 편집국을 다 때려 부순 것도 사실이 아닐까?

“그런 일은 없었다. 마찬가지로 영화적 긴장감을 위한 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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