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서울시장 출마 ‘성큼’, 변수는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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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서울시장 출마 ‘성큼’, 변수는 홍준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1.15 17: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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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불출마 후 김용태 급부상…홍준표 견제론 돌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김용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김용태 의원이 가장 좋은 카드다. 당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홍준표 대표가 김 의원 출마를 마뜩찮아 한다는 말이 있다.”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이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필승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4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당이 ‘김용태 카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파이터 기질’이 있는 김 의원 역시 출마를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가 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막아서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당대표 취임 이후 ‘대권 재수’ 행보에 박차를 가하던 홍 대표가 김 의원을 차기 대권 경쟁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논리다.

김용태, 서울시장 향해 ‘성큼성큼’

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당초 한국당은 홍정욱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 영입 대상자로 올려놓고 있었다. 하지만 홍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내부 차출론’이 일어나자, 험지(險地)인 서울 양천구을에서 3선을 달성한 김 의원이 자연스럽게 부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에서 초·중·고교를 나오고,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의원은 한국당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카드 중 하나다.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지닌 데다, 1988년 신설된 이후 줄곧 現 여권(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던 서울 양천구을에서 3선을 했을 만큼 득표력도 검증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대전 출신으로 ‘충청 표심’에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16년 5월에는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가 친박(親朴)의 반발에 부딪혀 3일 만에 사퇴한 ‘스토리’도 지녔다. 바른정당 창당 멤버였다가 지난 11월 김무성 의원과 함께 한국당으로 복당하며 스타일을 구겼지만, 비교적 진보 성향이 강한 서울에서 김 의원만큼 전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보수 후보도 흔치 않다는 평가다.

개인 성향상 서울시장 출마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김 의원은 정치권의 대표적인 ‘행동파’로 꼽힌다. 제18대 총선에 출마할 당시 ‘조금 더 경험을 쌓으라’는 주변의 조언을 물리치고 과감히 도전장을 던져 국회 입성을 이뤄냈으며, 2016년에도 ‘너무 젊다’는 우려를 뒤로 하고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 의원은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 새누리당을 제일 먼저 떠난 ‘1호 탈당자’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직후 한국당 복당을 밀어붙였던 장본인이었다. 2016년 혁신위원장 사퇴 기자회견 당시 자신을 말리는 동료 의원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국회로 들어서는 모습은 그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 장면이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15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는 김 의원에 대해 “지역구에서 워낙 평판이 좋고, 당내에서도 의원들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인물난(人物難)에 빠진 우리 당에서 자랑할 수 있는 좋은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단이 있는 스타일이라, 당에서 요청하면 굳이 (서울시장 출마를) 피할 것 같지는 않다”고도 했다. 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가 무르익는 분위기다. 

▲ 그러나 홍준표 대표가 김용태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마뜩찮아 한다는 소문이 돈다 ⓒ 뉴시스

김용태 막아서는 홍준표?

흥미로운 부분은 홍 대표가 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떠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6·13 지방선거를 차기 대권 행보의 디딤돌로 여기고 있으며, 이런 의도를 간파한 홍 대표가 김 의원을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홍 대표 측은 김 의원의 ‘잠재력’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될 경우 일약 대선후보급 ‘스타 정치인’으로 급부상할 수 있고, 패퇴(敗退)하더라도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홍 대표를 위협할 만한 거물(巨物)로 성장할 수 있는 까닭이다.

김 의원의 성장은 사당화(私黨化)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려던 홍 대표에게 좋지 않은 소식일 수밖에 없다. 특히 김 의원은 홍 대표와는 정반대의 젊고 개혁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으며, ‘충청 대망론’을 실현할 수 있는 후보이기도 하다. ‘텃밭’ 영남에 조금씩 균열이 나고 있는 지금,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김 의원의 등장은 홍 대표에게 ‘잠재적 위협’ 이상으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더욱이 홍 대표가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자리에 지원하며 ‘보신(保身)’ 논란을 낳은 것과 달리, 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는 그 자체로 ‘당(黨)을 위한 희생’으로 간주될 여지가 있다. 앞선 관계자는 “홍 대표가 왜 굳이 그런(대구로 내려가는)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 당내에서도 대권 후보가 할 선택은 아니었다는 불만이 많다”며 “지방선거에서 선당후사(先黨後私)하는 사람이 나오면, (홍 대표 위주로 흘러가던)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홍 대표 측은 이런 시나리오에 대해 ‘일고(一考)의 가치도 없는 소설’이라는 반응이다. 15일 <시사오늘>과 만난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 당대표직을 걸었는데 그런 계산이나 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지금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우리 당이 서울시장을 내면 오히려 당대표인 홍 대표가 훨씬 ‘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런 논리라면 홍정욱 전 의원을 영입하려고 했던 것이 말이 안 되지 않느냐. 홍 전 의원만큼 이미지 좋고 파괴력 있는 사람이 또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홍 대표가 김 의원을 견제하고 있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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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 2018-01-16 11:42:19
내동네 양천구에서 서울시장이 나온다면?
일단 화이팅입니다~^^