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흔들리고, 반도체 치이고…삼성전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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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흔들리고, 반도체 치이고…삼성전자 '어쩌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1.08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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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도덕적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던 삼성전자가 올해에는 실질적인 위기에 봉착한 모양새다. 대표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의 위상이 흔들리는 데다, 잘나가던 반도체도 불투명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16년 20.8%(3억 대), 2017년 20.5%(3억1900만 대)를 기록했으며, 2018년에는 19.2%(3만1500만 대)로 '20%의 벽'이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이 같은 전망이 현실로 이뤄진다면, 올해는 삼성전자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를 못 넘기는 해가 된다.

업계에서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기술 상향평준화로 프리미엄만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또한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에 이어 갤럭시S8·노트8 시리즈에서 완전 소모(0%) 배터리가 재충전이 되지 않는 벽돌현상이 나타나는 등 하자 문제가 연이어 발생한 점도 부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 회복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13년 5894만 대, 2014년 5280만 대에 이르렀던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태가 있었던 2016년 2243만 대로 추락했다.

사태 초기에 중국 시장만 리콜을 거부하고, 보상에 있어 다른 나라와 차별을 두면서 중국 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게 컸다. 실제로 중국 온라인 언론매체 <진러터우탸오(今日头条)>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삼성 스마트폰 이용자 중 25%가 애플의 아이폰으로 기기변경을 했다.

▲ 2018년은 삼성전자에게 위기의 해일까, 아니면 또 다른 기회의 해일까 ⓒ 삼성전자 CI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반도체 사업부문도 경영환경 불투명성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특허 침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인 데에 이어,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삼성전자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낮추라고 압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삼성전자가 가격 인하에 협조하지 않으면 가격 담합 등 반독점규제 관련 조사를 단행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이 중국 시장에서 창출됨을 감안하면 심각한 위기로 직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같은 부분은 삼성전자 역시 인지하고 있는 눈치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새로운 마음가짐과 재정비된 조직을 바탕으로 질적인 도약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8일 증권가 컨센서스를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는 2017년 4분기 매출 66조 원, 영업이익 15조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연간 영업이익도 역대 최초 50조 원 돌파가 목전이다.

문제는 2018년이다. JP모간은 올해 하반기 메모리 가격 하락 충격으로 메모리 업체 실적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를 추천주에서 제외했다. 모건스탠리도 비슷한 이유로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메모리 가격지표 모멘텀 둔화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여력에 제한요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출시를 예고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X(가칭)가 오히려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태, 갤럭시S8·노트8 벽돌현상에 이어 또 다른 하자 논란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IT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삼성전자 IM(모바일사업)부문 입장에서는 올해 폴더블폰 출시로 반등을 꾀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획기적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해외 소비자는 물론, 국내 소비자 역시 더는 삼성전자에 관대하지 않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눕기 전에 세운 반도체 포트폴리오로 잘 버틴 것 같다. 올해에는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총수 부재를 삼성전자가 어떤 식으로 극복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며 "당장 급격한 위기에 처하진 않을 것 같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삼성 오너가를 배제한 지배구조 개편도 이제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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